금융사 CEO 책임 묻겠다더니…보안 제재 강화법 1년째 국회 계류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11.06 15:46  수정 2026.11.0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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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3% 과징금·CEO 책임 강화 등

면책 조항 담은 전금법 개정안도 제자리

정무위, 9일 예산 논의 후 법안소위 일정 협의

박상혁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와 서일준 야당 간사가 지난 10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금융권에서 해킹 사고가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최고경영자(CEO)까지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정작 금융회사의 보안 책임과 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법안은 1년 가까이 국회에 묶여 있다.


지난해 롯데카드 정보유출 사고를 계기로 과징금을 대폭 높이고 CEO의 보안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이후에도 금융권 해킹 사고가 반복되는 동안 입법은 제자리걸음이다.


6일 국회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28일 대표발의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11개월이 넘도록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은 올해 3월 31일 정무위 전체회의를 거쳐 법안심사소위원회로 넘겨졌지만, 아직 본격적인 심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개정안에는 금융회사 CEO가 고객의 금융정보와 자산을 안전하게 지킬 최종 책임자라는 점을 법으로 명시한 것이 핵심이다.


금융회사의 보안관리 소홀로 고객정보가 유출될 경우 부과할 수 있는 과징금도 크게 높였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은 금융거래정보를 부당하게 제공하거나 누설하는 등의 행위에 최대 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해킹으로 금융거래정보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된 경우까지 과징금 부과 대상을 넓히고, 상한도 전체 매출액의 3%로 높이도록 했다.


보안 취약점을 고치라는 금융당국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금융회사에는 최대 50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가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지난 4월 23일 김용만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역시 국회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 역시 정보유출 등에 대한 과징금을 매출액의 3% 이하로 높이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금융회사가 내부 보안관리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보안조치를 이행하도록 의무화하고, 금융위가 정한 조치를 모두 지켰다면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도록 한 점에서 차이가 있다.


두 법안 모두 금융회사에 보안 책임을 강화한다는 취지는 같지만, 유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CEO의 책임과 처벌 강화에, 김 의원의 개정안은 구체적인 보안조치 의무와 이를 지켰을 때의 면책에 무게를 뒀다.


금융사 보안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잠든 사이 금융권에서는 침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금융회사 37곳에서 총 40건의 침해사고가 보고됐다. 정보유출 규모는 약 47만3000건, 자금탈취 피해는 약 10억원에 달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날(5일) 전 금융권 보안체계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보안상의 위험을 알고도 방치하거나 기본적인 관리조차 소홀히 하고, 형식적인 점검과 안이한 대응으로 사고를 초래하거나 피해를 키우는 행태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중대한 관리 부실이나 대응 소홀에 대해서는 CEO를 포함한 경영진의 책임까지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묻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이번 대책에서도 보안 취약점을 장기간 방치한 금융회사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제재수단을 도입하기 위한 법안이 언제 국회 문턱을 넘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무위 간사실 관계자는 "오는 9일 전체회의는 예산 관련 일정"이라며 "법안소위 일정이나 안건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어 법안 통과 가능성이나 시점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는 9일 예산안 논의 이후 법안소위 일정 조율에 나설 전망이다.


또 다른 정무위 간사실 관계자는 "예산 논의가 끝난 이후 법안소위 일정을 협의하기로 했다"며 "다음 주 중 소위 안건과 날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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