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
반도체 수요 둔화 땐 법인세수 영향
미래대응기금 162.3조원 조성 추진
반도체 업황 따라 재원 여력 변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민주당의 양원 장악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규제 우려가 커졌다.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날 세수를 재원으로 삼는 미래대응기금에도 중장기 변수가 생겼다.
5일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은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다수당을 확보했다. 내년 1월 새 의회가 출범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AI 산업정책에 대한 감독이 강화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9일 미국 상원 민주당 관계자가 데이터센터 과세와 AI 산업에 대한 조사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전력과 용수 사용, 지역 전기요금 부담, 세제 혜택 등이 쟁점이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주민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이 지역 여론을 반영해 건설 인허가나 입지 기준을 강화하면 신규 사업의 착공이 늦어질 수 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면 해당 지역 상·하원 의원들은 주민 의사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며 “반대가 적은 지역을 물색하다 보면 사업 추진에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AI 투자 속도가 반도체 수요를 좌우하는 변수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되거나 기업들이 설비투자 계획을 조정하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수요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 이는 수출과 기업 이익을 거쳐 세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세수입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추가경정예산보다 168조9000억원 많다. 법인세는 115조4000억원 늘어난 216조7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 확대를 법인세 증가의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반도체 기업의 특별성과급 확대를 반영한 소득세 전망치도 180조원에 달한다.
이러한 세입 전망은 정부가 2027년 신설을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과도 맞닿아 있다. 기획예산처는 최근 10년간 내국세 증가 추세를 웃도는 추가세수를 활용해 162조3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 가운데 45조4000억원은 청년·성장동력·지방·인재 등 미래 분야에 투입한다. 12조5000억원은 국채 신규 발행을 줄이는 데 활용하고, 104조4000억원은 여유자금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문제는 기금 재원으로 활용할 추가세수가 반도체 호황 등 경기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AI 투자 둔화가 반도체 기업의 이익 감소로 이어지면 향후 기금에 활용할 세수 여력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세입 증가세가 계속 유지될지는 별도 문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30일 추세를 웃도는 추가세수가 2027년 167조8000억원에서 2028년 71조7000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2027년 전체 국세수입은 정부안보다 9조3000억원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 법인세수는 상당 부분 올해 기업 실적을 토대로 한다. 미국의 AI 투자 둔화가 현실화하더라도 세수 영향은 2028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강 교수는 “AI 패권 경쟁은 초당적인 사안으로 봐야 한다”며 “데이터센터와 발전설비는 중요하지만 사업 추진 속도는 조절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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