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올랐지만 경영권 '글쎄'… 업계선 '비전문 자본' 경계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정진주 기자

입력 2026.11.05 11:36  수정 2026.11.0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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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내달 블록딜로 최대주주 탈환 예약… 델타항공 등 우호지분도 46% 넘어

통합 대한항공 출범 앞두고 건설 자본 개입 우려… "안전·방산, 단기간에 못 갖춰"

ⓒ대한항공

호반그룹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20.69%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한진칼은 4일 정규장 마감 후 공시에서 호반그룹 계열사인 호반산업이 최근 한진칼 주식 35만9379주(0.54%포인트)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호반건설(11.50%), 호반호텔앤리조트(8.34%), 호반산업(0.71%), 주식회사 호반(0.15%) 등 호반그룹 4개 계열사의 합산 지분율은 기존 20.15%에서 20.69%(1381만4053주)로 늘어났다.


이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 18명이 보유한 지분율 20.58%(1373만8919주)를 0.11%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앞서 호반 측은 지분을 더 확보해 최대주주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고 지난 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바 있다. 공정거래법은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이 다른 상장회사 지분을 15% 이상 가진 상태에서 추가로 사들여 처음 최다출자자가 되면 기업결합을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 구도는 오래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조 회장이 다음 달 한진칼 주식 32만5000주(0.49%)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사들이기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매수가 끝나면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율은 21.07%로 높아진다.


호반이 지분을 더 사지 않으면 조 회장 측이 최대주주 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 여기에 우호 주주로 분류되는 미국 델타항공(14.90%)과 산업은행(10.58%) 지분을 더하면 조 회장 측 지분은 46%를 넘는다. 호반이 최대주주에 올랐어도 당장 경영권을 가져오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호반과 조원태 회장 측 한진칼 지분구도ⓒ데일리안

이윤철 산업정책연구원 부이사장은 "지금은 경영권이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호반이든 조원태 회장 쪽이든 지분을 조금 더 높인다고 경영권이 보장되는 게 아니라 결국 델타와 산업은행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델타는 조 회장과 오랫동안 제휴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우호 지분이고 산업은행은 기존 경영진이 잘하고 있는데 굳이 다른 쪽 손을 들어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산업은행은 "항공 산업 구조 개편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매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2020년 한진칼에 5000억원을 출자해 지분 10.58%를 확보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산은 지분의 향방이 경영권 구도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12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과 내년 3월 저비용항공사(LCC) 3사 재편이 마무리되면 산은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지분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향후 주주 구도가 바뀔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호반의 지분 확대가 경영 참여로 이어질 경우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앞둔 시점에 항공업 경험이 없는 건설업 기반 기업이 개입하면 경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 관리, 특수 직군이 얽힌 노사 관계 조율, 안전 운항 시스템 구축은 단기간에 자본력만으로 갖출 수 없다고 본다. 군용기 창정비와 무인기 개발 같은 방위산업도 마찬가지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산업의 노하우는 수십 년간 축적된 시스템과 안전 문화가 핵심인 만큼 정말 오랜 기간 쌓아야 하는 부분"이라며 "지분만 가지고 기업의 경영권을 획득하는 경우에는 항공산업 전체에 상당한 리스크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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