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 확대? 직접 지원?…일단 ‘단순화’부터 [세금의 역설②]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11.06 06:00  수정 2026.11.0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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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지출에서 재정지출로…李정부 세제 지원 방식 전환

환급형 공제·현금지원 확대, 저소득층 사각지대 줄일까

공제 통합·자동 적용 확대…납세 편의와 재정 효율성 과제

지나치게 다양한 세액공제 제도가 납세자 간 정보 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클립아트코리아

세액공제 중심의 세제 지원이 저소득층에게 충분한 혜택을 제공하지 못하고, 복잡한 제도가 납세자 간 정보 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원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조세지출보다 재정지출을 우선한다’는 원칙을 제시한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정부는 혼인·출산 세액공제 등 17개 조세지출, 1조9000억원 규모를 재정지원으로 전환해 더 많은 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액공제와 직접지원(재정지원)의 가장 큰 차이는 지원이 전달되는 방식이다. 세액공제는 납세자가 부담해야 할 세금을 줄여주는 반면, 직접지원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대상에게 현금이나 서비스, 보조금 등을 제공한다.


세액공제는 특정 지출을 장려하거나 세 부담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반대로 공제받을 세금이 적은 납세자에게는 지원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직접지원은 세금 부담이 적거나 없는 사람에게도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가 저소득층의 생활 안정이나 출산·양육 부담 완화를 정책 목표로 설정했다면, 세액공제와 직접지원 가운데 어느 방식이 실제 수혜자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는지 비교해야 한다. 같은 재정 규모를 투입하더라도 지원 방식에 따라 혜택을 받는 인원과 계층별 지원액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급형 공제 확대와 세제 단순화가 과제


직접지원 전환과 함께 검토할 수 있는 대안은 환급형 세액공제 확대다. 환급형 세액공제는 납부할 세금이 적더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공제액을 환급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는 방식이다. 세액공제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저소득층의 지원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환급형 공제 역시 제도 설계가 복잡해지면 납세자가 혜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 소득과 재산 기준, 지원 대상, 신청 절차 등을 지나치게 세분화하면 제도 취지와 달리 행정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유사한 목적의 공제 제도를 통합하거나 단순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공제 항목을 늘리는 것보다 정책 목적에 맞는 지원 수단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납세자가 별도의 복잡한 절차 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자동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기업 공제도 마찬가지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 2023년 개최한 재정운용 심포지엄에서 세액공제 단순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같은 목적의 여러 제도가 동시에 운영되면 효율성이 떨어지고 복잡성이 커지면서 실제 활용성은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조세와 재정이라는 지원방식 내 중복 문제로 제도는 복잡해지고 기업 활용성은 떨어진다”며 “최근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가속상각제도,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 등 여러 투자세액공제를 통합한 ‘통합투자세액공제’와 같은 방향으로의 변화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세제 지원의 기준, 공제 규모에서 국민 체감으로


조세지출의 재정지원 전환도 실제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 재정지원으로 바뀐 이후 수혜 대상이 얼마나 확대됐는지, 저소득층의 실질적인 소득 증가로 이어졌는지, 기존 세액공제보다 행정 비용이 줄었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세액공제는 국민의 세 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정책 수단이다. 하지만 공제 항목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세제 지원이 충분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제도가 복잡해질수록 납세자가 자신에게 적용되는 혜택을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지원이 필요한 계층이 오히려 소외될 수 있다.


정부가 내놓은 올해 세제 개편안은 세제 당국 스스로 ‘세부 규정이 다소 복잡하다’고 말할만큼 난해하다.


한국세무사회는 올해 세제 개편안에 대해 “이번 개편안은 종부세율, 공정시장가액비율(FMV),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등 핵심 세제가 한 번에 시행되지 않고 2027년과 2028년에 걸쳐 해마다 단계적으로 적용되는 구조”라며 “일반 국민은 물론 조세 전문가조차 이를 준수해 납세하는 데 있어 과소신고나 오류 등 리스크와 납세협력비용이 폭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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