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한전 사장 "전기요금 현실화 필요…전력망 확충 재원 마련해야"

임은석 기자 (fedor01@dailian.co.kr)

입력 2026.11.05 11:00  수정 2026.11.0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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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적자 34조원…사채·외부 차입 통한 전력망 투자 지속 불가능"

"호남 반도체 전력공급 2028년 말 목표"

"직류망·AI 가상 전력망으로 계통 효율 제고"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4일 광주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기자단 현장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한전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국가 전력망 확충을 위해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누적 적자 해소와 대규모 전력망 투자 수요가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에서 사채 발행이나 외부 차입에 의존하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김 사장은 전력 판매 수입을 통해 한전 본연의 역할인 안정적 전력 공급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정부와 전기요금 현실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4일 광주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기자단 현장간담회에서 "최소한의 전기요금 현실화는 정부와 논의해 어떻게든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전의 재무 상황과 관련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동안 자구 노력으로 15조원을 절감했고 올해도 목표인 2조2000억원을 넘어 약 2조5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발생한 누적 적자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 사장은 "전쟁 직전과 직후 누적 적자가 40조원대였고 지금은 34조원"이라며 "전쟁 당시 유럽 각국은 연료비 인상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했지만 우리나라는 요금을 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도 적자분을 해소하지 못했다"며 "전력망 확충을 사채 발행이나 외부 차입을 통해 하는 것은 한전 본연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서는 산업용 요금을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사장은 "산업용은 여러 차례 인상하면서 누적 적자분이 거의 해소된 상태로 알고 있다"며 "그런 것들까지 감안한다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전은 3대 메가프로젝트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전력망 확충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김 사장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과 관련해 "기후부와 광주광역시, 장성군, 광산구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가 구성돼 있다"며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경과지가 확정되면 내년 초 착공해 2028년 말까지 전력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력망 건설에 필요한 변압기 조달은 변수로 꼽았다. 김 사장은 "변압기는 세계적인 수요 때문에 조달에 3년 정도가 필요하다"며 "호남권 반도체는 10년이라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조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전은 전국 전력망 건설 과정에서 기자재를 조달하고 공사 일정이 빠른 지역의 물량을 다른 지역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직류(DC) 전력망 구축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김 사장은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확산으로 직류 전력 수요가 늘고 있다"며 "직류 전환을 곧바로 하면 두 번 변환에 따른 전력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류 기반 전력망을 계속 확충하고 글로벌 표준을 구축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전은 지난해 정부·산업계·연구계 71개 기관이 참여하는 K-DC 얼라이언스를 구성했으며 직류 배전망 실증사업과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본부 신축에도 직류 관련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AI 가상 전력망도 전력망 확충을 보완할 기술로 제시됐다. 김 사장은 "전력 계통 전체를 디지털 트윈화하고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투자와 계통계획 등을 반복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이라며 "상용화 로드맵은 2031~2032년 정도"라고 밝혔다.


동서울변환소 갈등과 관련해서는 주민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사장은 "주민들과 대화를 해본 후 말씀드리겠다"며 협의 기간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 측은 동서울변환소 사업이 지연될 경우 연간 30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계통 안정성 문제에 대해서는 "한전을 비롯해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들이 충분히 감당할 만하다"며 "시설·설비 투자도 따라가야겠지만 전기 품질 유지에는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5년 가구당 정전 시간이 9.3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며 현장 직원과 협력사의 헌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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