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만으로 경쟁력·지역 실익까지 보장되지 않아
통합 LCC, 부산발 노선·정비 투자·고용 확대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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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균형발전’
HMM 본사 이전과 통합 LCC(저비용항공사)의 부산 유치 요구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명분이다. 국내 1위 해운사를 옮겨 해양 수도를 완성하고 항공사를 유치해 지역 항공 산업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기업이 내려오면 사람과 돈도 따라올 것이라는 기대다.
수도권에 쏠린 기업과 일자리를 분산해야 한다는 취지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다만 본사 주소를 부산으로 바꾸는 일이 지역 경제와 기업 경쟁력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별도로 살펴야 한다.
HMM의 사업 무대는 세계다. 선박은 해외 항만을 오가며 화물을 나르고, 선사는 세계 각지의 화주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한다. 본사가 항만과 가까워진다고 물동량이 늘거나 운임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주요 화주와 화물 운송을 주선하는 포워더, 금융기관 등 수도권에 모여 있는 거래처와의 접근성도 중요하다. 항만과 가까워지는 이점뿐 아니라 거래처와 멀어지는 부담도 함께 따져야 한다. 부산항이 국내 최대 항만이라는 사실만으로 본사 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던 이유다.
지역에 돌아갈 효과 역시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선원과 해외 근무 인력을 제외하면 본사 이전으로 옮겨갈 인원은 제한적이다. 서울 근무 인력 900명 안팎이 모두 부산으로 내려가면 일정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는 있겠지만, 기존 직원의 이주가 추가 투자와 신규 채용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통합 LCC의 부산 본사 요구에서도 비슷한 의문이 남는다.
에어부산 통합에 따른 지역의 우려는 이해할 만하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지역 항공사의 이름이 사라지고, 부산을 기반으로 쌓아온 노선과 인력까지 수도권으로 쏠릴 수 있다는 걱정이다.
이런 우려를 해소하려면 본사 소재지보다 통합 이후의 운영 계획을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부산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더 다양한 노선과 편리한 운항 시간이다. 지역 청년에게는 정비와 운항 분야의 일자리가 될 것이다. 기존 노선과 인력을 얼마나 유지하고, 항공기와 시설 투자를 얼마나 늘릴 것인지가 핵심이다.
대한항공이 내놓은 김해공항 국제선 5개 노선·주 58회 확대와 정비 거점 강화 계획부터 우선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운항 편수만 늘어나는지, 부산에 상주하는 항공기와 정비 인력도 함께 늘어나는지에 따라 지역에 돌아갈 효과는 달라진다. 본사 유치 못지않게 이런 약속을 구체화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부산에 본사를 두라는 요구는 분명하다. 그만큼 통합 이후 지켜야 할 노선과 고용, 추가로 필요한 투자에 대한 요구도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의 약속이 충분한지 판단하고, 이행하지 않았을 때 책임도 물을 수 있다.
HMM은 부산 이전이 결정됐고, 통합 LCC는 본사 유치 요구를 받고 있다. 어느 쪽이든 본사를 부산에 두는 것만으로 균형발전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옮겨온 기업이 성장하고 투자와 일자리를 늘릴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할 여건을 만들지 못한다면 부산에 남는 것은 기업의 간판이고, 기업에 남는 것은 이사 비용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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