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최대주주 오른 호반의 속내…'경영권 흔들기'인가 '몸값 띄우기'인가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6.11.04 17:12  수정 2026.11.0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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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 한진칼 주식 추가 매입 후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

최대주주 지위 확보 위한 절차

조원태, 370억5000만원어치 주식 매입하며 반격

내년 3월 주총 분수령…산은·국민연금 표심 변수

9월 3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있는 대한한공 항공기들 ⓒ뉴시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둘러싼 호반그룹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지분 확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호반그룹이 한진칼 주식 추가 매입으로 조 회장 측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라섰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조 회장도 370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하며 맞대응에 나서면서다. 당장 경영권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호반그룹의 경영 참여 선언 여부 등을 두고 양측의 신경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최근 한진칼 주식을 추가로 취득한 뒤 최대주주가 됐다고 판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호반은 지난 7월 한진칼 지분 20.1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후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종전 최대주주인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율 20.57%를 넘어섰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호반의 정확한 현재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공정거래법 제11조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상장회사 지분 15% 이상을 취득하거나, 이미 15% 이상을 보유한 상태에서 주식을 추가로 사들여 처음 최다출자자가 되는 경우 기업결합을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2022년 한진칼 지분을 처음 15% 이상으로 늘렸을 때도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해 승인받은 바 있다.


호반그룹의 최대주주 등극 가능성이 알려지자 조 회장도 지분 방어에 나섰다. 조 회장은 지난 2일 한진칼 보통주 32만5000주를 주당 11만4000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총 370억5000만원 규모다. 거래는 오는 12월 3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 회장은 주식 매입 목적을 '책임경영 강화'라고 밝혔다. 거래가 완료되면 조 회장의 개인 지분율은 5.75%에서 6.23%로 높아진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 조 회장 지분율은 21.06%가 된다. 앞서 조 회장은 올해 8월 4일에도 시간외 매매로 한진칼 주식 1만743주(약 12억원)를 사들였다.


한진칼은 호반그룹의 기업결합 신고와 관련해 "향후 한진칼 최대주주 관련 구체적인 사항이 확인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 매입에 대해 '단순 투자'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재계에선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항공산업 진출은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의 오랜 숙원으로, 실제로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 모회사였던 금호산업 인수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재계에선 양측이 당분간 계속 지분율을 두고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당장 경영권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조 회장 측 지분(20.57%)에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미국 델타항공(14.90%)과 산업은행(10.58%) 지분을 합치면 46.05%에 달하기 때문이다. 조 회장의 주식 추가 매입이 완료되면, 지분율은 46.54%로 높아진다. 이 밖에 LX판토스(3.83%), GS리테일(1.50%), 일본항공(JAL) 등도 우호 세력으로 분류된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는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호반그룹이 단순 투자자에서 경영 참여자로 입장을 바꿀 경우 독립이사 후보를 추천해 이사회 진입을 시도할 수 있다.


변수는 향후 산업은행 지분 10.58%의 향방과 한진칼 지분 5.46%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 등의 표심이다. 국민연금은 앞서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산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 마무리 등 항공산업 구조개편이 끝나기 전에는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향후 매각이 추진될 경우 누가 지분을 인수하느냐에 따라 한진칼의 주주 구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선 호반그룹이 경영권 분쟁에 직접 뛰어들기보다 장내 매집을 통해 지분 가치를 높인 뒤 투자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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