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이전 공청회서 반발 쏟아져…'선 발표·후 협의'도 인정
금융위 일부 기능 서울 잔류 검토…'일괄 이전' 균열 주목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2층 대강당에서 열린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공청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금융위원회의 일부 기능을 서울에 남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가운데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공청회에서도 반발이 쏟아지면서 지방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금융기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금융위의 일부 서울 잔류가 현실화할 경우 금융산업의 집적 효과와 업무 특성을 근거로 이전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핵심 기능을 서울에 남겨야 한다는 논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변경안' 공청회를 열었다.
정부는 지난달 중앙행정기관 등 44개 기관, 공무원 정원 9929명을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세종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금융위도 이전 대상이다.
다만 행안부는 최근 금융위 등 일부 기관을 대상으로 업무 특성상 서울에 남겨야 할 기능과 관련 부서에 대한 의견을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일부 기능의 서울 잔류 가능성이 열리면서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일괄 이전' 기조에도 예외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날 공청회 역시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탰다. 공청회에서는 과천시민과 이전 대상 기관 노동자 등을 중심으로 정부가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이전을 결정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전에 따른 지역 공동화와 가족 분리, 교통·주거 부담 등 1차 이전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행안부도 이전 계획을 발표한 뒤 의견을 듣는 방식이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정창성 행안부 청사시설기획관은 "행정기관 이전이라는 정책의 특수성이 조금 그런 것 같다"며 "과거에도 미리 말을 하기보다는 발표한 다음에 협의를 하는 그런 과정을 거쳤었다"고 말했다.
당초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공청회가 이전의 당위성을 확인하기보다 추진 방식과 부작용을 둘러싼 논란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된 셈이다.
금융권은 이를 향후 지방 이전 논의에서 활용할 수 있는 대목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기관별 업무 특성과 이전에 따른 비용을 충분히 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커질수록 금융기관 역시 일괄 이전이 아닌 개별 판단을 요구할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국책은행 노조 관계자는 "지역균형발전과 공공기관 이전이 과연 일대일로 연결되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며 "1차 이전을 통해 실제 어떤 효과를 얻었는지, 이전에 따른 비용과 부작용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논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기관은 금융회사와 기업, 관계기관이 모여 있을 때 발생하는 집적·네트워크 효과가 있는 만큼 다른 공공기관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며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목표와 금융산업의 특수성을 비교해 어떤 선택의 편익이 더 큰지를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위 일부 기능의 서울 잔류 검토는 향후 금융기관 이전 논의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금융행정의 효율성과 시장과의 접근성 등을 이유로 금융위에 예외가 인정된다면 금감원이나 국책은행 역시 비슷한 논리를 제기할 수 있어서다.
국책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번 공청회를 두고 "정부가 방어적으로 진행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한 발 물러설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놓은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기관별 특성을 설명하면서 일괄적인 이전이 적절하지 않다는 논리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융위 이전과 감독기관의 지방 이전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다만 향후 공공기관 지방 이전 논의가 본격화하면 금융위에 적용되는 서울 잔류 기준과 기관별 기능에 따른 예외 여부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결국 금융권의 시선은 정부가 금융위에 어느 정도까지 예외를 인정하느냐에 쏠린다.
금융위의 서울 잔류 범위가 넓어질수록 향후 금감원과 국책은행 등도 '금융산업의 특수성'을 앞세워 이전 논의에서 예외를 요구할 여지가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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