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동결…일부 인상 의견도
반도체 호황 성장률 1.0%…물가 부담
11월 금통위 분수령…추가 인상 촉각
금리 인상시 한미 금리차 0.75%p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한국은행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물가 압력이 이어지는 데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상승도 맞물리면서 한은의 추가 긴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
지난 9월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연준은 이번에는 추가 인상을 보류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금리 동결에 위원 2명이 반대하고 0.25%포인트(p) 인상을 주장하면서 내부에서도 추가 긴축 필요성이 제기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매파적 동결'로 해석한다.
앞선 금리 인상의 파급 효과를 지켜보면서도 물가 흐름에 따라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분석이다.
이제 시선은 오는 26일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결과로 향한다.
한은은 지난달 22일 열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금통위원 7명 전원이 동결에 찬성했지만,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특히 한은은 당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기존의 '선제적 대응을 통해 물가 오름세의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물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기존 표현은 빠졌지만, 물가와 경기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해 추가 인상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은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11월 금통위가 연내 추가 인상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과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한 데다 국제유가 상승 등 물가 압력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앞서 3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 대비 2.8%로 지난달보다 소폭 둔화했지만,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웃돌았다.
연준의 매파적 동결 역시 한은의 정책 판단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한은으로서는 한미 금리 차와 외환시장 흐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는 상단 기준 1.00%p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면 금리 차는 0.75%p로 좁혀진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커질 경우 국내 투자자금의 해외 유출과 원화 약세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한은에는 부담이다.
원·달러 환율이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원화 가치 방어와 수입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앞선 두 차례 금리 인상의 파급 효과를 확인해야 하는 데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내수 경기에 미칠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물가 안정 효과와 경기 및 금융시장에 미칠 부작용 사이에서 한은의 정책 판단이 주목된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도 오르는 데다 3분기 성장률도 1.0%로 높은 수준인 만큼 현재 흐름이 이어진다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별 경기 양극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할 근거로 꼽히지만, 통화정책은 경제 전반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 교수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때 특정 업종에는 올리고 다른 업종에는 내리는 식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며 "산업별 어려움이나 취약 부문에 대한 선별적 지원은 정부와 국회가 재정정책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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