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서 정비받던 6척 한국 조선사가 수주
HD현대중공업 3척·한화오션 2척·HJ중공업 1척
HD현대 3척 계약금액 25.4%↑…버드함 추가 정비 후 인도
HD현대중공업이 지난 23일 정비를 마치고 인도한 미국 해군 화물보급함 리처드 E. 버드함(T-AKE 4). 사진은 과거 항해 모습. ⓒ미 해군
미국 해군 화물보급함 14척 가운데 최소 6척의 정기·중간정비 계약을 최근 2년 새 한국 조선사가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함정은 과거 미국 서부 조선소에서 정기정비를 받은 이력이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 가운데 3척을 맡았고, 세 척 모두 정비 과정에서 계약 규모가 커지며 누적 계약액이 4000만 달러에 육박했다.
30일 미국 연방정부 조달자료 및 업계에 따르면 2024년 8월 이후 국내 조선사가 정기·중간정비(ROH·MTA)를 수주한 루이스앤드클라크급(T-AKE) 화물보급함은 서로 다른 함정 기준으로 최소 6척으로 집계됐다. 이 함급은 모두 14척이 건조돼 확인된 6척만으로도 전체의 42.9%에 해당한다. 단기 항해수리(VRA)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조선소별로는 HD현대중공업이 앨런 셰퍼드함과 세사르 차베즈함 리처드 E. 버드함 등 3척의 정비계약을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월리 쉬라함과 찰스 드루함 등 2척, HJ중공업은 아멜리아 에어하트함 1척의 정비계약을 각각 수주했다.
T-AKE급은 4만1000톤(t)급 화물보급함으로 바다 위에서 항공모함과 전투함에 탄약과 식량 연료 등을 공급한다.
이들 6척은 과거 미국 서부 조선소에서 정기정비를 받았다. 앨런 셰퍼드함과 월리 쉬라함 아멜리아 에어하트함은 2012~2014년 샌프란시스코의 BAE시스템스 조선소에서 정기정비와 드라이도킹을 받았다. 세사르 차베즈함도 2015년 같은 조선소를 거쳐 2017년에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비거 조선소에서 정비를 받았다. 버드함은 2015년과 2023년 찰스 드루함은 2018년 비거 조선소에서 정비를 받았다. 미 해군 해상수송사령부는 2025년 연례보고서에서 한화오션의 월리 쉬라함 정기정비를 인도·태평양 지역 정비 확대를 위한 중요한 토대로 평가했다.
HD현대중공업의 세 건은 모두 4개 업체가 응찰한 공개경쟁 입찰이었다. 3척의 잠재 계약금액은 최초 3179만4869달러에서 3988만2530달러로 25.4% 증가했다. 늘어난 금액은 808만7661달러다. 앨런 셰퍼드함은 644만 달러에서 854만 달러로 32.5%, 세사르 차베즈함은 835만 달러에서 1043만 달러로 24.8% 늘었다.
가장 큰 계약은 올해 3월 수주한 리처드 E. 버드함이다. 최초 1699만9992달러에서 2091만8269달러로 23.0% 커졌다. 잠재 계약금액 기준으로 버드함 한 척의 계약 규모는 앞선 두 척을 합친 1896만 달러보다 크다. 미국 정부가 세 척 계약에 배정한 의무액은 총 3987만 달러로 잠재 계약금액의 99.96%에 이른다. 의무액은 정부가 계약 이행을 위해 배정한 자금으로 실제 지급액이나 HD현대중공업의 매출과는 차이가 있다.
버드함은 정비 과정에서 주기관실과 배기통로 등 함정 전반에 걸쳐 추가 보수 작업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당초 6월로 예정됐던 인도 일정이 연장됐다.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버드함은 지난 23일 정비를 마치고 미 해군에 인도됐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함정 MRO 과정에서 추가 정비가 발생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며, 발주처 요구 등에 따라 작업 범위와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비 도중 작업이 늘어나는 것은 함정 MRO의 일반적인 구조다. 오래 운항한 함정은 실제로 점검해야 손볼 곳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앨런 셰퍼드함 정비 때 당초 60여개였던 정비 항목 외에 100여개를 추가로 발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오션도 월리 쉬라함 정비 과정에서 최초 계약에 없던 정비 요소를 찾아 계약을 변경했다. HJ중공업이 정비한 아멜리아 에어하트함 역시 추가 결함이 발견되면서 정비 범위와 기간이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 해군이 보급함 정비를 한국 조선소에 잇달아 맡기는 것은 국내 조선사의 정비 역량을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러한 실적이 향후 전투함 정비 수주를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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