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인] ETF 순유입에도…비트코인 ‘상승 공식’ 흔들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10.31 09:00  수정 2026.10.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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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동결 반등 하루 만에 끝…7만7000달러대로

장기 보유자 매도·고금리에 ETF 매수도 역부족

바이낸스 해킹 의혹까지 덮치며 투자심리 악화

이번 주 비트코인은 현물 ETF 자금 유입에도 장기 보유자의 매도와 고금리·해킹 불안을 이겨내지 못하고 7만7000달러대로 밀렸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비트코인이 기다려온 금리 동결에도 8만 달러를 지키지 못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한때 8만1000달러대까지 올랐지만 반등은 하루 만에 끝났다.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나흘 연속 자금이 들어왔지만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 물량과 고금리 부담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대규모 해킹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비트코인은 결국 7만7000달러대로 밀려났다.


31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의 가격 흐름을 보면 비트코인은 지난 26일 오전 7만9989달러에서 이번 주를 시작했다.


지난 28일 8만700달러대로 올라선 데 이어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 29일 오전에는 8만1254달러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다시 7만9869달러로 내려왔고, 지난 30일 오전에는 7만7342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더리움도 지난 26일 2325달러에서 지난 30일 2224달러로 하락했다.


주 초부터 시장을 압박한 것은 중동발 고유가였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 우려가 커진 가운데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시설 등을 공격하면서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117달러를 넘어섰다.


유가 상승은 물가 부담을 키우고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미국 국채금리까지 상승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자산의 투자 여건도 악화됐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의 자금 흐름은 가격과 다른 방향을 나타냈다.


ETF 자금 흐름 집계업체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에 따르면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4거래일 연속 총 4억408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지난 26일 1억1030만 달러를 시작으로 27일 1억7600만 달러, 28일 1억3730만 달러가 각각 들어왔다. 지난 29일에도 1720만 달러가 순유입되며 자금 유입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유입 규모는 갈수록 줄었다.


특히 지난 29일에는 블랙록 IBIT와 피델리티 FBTC 등에 자금이 들어왔지만 일부 상품에서 유출이 발생하며 전체 순유입액이 2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나흘 동안 4억 달러가 넘는 자금이 들어왔는데도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은 ETF 수요보다 시장에 나온 매도 물량이 더 강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장기 보유자들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이달 들어 약 9만800개 감소했다. 거래소에도 약 2만6000BTC가 순유입됐다.


거래소로 이동한 비트코인이 모두 매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잠재적 매물이 늘어난 셈이다.


ETF로 유입된 자금이 기존 보유자들의 매도 물량을 충분히 받아내지 못하면서 가격도 상승하지 못했다.


이더리움 시장의 수급은 더 나빴다.


미국 현물 이더리움 ETF에서는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4거래일 연속 총 2억757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지난 26일 8860만 달러를 시작으로 27일 6020만 달러, 28일 2140만 달러, 29일 1억550만 달러가 각각 빠져나갔다.


비트마인이 이더리움 보유량을 전체 공급량의 5%에 가까운 605만개까지 늘렸지만 특정 기업의 매수만으로 기관 자금 이탈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했다.


지난 28일 나타난 비트코인 반등도 수요 회복의 신호로 보기는 어려웠다.


당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 선물시장에서 청산된 금액 가운데 75.4%가 가격 하락에 베팅한 숏 포지션이었다.


예상과 달리 가격이 오르자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발생한 매수가 비트코인을 끌어올렸다.


반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근월물 미결제약정은 이달 들어 3만6545BTC 감소했다.


신규 자금이 들어오기보다 기존 포지션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결국 숏 포지션 청산으로 만들어진 반등은 연준의 금리 동결에도 이어지지 못했다.


연준은 지난 28일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유지했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금리 동결은 이미 시장이 예상했던 결과였던 반면 추가 인상 가능성은 새로운 부담이 됐다.


높은 실질금리로 채권에서도 충분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이어지면서 비트코인의 투자 매력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가격이 다시 하락하자 이번에는 상승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밀려났다.


최근 24시간 가상자산 선물시장에서 청산된 3억5600만 달러 가운데 롱 포지션이 2억500만 달러를 차지했다.


숏 포지션 청산으로 올랐던 가격이 롱 포지션 청산을 만나 다시 내려간 것이다. 현물 수요보다 레버리지 포지션 정리가 단기 가격을 좌우하면서 변동성만 커졌다.


바이낸스의 대규모 해킹 의혹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바이낸스는 잠재적인 보안 문제에 관한 보고를 인지하고 관련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주 비트코인은 ETF 자금이 들어오는 것만으로 가격이 오르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나흘간 4억4080만 달러가 유입됐지만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와 고금리 부담, 파생상품 청산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더리움 ETF에서는 오히려 자금 이탈이 이어지며 시장 전반의 수요도 약해졌다.


비트코인이 8만 달러를 되찾으려면 ETF 순유입이 이어지는 동시에 기존 보유자의 매도 물량도 줄어야 한다.


이번 주 무너진 것은 8만 달러선만이 아니다. ETF가 사면 가격이 오른다는 기대도 함께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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