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이브리드로 버텨낸 현대차…테슬라 공세는 신차·서비스로 '맞대응' (종합)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10.29 15:58  수정 2026.10.2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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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3분기 매출 45조1102억, 영업이익 2조6772억원

부품 공급 차질에 파업 겹쳐 판매 11.3% 감소…미국 소매는 성장

테슬라·중국 전기차 위협 의식…"할부경쟁력·사후관리로 대응"

생산 정상화·신차 투입으로 물량 회복 추진…4분기 수익성 개선 기대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전경 ⓒ데일리안DB

현대자동차가 생산 차질과 글로벌 수요 둔화 속에서도 환율 효과와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냈다. 다만 테슬라 등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가 거세진 만큼, 생산 정상화를 발판으로 신차 공급을 늘리고 서비스 경쟁력을 앞세워 판매와 수익성을 회복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29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5조1102억원, 영업이익 2조677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5.9%로 0.5%포인트(p) 상승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차의 3분기 매출액은 44조7859억원, 영업이익은 2조4365억원으로 전망했다.


매출과 영업익은 늘었지만, 3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는 92만7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했다. 국내 판매는 13만1468대로 27.2%, 해외 판매 역시 78만9242대로 8.0% 줄었다. 앞선 분기에 발생한 부품 공급 차질을 만회하기도 전에 파업과 영업일수 감소가 겹치면서 국내 판매뿐 아니라 수출 물량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는 설명이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2분기 중 발생한 부품사 화재 이슈에 따른 생산 차질로 재고 물량이 제한적이었다”며 “3분기 생산 확대를 통한 물량 회복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영업일수 축소와 파업 영향으로 생산 회복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주요 시장에서는 공급 여건과 차종 전환에 따라 실적이 엇갈렸다.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인기가 3분기에도 이어지면서 소매판매가 3.5% 늘었다. 미국 내 하이브리드 판매는 18.4% 늘었으며 판매 비중도 26.8%까지 높아졌다.


다만 미국을 제외한 주요 시장에서는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다. 유럽 판매는 전동화 중심의 라인업 전환 영향으로 18.0% 감소한 약 12만3000대에 그쳤으며, 국내에서도 13만1468대로 무려 27.2%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서도 수익성을 끌어올린 주역은 단연 하이브리드차다. 전체 글로벌 하이브리드 판매는 16만7414대로 3.8% 증가했으며,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2%로 2.7%p 높아졌다.


환율도 실적 방어에 힘을 보탰다.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23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상승했다. 현대차가 평균 환율 상승으로 본 영업이익 개선 효과는 약 5000억원에 달한다. 원가 최적화 활동을 통해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비용 증가 영향을 약 5000억원 상쇄했다.


이 부사장은 “최근 원화 강세 추세로 돌아섰지만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38원 증가해 약 5000억원의 효과가 발생했다”며 “기말 환율 하락에 따른 판매보증충당부채의 환율 효과도 확대되면서 평균 환율과 기말 환율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9ⓒ현대자동차

판매 실적 자체는 선방한 수치지만, 올해 컨퍼런스콜에서는 중국 전기차와 테슬라의 국내 시장 공세에 대한 경계감이 크게 드러났다. 생산과 판매 회복뿐 아니라 경쟁사의 점유율 확대에 대응할 전략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 부사장은 “중국 전기차, 특히 테슬라 등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여기에 대응해 여러 가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경쟁사를 따라 차량 가격을 수시로 바꾸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가격 인하로 단기 판매를 늘리기보다 기존 고객 차량의 잔존가치와 브랜드 신뢰를 고려하겠다는 취지다.


현대차는 “테슬라나 중국 업체처럼 가격을 수시로 조정하는 것은 잔존가치나 고객에 대한 약속 측면에서 고객 가치를 저해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가격을 결정할 때는 원가뿐 아니라 시장에서 경쟁자와의 비교, 소비자 사전 조사에 따른 가격 수용 여부 등을 모두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대응 수단으로는 캐피탈사를 통한 할부경쟁력과 국내 서비스망을 강조했다. 차량 가격대비 월 납입금을 크게 낮추는 구조를 만들고, 전국에 구축한 정비 거점과 부품 공급 체계를 활용해 구매 이후 차량 관리에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타 OEM은 캐피탈사 없어 할부경쟁력이 낮다. 이를 통해 월납입금을 따라오지 못할정도로 낮게 운영하는 식으로 시장을 방어하고있다”며 “국내 서비스 거점도 우리는 1000개가 넘고, 부품은 1시간 이내 수급 비율이 약 92%, 하루 이내는 약 99% 수준”이라고 밝혔다.


판매 회복의 핵심은 신차다. 현대차는 9월부터 국내 공장 생산이 정상화된 만큼 출시가 지연됐던 신차의 생산과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아반떼와 투싼, GV90, GV80 하이브리드 등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고, 해외 시장에도 시장별 신차 투입을 통해 수요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연도별로 신차 출시 계획이 많이 잡혀 있다”며 “어떻게 보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차 출시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4분기에도 원자재 가격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다. 철판과 알루미늄, 플라스틱 가격이 고점에서 내려왔지만, 실제 차량 생산과 판매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고, 구리 등 일부 원자재는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현대차는 연간 도매 판매 목표를 기존 415만8300대에서 400만대로 낮췄다. 영업이익률 목표도 6.3~7.3%에서 5.5~6.5%로 조정했다. 자동차 부문 투자계획은 17조8000억원에서 16조원으로 줄이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연구개발 투자는 이어갈 방침이다.


이 부사장은 “9월부터 국내 공장 생산이 정상화됐고, 4분기에는 신차 출시와 판매가 본격화됨에 따라 물량 회복과 신차 효과가 예상된다”며 “지속적인 원가 경쟁력 개선 활동과 신차 출시에 따른 인센티브 축소 등으로 원가 부담을 최소화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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