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끼려면 5년은 걸릴 것"…GV90 기술에 자신감 드러낸 제네시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10.29 08:30  수정 2026.10.29 08:30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제네시스 10년 기술력 집약한 최상위 플래그십 GV90 출시 목전

세계 최초 코치도어 등 독자 기술로 차별화…특허·양산 노하우 확보

중국 업체 추격에도 자신감…“외형 모방해도 양산은 다른 문제”

디자인·상품성 넘어 기술로 승부…글로벌 초고급차 시장 정조준

제네시스 GV90 네오룬 측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다른 방식으로 특허를 회피해 설계하더라도, 향후 5년 내에는 확실히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네시스가 현대차그룹의 기술력을 집약한 플래그십 전기 SUV 'GV90'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신기술을 빠르게 모방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지만, GV90만큼은 단순히 외형을 따라 하는 것만으로 경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제네시스는 GV90를 앞세워 디자인과 상품성을 넘어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글로벌 최상위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 도전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28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GV90 테크데이'에서는 제네시스 개발진의 자신감이 잘 드러났다. 이날 행사에는 GV90 개발에 참여한 연구개발·제조 부문 실무 책임자 12명이 참석해 핵심 기술과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올해로 출범 10년을 맞은 제네시스는 그동안 현대차의 럭셔리 브랜드로 출발해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세단과 SUV를 중심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전동화 모델까지 선보이며 브랜드의 외형을 키웠다면, GV90는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과 브랜드 역량을 최상단에 집약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허광훈 제네시스개발담당 상무는 이날 "GV90는 제네시스가 지난 10년 동안 쌓아온 모든 것의 총합이자 새로운 미래를 향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GV90 개발 과정에서 제네시스가 내세운 기준도 기존과 다르다. 기술적 제약에 맞춰 디자인이나 상품성을 타협하기보다 고객에게 제공할 경험을 먼저 정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을 새롭게 개발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동안 개발했던 기술을 신차에 차곡차곡 탑재하는 것이 관례였다면, GV90은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보여주자'는 쪽에 가까운 셈이다.


허광훈 제네시스개발담당 상무가 28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GV90 테크데이'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대표적인 것이 기존 자동차의 구조적 한계로 여겨졌던 B필러를 없애고 구현한 '네오룬 아치 게이트'다. GV90 네오룬 모델에 탑재된 기술로, 일반적인 자동차의 앞문과 뒷문 사이에 위치하는 B필러를 도어 내부로 숨기면서도 두 문이 서로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열리는 구조를 세계최초로 적용했다.


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제네시스는 슬라이딩과 회전을 결합한 도어 작동 방식뿐 아니라 장착 구조, 작동 위치 등 세부 기술까지 특허를 확보해냈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향후 최소 수년 내에는 경쟁 브랜드들이 모방하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박지웅 바디아키텍처개발팀장은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래치나 도어를 포함한 구조를 쉽게 카피하고 특허를 회피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도어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생산하기 위한 품질 관리 측면에서의 노하우도 많이 구축됐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들이 저 구조를 샘플로 만들어 평가하는 것은 수년 내 가능할지 몰라도 저희처럼 양산까지 가기에는 더 많은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접근은 제네시스가 앞으로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경쟁할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오랜 브랜드 유산과 희소성,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주요 브랜드와 같은 기준으로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기존 럭셔리 브랜드가 구축한 기준을 따라가기보다, 새로운 고객 경험과 기술적 차별화를 통해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열 스위블링 시트를 뒤로 180도 돌린 모습.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이는 GV90이 단순히 제네시스의 판매 규모를 확대하는 데서 벗어나, 글로벌 최상위 고급차 시장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를 가늠할 모델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브랜드의 최상단에 위치한 차량인 만큼 GV90에 대한 평가는 향후 제네시스 전체의 브랜드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품질 경쟁 구도에도 큰 반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신기술을 얼마나 먼저 선보이느냐 못지않게 이를 얼마나 빠르게 상용화하느냐가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가 GV90를 통해 강조하는 또 하나의 경쟁력은 단순히 기술 수준을 높인 것을 넘어 '안정적인 양산'이다. 안전성과 내구성, 품질까지 확보해 실제 양산차에 안정적으로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경쟁사가 비슷한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동일한 완성도에 도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시행착오가 필요하다는 자신감으로 읽힌다.


허 상무는 "엔지니어링은 흔히 타협의 기술이라고 하지만 GV90는 고객을 위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기준부터 먼저 세우고 이를 끝까지 지켜냈다"며 "일반적인 자동차의 한계를 정면으로 넘어선 글로벌 최고 수준의 플래그십으로, 자동차 산업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