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영업익 전년比 55.9% 증가…전장 최대 실적·TV 수익성 개선
AIDC 냉각 수주 상반기 6000억서 3조로…美 생산거점 등 2200억 투자
칠러 중심에서 설계·제어·유지보수 통합 솔루션으로 사업 확대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협업…연내 학습 데이터 50만시간 확보 추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7회 한국전자전(KES 2026) LG전자 전시관 입구에서 홈 로봇 '클로이드(CLOiD)'가 관람객을 맞고 있다. ⓒ데일리안DB
LG전자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4조원을 돌파했다. 생활가전과 전장사업이 실적을 뒷받침하고 TV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된 결과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수주액도 3조원을 넘어섰다. LG전자는 늘어난 수주를 매출로 연결하기 위한 생산시설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통해 로봇 사업의 기술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28일 3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하고 연결 기준 매출액 23조8241억원, 영업이익 78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 13.5%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1조3778억원, 영업이익은 4조3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55.9% 늘었다. 누적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다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수익성은 둔화됐다. 매출은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5791억원에서 50.5% 감소했다. 생활가전과 냉난방공조 부문의 이익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사업본부별로는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가 3분기 매출액 2조8261억원, 영업이익 19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3분기 최대치다. 기존 수주잔고의 안정적인 매출 전환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사업 성장이 실적을 이끌었다.
LG전자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장사업이 7개 분기 연속 한 자릿수 중반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약 6.7%다.
TV 등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매출액 5조215억원, 영업이익 1467억원을 기록했다. 올레드(OLED)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와 신흥시장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개선됐다. 생활가전 HS사업본부는 매출액 7조444억원, 영업이익 259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개 분기 연속 7조원을 넘어섰지만 물류비와 마케팅비 증가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냉난방공조 ES사업본부는 매출액 2조1736억원, 영업이익 872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상업용 공조 판매가 늘었으나 국내 시장 매출 감소와 신사업 투자·인건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은 하락했다. 기업간거래(B2B)와 구독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3분기 B2B 매출액은 6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고, 구독사업 매출액은 7600억원으로 8.6% 늘었다.
LG전자가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데이터센터월드(DCW) 2026'에서 선보인 CDU 제품ⓒLG전자
냉각 수주 3조 돌파…장비 공급 넘어 통합 솔루션으로
LG전자는 이날 컨콜에서 AI 데이터센터(AIDC) 냉각사업의 수주 확대에 대응한 구체적인 투자계획과 사업 전략을 제시했다. 김창태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3분기 기준 누적 수주액이 3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상반기 6000억원 수준이었던 누적 수주액이 한 분기 만에 크게 늘어난 것이다.
최근 미국 AIDC 인프라 기업 에어 컨트롤 콘셉트와 체결한 대형 냉각솔루션 공급계약 등이 반영됐다. LG전자는 해당 계약이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수년간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장기공급계약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수주 물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시설 투자도 확대한다. LG전자는 내년 중 미국 버지니아주에 연면적 약 3만2000㎡, 부지면적 약 17만㎡ 규모의 생산거점을 신설할 계획이다. 국내 평택과 창원에도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국내외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규모는 약 2200억원이다.
냉각사업의 수익 구조도 바꿔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LG전자의 AIDC 냉각사업 매출은 칠러가 중심이다. LG전자는 기존 칠러 경쟁력을 기반으로 냉각수분배장치(CDU) 등 액체냉각 제품과 팬월유닛(FWU) 등 공기냉각 제품으로 공급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는 개별 장비 공급에서 벗어나 냉각설비 전반의 설계와 제어, 유지보수까지 제공하는 통합 냉각솔루션 사업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통합 솔루션 공급자로서의 위상 확보, 지역 커버리지 확산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기존 냉난방공조 사업과 비교해 수익성 측면에서도 상당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와 고부가가치 제품·서비스 매출 증가가 수익성 개선의 근거다. 미국을 중심으로 중동과 아시아 등으로 고객 기반도 넓힐 계획이다.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협업…2030년 홈로봇 시장 진출 구상
로봇 사업에서는 하드웨어 생산뿐 아니라 학습 데이터와 AI 모델을 확보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4분기 서울 우면동에 구축한 로봇 데이터팩토리를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현재 부분 가동 중인 시설로, 제조와 가정 등 실제 환경에서 필요한 로봇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고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의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된다.
엔비디아와의 협업도 구체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컨콜에서 "엔비디아와 시뮬레이션, 월드모델, 로봇 개발 플랫폼 등 피지컬 AI 기술 전반에서 협업하고 있다"며 "실제 데이터와 가상 데이터를 결합해 올해 말까지 누적 약 50만시간 분량의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이터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체 로봇 성능을 높이는 데 데이터를 우선 활용하되, 장기적으로는 데이터 판매와 데이터팩토리 구축 사업 등으로 수익모델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데이터팩토리의 외부 고객 대상 유료 실증 사업화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방향"이라며 "현재는 자사 로봇 성능 고도화를 위한 내부 활용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 시장 진입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LG전자는 초기에는 학계와 공공, 제조·물류 영역에서 기술과 제품 라인업, 공급 실적을 확보한 뒤 가정용 휴머노이드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피지컬 AI의 범용성이 높아지는 2030년을 전후해 가정용 휴머노이드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홈로봇 상용화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LG전자는 "가정에서 실제 구매를 고려할 수 있는 가격대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전을 위해 디자인된 로봇과 로봇을 위해 디자인된 가전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의 양산 준비도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 경남 창원에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했으며, 하반기에는 설비 자동화와 품질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서울 시내 주차장 전기차 충전소. ⓒ뉴시스
전장, 성장 둔화에 고객·제품 다변화…내년 패널값 부담도
기존 성장사업인 전장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둔화에 대응해 고객사와 제품군을 다변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시장 상황에 맞춰 전동화 전략과 제품 라인업을 유연하게 조정하면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기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장기적인 전동화 전환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전기차 부품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순수전기차(BEV)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북미 중심이었던 고객사도 한국과 아시아, 유럽 완성차 업체로 다변화했다.
LG마그나 멕시코 공장은 2023년 9월 가동 이후 생산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으며,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헝가리 공장은 유럽 완성차 업체의 현지 공급망 구축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2027년 2월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차량용 전자장비 통합과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대응해 IVI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관련 고성능컴퓨팅(HPC)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TV 사업에서는 내년 부품 가격 상승이 부담으로 지목됐다. LG전자는 LCD TV와 모니터용 패널 가격이 올해 4분기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내년 1분기부터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패널 업체들의 감산 움직임과 제조원가 상승, 대형 TV 패널 수요 증가 등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중저가 제품군에서는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워 수익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패널 공급선 다변화와 구매 시점 조정,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등을 통해 대응할 계획이다.
물류비와 환율도 주요 변수다. LG전자는 중동 전쟁과 항만 혼잡 등으로 높아진 해상운임의 상승 압력이 11월부터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원화 강세로 전사 차원의 환헤지 효과가 다소 악화된 만큼 글로벌 생산거점 운영과 지역별 가격·제품 구성 조정을 통해 영향을 줄일 방침이다.
한편 LG전자는 올해 매입한 자사주 73만주를 4분기 안에 전량 소각하고, 내년에도 추가 주주환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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