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앨범은 3년 만에 ‘1억 장’ 향하는데…음원은 뒷걸음 [가요 뷰]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6.10.30 14:00  수정 2026.10.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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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월 실물 앨범 7900만장, 전년보다 760만 장↑...9월 음원 이용량은 6.4%↓

앨범은 팬덤 컴백 일정 따라 출렁, 음원 차트 상위는 역주행·구곡 차지

써클차트 집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실물 앨범 누적 판매량(월간 1~400위 합산)은 약 7900만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60만장 많다. 남은 석 달 동안 2100만장 이상이 팔리면 2023년 이후 3년 만에 연간 판매량 1억장을 회복하게 된다. 같은 기간 음원 시장은 반대로 움직였다. 9월 디지털 차트 상위 400곡의 이용량 합계는 전년 동월보다 6.4% 줄었고, 상반기 이용량도 4.3% 감소했다.


앨범 시장은 최근 2년간 내리막이었다. 연간 판매량은 2023년 약 1억 2000만장으로 처음 1억장을 넘긴 뒤 2024년 약 9890만장, 지난해 약 9350만장으로 줄었다. 반등은 3월 방탄소년단(BTS)이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 정규 5집 ‘아리랑’을 내면서 시작됐다. ‘아리랑’은 상반기에만 422만 4016장이 팔렸고, 4월 투모로우바이투게더·NCT 위시·앤팀·투어스, 5월 코르티스·에스파·르세라핌이 잇따라 신보를 내면서 두 달 연속 월 판매량이 1000만장을 넘었다. 해외 수요도 늘어, 관세청 통계로 올해 1~9월 케이팝 음반 수출액은 이미 지난해 연간 수출액을 21% 웃돌았다.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다만 앨범 판매량은 소수 팬덤의 컴백 일정에 따라 크게 출렁인다. 스트레이 키즈·엔하이픈·NCT 127이 잇달아 컴백한 8월에는 판매량이 1100만장을 넘겼지만, 9월에는 전월보다 38%, 전년 동기보다 37.8% 줄어 600만장대 후반에 머물렀다. 9월 앨범 차트 1위는 앤팀의 미니 2집 ‘마크 온 미’(Mark on Me)(139만1324장)였다. 가수별로 보면 앤팀은 400위 안에 앨범 4장을 올려, 9월 전체 판매량의 19.3%를 혼자 차지했다.


써클차트 김진우 데이터저널리스트는 9월 칼럼에서 이를 “시장의 꺾임이라기보다는 아티스트의 컴백 주기에 따라 실물 음반 판매량이 변동하는 케이팝 산업 특유의 구조적 특성”이라고 설명하며 “시장 전반의 상승 기조는 여전히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4분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약 2200만장) 수준만 유지해도 연간 1억장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늘어난 것은 판매 장수만이 아니다. 상위 400위 기준 앨범 평균 출고가(PPD)는 2023년 1만 1315원에서 올해 1~9월 1만 3285원으로 17.4% 올랐다. 포맷도 달라졌다. 실물 CD 대신 QR코드나 NFC 기술을 담은 키트·네모 같은 플랫폼 앨범의 판매 비중은 2023년 11.3%에서 올해 17.8%로 늘었고, 평균 출고가가 3만 5000원 안팎인 LP는 방탄소년단·코르티스·스트레이 키즈 등의 발매에 힘입어 9월까지 92만장이 팔리며 비중이 0.2%에서 1.2%로 커졌다. 올해 팔린 앨범 다섯 장 가운데 한 장꼴은 CD가 들어 있지 않은 셈이다.


김 데이터저널리스트는 이를 두고 케이팝 산업이 “물량 경쟁을 지나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판매 장수와 단가가 함께 올랐지만, 앨범 판매량이 곧 음악을 듣는 사람의 수를 뜻하지는 않는다. 써클차트 앨범 판매량은 유통사 출고량에서 반품을 뺀 수치로, 팬사인회 응모나 포토카드 수집을 위한 중복 구매가 상당 부분 포함된 것으로 업계는 본다.


2025년-2026년 앨범 판매량 ⓒ써클차트

반면 음원 이용량은 수년째 줄고 있다. 상위 400곡 이용량은 지난해 전년 대비 5.0% 감소했고, 올해도 4월(-1.7%)과 5월(-2.3%) 등 전년 동기를 밑도는 흐름이 이어지다 9월 감소폭이 6.4%로 커졌다. 국내 음원 플랫폼의 이용 기반이 약해진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이용량보다 뚜렷한 변화는 신곡 비중이다. 9월 발매 3개월 이내 신곡의 이용량 점유율은 13.5%로 8월(10.9%)보다 올랐지만 4월(21.8%), 5월(20.2%)에 비하면 낮다. 범위를 넓혀도 발매 18개월 이내 곡은 41.1%에 그쳤다. 18개월 이내 곡 점유율은 2024년 9월(57.5%)보다 16.4%포인트 낮고, 지난해 10월 51.8%와 12월 45.9%를 거쳐 더 내려갔다. 차트 상위 400곡의 절반 이상을 발매 1년 반이 지난 곡이 차지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두 차트의 1위는 겹치지 않고 있다. 8·9월 두 달 동안 앨범 차트 1위와 디지털 차트 1위는 각각 다른 가수에게 돌아갔는데, 같은 기간 디지털 차트 1위는 2024년 발매 후 유튜브 콘텐츠로 재조명된 리센느의 ‘러브 어택’이었다. 대형 아이돌 그룹의 신보는 발매 직후 수십만~수백만 장씩 팔리며 앨범 차트를 채우지만, 음원 차트에서는 오래된 곡이나 SNS를 통해 뒤늦게 알려진 곡과 경쟁해야 한다. 상반기 주요 아이돌 그룹이 잇따라 컴백했는데도 신곡 점유율이 정체됐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말 앨범 판매량이 1억장을 넘기더라도, 그 숫자가 케이팝 신곡이 대중에게 그만큼 들리고 있다는 뜻으로 읽히기는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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