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브레이커' 아닌 '등골프로텍터'" 요즘 10대가 빠진 '이곳' [잘파템 연구소]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6.10.29 07:00  수정 2026.10.2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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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패딩 대신 스파오 찾는 10대…학부모들 반색

경량패딩부터 먼작귀 잠옷까지…가성비·캐릭터 협업 인기

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점 내 스파오 매장에서 10대 학생들이 치이카와 협업 잠옷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생일선물로 브랜드 패딩을 사달라는데, 그게 스파오ㅋㅋㅋㅋ 아직도 때묻지 않았군."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에 올라온 한 학부모의 글이다. 중학교 2학년 딸의 생일선물로 경량패딩을 고르던 중 브랜드 제품을 사달라는 말에 긴장했지만, 정작 딸이 원한 브랜드가 스파오라는 사실에 안도했다는 것이다.


비슷한 반응은 곳곳에서 이어졌다. "유행이 스파오라 감사한 요즘", "스파오가 유행이라 다행" 등 자녀들의 달라진 브랜드 취향에 반색하는 부모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스파오를 두고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는 의미에서 '등골프로텍터', '등골 안 브레이커'라는 별명까지 등장하고 있다.


지난 27일 저녁 찾은 경기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점 내 스파오 매장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매장을 찾은 10대 고객들이었다.


인근 다른 SPA 브랜드 매장에서는 주로 20~30대 고객들이 피팅룸 앞에 줄을 서 있었지만, 스파오에서는 옷을 입어보려는 10대들의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피팅룸 앞에서 자녀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부모들의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학교를 마친 뒤 친구들과 함께 쇼핑을 나온 학생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매장에 머무른 1시간여 동안 기자를 제외한 고객 대부분이 10대 학생과 이들과 동행한 부모들이었다.


최근 초·중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일부 제품이 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스파오의 '씬라이트' 제품의 모습.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학생들이 많이 몰려있는 코너로 다가가 봤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스파오의 경량패딩 '씬라이트' 시리즈가 배치된 매대였다.


앞선 사연에서도 언급된 바로 그 패딩이다. 실제 이 패딩은 초·중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일부 제품이 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랜드월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22일까지 스파오키즈의 패딩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인기 요인 중 하나는 합리적인 가격이다. 대표 제품인 '씬라이트 여성 후드 재킷'은 5만9000원, '씬라이트 시어 후드 재킷'은 6만9900원이다.


최근 경량패딩이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


경량패딩은 간절기에는 단독 아우터로 착용하고 한겨울에는 코트나 두꺼운 패딩 안에 겹쳐 입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점 내 스파오 매장에 진열된 치이카와 협업 잠옷 상품.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이와 함께 10대들의 관심이 가장 많이 쏠린 곳은 스파오키즈 코너에 마련된 일본 인기 캐릭터 '치이카와(한국말 '먼작귀')' 협업 상품 매대였다.


치이카와는 귀여운 외모와 달리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는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도 누적 관객 2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의 흥행과 함께 관련 굿즈와 상품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스파오 역시 이러한 인기에 발맞춰 치이카와와 협업한 의류를 잇달아 선보였다.


'요정으로 변신한 먼작귀 캐릭터'를 활용한 '스파오 X 먼작귀 페어리 플라워 컬렉션'을 비롯해 수면잠옷과 퍼플리스, 후드 스웨트셔츠 등에 캐릭터 디자인을 적용한 가을·겨울(FW) 상품도 선보였다.


FW 상품인 '먼작귀 베이직 퍼플리스'는 판매 시작 1시간 만에 초도 물량이 모두 소진돼 예약 판매까지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매장에서도 치이카와 협업 상품을 구매하려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잠옷 상품이 주로 진열된 매대 앞에는 10대 학생 5명가량이 모여 캐릭터가 그려진 잠옷을 살펴보며 친구들과 어떤 제품을 구매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후 이들은 모두 각자 마음에 드는 잠옷을 골라 구매한 뒤 매장을 떠났다.


매장에는 털이 복슬복슬한 수면잠옷부터 일반 잠옷까지 다양한 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직접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해 보는 '잘파템 연구소'의 취지를 살려 기자도 치이카와 잠옷을 한 벌 구매해 보기로 했다.


매장에는 털이 복슬복슬한 수면잠옷부터 일반 잠옷까지 다양한 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수면잠옷은 상·하의 세트 기준 4만9900원이었지만, 평소 잠을 잘 때 더운 것을 싫어하는 기자는 일반 잠옷을 선택했다.


하늘색 바탕에 치이카와 캐릭터와 꽃무늬가 그려진 제품이었다. 정가는 3만9900원이었지만 행사 할인으로 1만원을 아껴 2만99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다른 SPA 브랜드 잠옷 세트의 절반 수준인 가격에 인기 캐릭터와 협업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기자가 직접 구매한 스파오의 치이카와 협업 잠옷을 착용한 모습. 하늘색 바탕에 치이카와 캐릭터와 꽃무늬가 그려진 상·하의 세트로, 할인 적용 가격은 2만9900원이었다.ⓒ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집으로 돌아온 뒤 구매한 잠옷을 직접 입어봤다.


사실 매장에서 10대 학생들과 나란히 캐릭터 잠옷을 고를 때만 해도 '이 나이에 내가 뭘 하고 있나' 싶은 생각이 잠시 들었다. 하지만 막상 집에서 잠옷을 입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파스텔톤의 하늘색 바탕에 귀여운 치이카와 캐릭터가 그려진 잠옷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디자인이었다. 평소 치이카와에 관심이 많았던 기자 역시 잠옷을 입는 것 만으로도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제서야 매장에서 만난 10대들의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매장에서 만난 15살 여학생은 "가성비가 좋기도 하고 교복이랑 함께 입기 무난한 디자인들이 많아서 스파오에서 많이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학생은 "캐릭터 협업이 많아서 캐릭터 제품 사러 많이 오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에 이랜드 스파오는 앞으로도 가족 단위 고객을 아우르는 브랜드로서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협업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매출 성장세를 지속해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이랜드월드 패션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영업이익은 29% 증가했다.


스파오의 IP 협업 상품 매출은 2024년 전년 대비 30%, 지난해에는 28%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1~6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51% 늘어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이미 팬덤이 형성된 콘텐츠와 손잡으면 고객은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브랜드에 함께 '입장'하는 존재가 된다"며 "스파오 콜라보 영역은 캐릭터·애니메이션을 넘어 스포츠 구단, 아티스트, 게임 등 한계 없이 확장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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