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빛 PD 10주기…“방송노동자 이한빛 PD로 기억”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10.28 10:20  수정 2026.10.2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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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고인의 뜻 이어 카메라 뒤 비정규직 노동환경 개선 당부

열악한 방송 제작 현장의 노동환경을 고발했던 고 이한빛 PD의 10주기를 맞아 유가족과 방송 노동자들이 모였다. 참석자들은 고인을 추모하며 비정규직과 프리랜서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변화를 이어가자고 뜻을 모았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28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6시 30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 지하 다목적홀에서 이한빛 PD 10주기 추모제 ‘현장을 바꾸는 큐사인’이 열렸다. 산재·재난참사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 방송미디어 산업 종사자 등 140여명이 참석했다.


고인의 어머니 김혜영씨는 아들을 떠나보낸 뒤 고인을 기억하는 방식도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성실하고 바르게 살고자 했던 평범한 청년이었던 아들이 부모가 추모제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이제는 아들을 ‘방송노동자 이한빛 PD’로 기억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현장의 변화와 한빛이 집착했던 카메라 뒤의 비정규직 문제 개선만이 한빛 죽음의 의미를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유가족이 바라는 변화는 달라진 방송 제작구조에서도 여전히 필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고인의 동생인 이한솔 한빛센터 운영위원은 “일터는 더 잘게 쪼개지고 종사자들은 더 흩어져서 일하고 있다”며 “먹이사슬의 최상단에는 방송사가 아닌 글로벌 플랫폼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빛센터가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방송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설 청년유니온 비상대책위원장은 프리랜서와 플랫폼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고용하면서도 책임은 피하는 구조를 짚었다. 그는 고인이 남긴 문제의식을 이제 막 사회에 진입하는 청년들의 현실과 연결하며 “일하는 모든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변화가 지금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방송계에서도 현장 개선에 대한 다짐이 이어졌다. 강호준 한국독립PD협회장은 계약직 PD와 1인 자영업자로 일해온 자신의 경험을 들며 동료들의 죽음을 돌아보고 변화를 위해 활동해온 유가족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노동착취라는 단어가 방송미디어 노동환경에서 사라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추모제는 지난 13일부터 진행된 추모주간의 마지막 행사로 마련됐다. 센터는 추모미사와 다큐멘터리 ‘원래 그런 것은 없다’ 시사회, 방송노동실태 토론회를 진행하며 고인이 남긴 문제와 현장의 변화를 돌아봤다. 추모제에서는 416합창단과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공연도 펼쳐졌다.


한편 이한빛 PD는 tvN 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로 일하던 2016년 세상을 떠났다. 이후 유가족이 출연한 보상금 전액과 CJ ENM이 출연을 약속한 기금을 토대로 2018년 1월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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