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GDP 1.0%…연간 4% 열려
민간소비 4년 반 만에 최대 감소
반도체 '나홀로 질주' 양극화 우려
올 3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연합뉴스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0% 성장하며 당초 시장 전망치를 세 배 웃돌았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도 기존 한은 전망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수출과 내수 부문 간에는 뚜렷한 온도차가 드러났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연간 성장률을 0.35%포인트(p) 끌어올리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4분기 전기 대비 성장률이 0.0%에 그치더라도 산술적으로 연간 성장률은 3.6%가 나온다"며 "4분기에 1.4% 이상 나온다면 연간 4%대 성장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성장세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제조업이 이끌었다.
컴퓨터·전자·광학기기의 성장 기여율은 약 60%로 추정되며, 이 중 절반가량을 반도체가 차지했다.
AI 투자 수요 확대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새로운 성장 경로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약 40년 만에 2년 연속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까지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던 것과 대비된다.
정부는 잠재성장률을 3%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으며, 한은도 연말 전 자체 추계한 잠재성장률을 공개할 예정이다.
반면 내수 지표인 민간소비는 큰 폭으로 위축됐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한은은 올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민간소비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국장은 "금융서비스 소비는 주식시장 조정이 어느 정도에서 일단락되느냐에 달려 있는데, 4분기에 조정이 마무리된다면 소비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1분기 성과급 지급에 따른 가계소득 증가와 최근 중동 불안으로 상승한 국제유가의 안정 여부, 환율 하락에 따른 수입물가 안정 등이 향후 소비 여력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표상 나타난 성장률 반등이 국민의 실제 체감경기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현재 반도체 산업은 수출과 설비투자 확대를 주도하고 있으나 가격 상승 요인이 크고, 산업 특성상 고용 유발 효과가 크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반도체 호조가 지속되며 경제 내 비중은 커지고 있지만 전체 성장 기여도 측면에서는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배경이다.
수출 중심의 성장이 가계 일자리와 소득으로 충분히 파급되지 못할 경우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향후 성장 국면에서 내수의 지지력과 소득 격차 문제를 주요 변수로 꼽는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간 성장률은 2026년 3% 중후반, 2027년 3% 내외로 상향될 것"이라며 "수출 기저효과로 순수출 성장 기여도는 악화되겠으나 반도체 투자 확대와 가계소득 개선이 내수 성장 지지력을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재현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수출은 올해 연말부터 둔화돼 2028년 초에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여전히 높아 내년에도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양호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반도체 업종 중심의 임금 상승세로 계층 간 소득 격차는 더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법인세로 확보한 세수를 이전지출 형태로 저소득층에 지급할 경우 저소득층 소비도 일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