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면 또 1년”…분당 재건축 순번에 추진위 ‘촉각’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10.23 07:26  수정 2026.10.23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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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물량 5배 몰린 재건축 수요…기준 공개·기존 제안서 활용 요구

예비 특별정비구역 5000→8000가구 확대 목소리

연간 물량 제한 폐지 요구도…이주대책 놓고 시각차

분당 노후계획도시 전경.ⓒ성남시 제공

재건축 수요가 높은 분당에서 2차 특별정비구역 선정이 마무리된 가운데 탈락 단지들이 후속 선정을 위해 벌써부터 분주한 모습이다.


연간 정비 물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순번이 밀리면 재건축 착수 시점도 늦어지는 만큼 선정 기준 공개와 신청 부담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남시는 지난 15일 분당 2차 특별정비구역으로 시범단지1(4200가구), 파크타운(3025가구), 푸른마을(2598가구), 한솔마을1·2·3단지(1872가구), 이매촌(1734가구) 등 5곳, 총 1만3429가구를 선정했다.


올해 선정에는 50개 구역, 6만6037가구가 신청했다. 신청 물량이 선정 규모의 약 5배에 달할 정도로 재건축 수요가 몰리면서 탈락 단지들은 다음 선정을 기약하게 됐다.


특히 재건축 추진 속도가 아파트값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선정 결과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


연간 정비 물량에 따라 순차적으로 사업이 추진되는 구조여서 후순위로 밀릴수록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탈락 단지들을 중심으로 선정 기준과 평가 결과를 공개해달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성남시는 지난 21일 분당 특별정비예정구역 추진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주민간담회를 열고 올해 특별정비구역 선정·평가 과정과 내년 선정 계획 등을 설명했다.


성남시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1만가구 규모의 특별정비구역을 지정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2028~2030년에는 연간 물량의 절반인 5000가구를 예비 특별정비구역으로 관리해 매번 선정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나머지 5000가구는 신규 신청 단지에도 기회를 열어두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주민들은 예비 특별정비구역 물량을 5000가구에서 8000가구로 확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미 상당 기간 재건축을 준비했고 올해 평가까지 받은 단지들은 기존 제출 자료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후속 선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실제로 분당재건축연합회는 간담회 이후 성남시에 ‘분당 노후계획도시 특별정비구역 지정 관련 행정 개선 요구의 건’ 공문을 보내 기존 특별정비구역 지정 제안서를 활용해 후속 구역 지정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연간 정비 물량 제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진다. 재건축 추진 의지가 높은 단지들이 많지만 연간 지정 물량에 막혀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성남시 관계자는 “연간 물량 폐지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에도 건의하고 논의는 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연간 물량을 제한하는 주요 배경은 이주 수요 관리다. 여러 단지가 동시에 재건축에 나서면 이주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주변 전월세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실거주 중심의 부동산 정책으로 전세 매물이 줄고 전셋값이 오르는 상황도 이주 수요 대응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주대책은 정비구역 반경 10km 내로 해서 자연적으로 흡수되는 걸로 발표된 바 있다”며 “별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은 “1기 신도시 재건축은 계획 물량도 제대로 추진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물량을 더 풀어주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며 “집주인들은 빠르게 재건축하는 것이 좋겠지만 세입자 등 이주 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이주 단지를 먼저 조성하고 사업을 추진한다”며 “거주자들이 철거가 시작됐을 때 어디로 갈 수 있을지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주민들은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되더라도 단지별 사업 여건과 추진 속도에 따라 실제 이주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시차가 발생하는 만큼 구역 지정 단계부터 일률적으로 물량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분당재건축연합회 관계자는 “재건축 물량은 이주나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때 조절하는 것이 제대로 된 도시관리라고 생각한다”며 “이주 때 물량을 조절하면 전세대란 문제를 피해갈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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