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채·건설부진은 제약 요인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관람객들이 SK하이닉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뉴시스
반도체 경기 호황에 힘입은 기업 실적 개선이 내년부터 민간소비 회복세로 본격 파급될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다만 가계부채 누증과 건설경기 침체, 최근 증시 조정 등은 소비 회복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주요 복병으로 지목됐다.
22일 한은 조사국 경기동향팀이 발표한 ' '10월 경제상황 평가 이슈분석: 향후 민간소비의 회복 여건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민간소비가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하고 있지만 올 3분기 들어서는 회복 강도가 다소 약해졌다.
품목 및 계층별 회복 격차가 크고 지출 증가 품목 비중을 나타내는 '소비확산지수' 역시 팬데믹 전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향후 소비 회복의 강도와 지속성이 반도체 경기 호조의 혜택이 가계 부문으로 얼마나 넓게 확산되는지에 달려 있다며 세 가지 핵심 경로를 제시했다.
첫째는 '소득 경로'다.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요 업종의 실적 개선으로 내년 지급될 특별성과급 규모는 올해의 약 6배에 달하는 60조~70조원으로 추정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만 내년 1분기 중 약 60조원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시소득 증가에 따른 내구재 및 여가 관련 서비스 소비 확대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양대 반도체 기업의 주주환원 확대로 약 11조원에 달하는 배당소득이 가계에 유입되는 점도 소비를 뒷받침할 요인으로 꼽혔다.
반도체 호조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의 법인세 납부 비중이 크게 늘면서 정부 재정 여력이 커진 것도 소비 회복을 이끌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24년 2.2%에서 올해 상반기 22.7%로 급증하면서 정부 재정여력이 크게 확충됐다.
이에 따라 2027년도 총예산안 중 연금 수급자, 양육 가구, 취약계층 등 가계로 직접 향하는 이전지출 순증액이 약 2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7월 이후 이어진 원·달러 환율 하락 역시 수입물가 안정을 통해 가계 실질구매력을 약 0.35% 개선할 것으로 계산됐다.
특히 소득 대비 필수 소비 비중이 높은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소비 회복을 구조적으로 제약하는 요인들도 산재해 있다.
부채보유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비율과 원리금 상환 부담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어 가계의 지출 여력을 압박하고 있다.
또한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에 따른 가구·가전 등 내구재 소비 둔화와 건설업 취업자 수 감소, 최근 주가 조정에 따른 '역자산효과' 등도 소비 확산을 가로막는 리스크로 지목됐다.
신 과장은 "성과급과 배당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정부 이전지출 확대와 환율 하락은 중·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을 높여 내년으로 갈수록 가계 전반의 회복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가계부채와 주택건설 경기 부진 등 하방 요인들이 회복 속도를 제약할 수 있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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