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MLCC 수요에 힘입어
상반기에만 주가 756% 올라
PCB 가격 상승까지 이어지는 흐름
"국내 기판 업체에 긍정적 신호"
지난 9월 4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22회 국제 첨단 반도체 기판 및 패키징 산업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삼성전기 부스에서 반도체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인공지능(AI) 슈퍼 사이클이 기판 시장의 공급자 우위 국면을 강화하고 있다.
AI 관련 고성능 반도체는 물론 범용 반도체 수요까지 빠르게 늘면서 관련 기판 단가도 줄줄이 상승하는 추세다.
'큰형님' 삼성전기가 단가 상승의 물꼬를 튼 만큼, 투자자 입장에선 관련 기업들의 추가 이익 성장 가능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215.27포인트(3.73%) 하락한 5552.74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기는 1.54% 내린 115만2000원에 마감했지만, 장중 한때 121만5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글로벌 대형기업과 약 3605억원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용 패키지 기판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다는 지난 19일 공시가 하방 압력을 일부 상쇄한 모양새다.
권민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 증가에 따라 메모리 기판의 수요 강도가 높아지며 이례적으로 공급 계약 체결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최근 AI 관련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기판 수요는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지만, 폭발적 반도체 수요로 요약되는 AI 설비투자는 승자가 판가름 나기 전까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기판은 반도체와 전자제품의 메인보드를 잇는 가교역할을 한다. 고성능 반도체든 범용 반도체든 기판 없이는 성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AI 관련 기판은 크게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인쇄회로기판(PCB)으로 구분지을 수 있다.
지난해부터 기판 업계는 전기를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MLCC 관련 폭발적 수요 덕을 톡톡히 봤다.
특히 AI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연산 부하에 따라 전류 수요가 순간적으로 달라지는 만큼, 전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주는 MLCC 역할이 중요하다.
MLCC 강자인 삼성전기가 올해 상반기에만 756.47% 상승한 배경이다.
주목할 대목은 기판 수요가 PCB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성능 메모리에 집중됐던 AI 관련 수요가 범용 메모리로 확장되는 흐름이 기판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특히 서버 및 AI용 고부가 상품용 FC-BGA 기판과 일반 메모리용 BT 기판 관련 수요가 나란히 증가하며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BT 계열 기판에서도 처음으로 공급계약이 공시되며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의 전환이 확인됐다"며 "시장 우려와 달리 BT 계열 기판에서도 추가 판가 인상 여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주목할 부분은 가격 상승 배경"이라며 "지난 4월에도 업계 전반에 걸쳐 10% 수준의 메모리 패키지 판가 인상이 있었으나, 재료비 부담을 전가하는 성격이었다. 이번에는 타이트한 수급이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업계 선두주자인 삼성전기가 단가를 높여 장기계약을 체결한 만큼, 국내 관련 기업들도 개선된 조건으로 제품 공급에 나설 거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양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공급계약은 메모리향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판 업체에 긍정적인 신호"라며 "대덕전자, 심텍, 코리아써키트 등 국내 주요 업체들도 추가 판가 인상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실적 추정치의 추가 상향 여력도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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