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보안 구멍에 가계부채까지…5대 은행장 '진땀'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10.19 17:50  수정 2026.10.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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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해 인지에만 80시간" 늑장 대응

가산금리 인하 '풍선효과' 비판도

'셀프 정년 연장' 참호형 지배구조 질타

이환주 KB국민은행장(왼쪽부터),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마치고 자리에 앉고 있다.ⓒ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장들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일제히 증인으로 출석해 사과했다.


최근 불거진 해킹 보안 사고와 대출 금리 꼼수 인상,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를 두고 여야 의원들의 거센 질타가 쏟아졌다.


19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는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출석했다.


당초 쟁점이었던 AI 해킹 사태 외에도 가계대출 관리와 가산금리 산정, CEO 승계 등 다방면에서 집중 포화가 쏟아졌다.


이날 은행장들은 최근 발생한 침해 사고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일제히 대국민 사과를 표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신뢰를 기본으로 해야 하는 금융기관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해 국민 여러분께 염려를 끼친 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AI 해킹 위협에 맞춰 보안 시스템 역시 AI 기반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예산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유출 규모가 컸던 신한은행의 정상혁 행장 역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수수료 면제를 진행하고 고객 동의를 거쳐 금융안심보험에 가입하는 등 피해 예방에 힘쓰고 있다"며 "향후 피해가 발생하면 전액 배상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출 피해를 피한 정진환 우리은행장은 "운이 좋았을 뿐 매일 200건의 해킹 시도가 들어온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고 답했고,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2022년 도입한 차세대 통합 관제 시스템을 고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사과와 별개로 사고 초기 늑장 대응에 대한 의원들의 거센 질타도 있었다.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B국민은행이 가장 먼저 공격받았음에도 첫 침입 후 최종 확인까지 80시간이나 걸렸다"고 꼬집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은행은 지정된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통한 인증 체계를 운영했고, 농협은행은 외부에 노출된 별도 대출모집인용 시스템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보안 효과가 확인되면 금융권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 금융권 해킹 공격 관련 노출 표면에 대해 전수조사를 다시 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비공식적 가계대출 총량 규제도 도마에 올랐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시중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정식 문서가 아닌 구두 창구 지도로 배정받는다는 점을 짚었다.


조 의원은 "금융기관의 영업행위를 법적 근거도 없이 방해하고 있다"며 "백번 양보해서 금융건전성 관리는 맞지만 총량규제까지 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총량을 규제할 수 있다면 논리를 뒤집으면 은행이 하고자 하는 총량을 넘어 그 이상으로 대출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명확한 근거 조항을 대지 못한 채 "오래 지속된 방식이며 정책 차원의 집행"이라고 해명했다.


은행들이 지난 7월 시행된 은행법 개정안을 우회해 이익을 챙겼다는 추궁도 이어졌다.


은행법 개정안은 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 지급준비금, 예금자보험료,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 등 일부 법적 비용을 가산금리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한 법안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반기 44조4000억원의 이자수익을 거둔 은행들이 법 시행 후 가산금리를 내리는 척하며 우대금리를 대폭 낮췄다"며 "이것이 바로 풍선효과로 대국민 기망 아니냐"고 비판했다.


민 의원 분석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우대금리를 각각 0.31%포인트(p), 0.61%p 축소해 마진을 0.23%p, 0.35%p 늘렸다.


민 의원은 자체 점검 위반 시 영업정지가 가능함을 경고하며 점검 결과 제출을 요구했다.


금융지주의 폐쇄적 '이너서클' 지배구조도 집중 추궁 대상이 됐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월 금감원 제재를 언급하며 "하나은행 임추위가 지주 임추위의 들러리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을 앞두고 이사회가 사전 안건 통지도 없이 연령 제한 규정을 개정해 임기를 연장한 '셀프 정년 연장'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임기·연령 제한 규정을 회사 자율인 내부 규정이 아닌 주주가 통제하는 정관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부 후보 당일 배포 등 주먹구구식 승계 절차에 대해서도 쇄신을 요구했다.


이 원장은 "금융사 지배구조법을 개선 과정에 이 부분도 반영하도록 금융위하고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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