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빚 210조 한전…전기요금 인상론 재점화

정다운 기자 (sanae@dailian.co.kr)

입력 2026.10.19 17:32  수정 2026.10.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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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사장 “최소한 요금 인상 필요”

한전채 발행한도 5배→2배로 축소

25조원 선납 무산…호남팹 2단계 미정

AI 데이터센터 별도 요금제 검토

김정호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반도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시급한 가운데 한국전력이 전력망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1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한전채 발행한도 축소에 따른 재원 조달 대책을 집중 질의했다.


이 의원은 "사채 발행 못 하면 어떻게 충당할 것이냐"며 재원 확보 방안을 따져 물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전력망 건설비를 외부 차입에 계속 의존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최소한의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전의 올해 상반기 말 연결부채는 210조원을 넘어섰고 부채비율은 약 400%에 달한다. 2027년 말 한전채 발행한도 확대 특례가 종료되면 발행한도는 현행 5배에서 2배로 축소된다.


한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제안한 25조원 규모의 전기요금 선납이 무산된 배경도 재차 조명됐다. 이 의원은 두 기업에 5년 치 전기요금을 미리 납부하도록 요청한 사유를 추궁했다.


김 사장은 선납 제안이 "재원조달 다각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거절한 이유로는 향후 5년간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공급 계획도 도마에 올랐다. 1단계 전력망 구축비는 1조4000억원으로 한전 부담은 20% 이내다. 하지만 2단계 사업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 의원은 기존 송전망에서 1단계 공급분 약 3GW를 끌어올 경우 수도권 등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전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수도권에 대신 대체 공급이 또 있어야 될 것 아니겠느냐"며 공급 안정성을 따져 물었다.


김 사장은 "전력망은 전국 단일망"이라며 특정 발전소에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로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구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동기조상기 등 계통 안정화 설비도 연차별로 확충할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 전기요금 문제도 제기됐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상황을 거론하며 국내 전력공급 여건과 요금 경쟁력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현재 AI 데이터센터에 일반용 전기요금이 적용되는 점을 짚고 산업용 또는 새로운 요금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기존 요금체계와 전력계통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신속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데이터센터가 전력계통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안정성을 확보하되, 전기요금은 경쟁력을 보장해 주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기후부는 한전 및 관계부처와 요금체계 개편을 협의하고 있다.


한전의 재무개선 실효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한전이 2022년부터 5년 연속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된 점을 짚었다. 특히 2023년 부채비율 목표를 당초 359%에서 779%로 높여 재무개선 목표를 달성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김 사장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약 15조원의 재무개선 성과를 거뒀다고 답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연료비가 전기요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부채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여당 의원들도 전력망 투자 재원과 계통 안정성 문제를 짚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른 2038년까지 송배전 투자비가 약 113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추가 전력수요에 대응할 재원 확보 방안을 질의했다.


김 사장은 "정부와 전기요금 인상을 구체적으로 협의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의 전기요금 인상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주영 의원은 지난해 스페인·포르투갈 대정전을 거론하며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계통 안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한전 자료상 재생에너지 접속용량 41.1GW 가운데 배전망에 연결된 설비는 30.7GW로 약 75%를 차지한다. 지난해 과전압 관련 사례도 5만5000건 발생했다.


김 의원은 호남지역에서 과전압이나 전압 변동으로 태양광 인버터가 연쇄적으로 계통에서 이탈할 가능성을 짚으며 한전의 대응체계 점검을 요구했다.


그는 "한전에서도 이런 문제에 대한 준비들을 다 해야 된다"며 "계통 불안으로 정전이 발생할 경우 결국 한전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전은 태양광 인버터 성능 개선과 동기조상기 등 계통 안정화 설비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아직 재생에너지 비중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큰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지금부터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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