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명 정원 요양시설…입소율 약 90%
초저상 침대·공용거실, 생활편의 고려
주간보호·재활서비스까지 돌봄 확대
KB골든라이프케어가 지난해 9월 경기 수원시에 문을 연 광교빌리지는 정원 180명 규모의 대형 요양시설로 현재 입소율이 약 90%에 달한다.ⓒKB라이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보험사들이 요양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모습이다. 단순 보험 상품을 넘어 직접 요양시설을 운영하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지만, 사업 안착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보험사 요양사업의 가능성과 한계를 살펴보고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노후 돌봄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경기 수원시 KB골든라이프케어 광교빌리지의 한 생활실.
침대 매트리스는 바닥 가까이 낮게 깔려있고, 커다란 창으로는 자연광이 들어왔다.
침대 높이를 약 21㎝까지 낮출 수 있도록 한 것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낙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화장실에는 미끄럼 방지 타일을 적용하고 기존 시설보다 공간을 넓혀 이동 편의성을 높였다.
대형 요양시설이지만 생활공간 곳곳에는 어르신들이 익숙한 일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 설계가 눈에 띄었다.
지난 7일 기자가 방문한 광교빌리지는 KB라이프의 요양사업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가 지난해 9월 15일 문을 연 시설이다.
정원 180명 규모로, KB골든라이프케어가 운영하는 요양시설 가운데 가장 크다.
현재 입소율은 약 90%다. 80명 정원의 1인실은 모두 찼으며 100명 정원의 2인실도 입소가 이어지고 있다.
시설 내부는 여러 입소자가 함께 생활하는 공용 거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거실에는 어르신마다 지정된 좌석도 마련돼 있다. 식사와 간식을 먹거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거실에서 밥과 국을 준비하도록 한 방식이다.
조아영 KB골든라이프케어 광교빌리지 원장은 "거실에서 밥과 국을 조리하는 것은 단순히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음식 냄새를 통해 어르신들이 실제 가정과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공간 구성에는 요양시설에서도 집처럼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려는 '유니트케어' 개념이 반영됐다.
어르신들이 각자의 방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거실에서 함께 식사하고 활동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 광교빌리지의 1인실은 어르신들의 안전과 생활 편의를 고려해 초저상 침대와 넓은 화장실 등을 갖췄다.ⓒKB라이프
개인 생활공간에도 세심한 설계가 적용됐다.
1인실은 약 4.6평, 2인실은 약 6.2평 규모다. 2인실은 함께 생활하는 입소자들이 각자 조명을 조절할 수 있도록 전등을 좌우로 나눠 설치했다.
바닥난방도 갖췄으며 창문을 크게 내 실내에서도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요양시설을 떠올렸을 때의 답답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생활실마다 모습도 달랐다. 일부 방에는 전자피아노가 놓여 있었고 컴퓨터와 책상을 두고 개인적인 활동을 이어가는 입소자도 있었다.
조 원장은 "요양시설에 입소하더라도 이전에 즐기던 취미나 생활방식까지 바꿀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일부 입소자는 광교빌리지로 주민등록상 주소까지 옮겼다. 요양시설에서도 전입신고가 가능한 만큼 실제 생활하는 공간을 새로운 거주지로 삼은 사례다.
단순히 돌봄을 받기 위해 머무는 시설을 넘어 자신의 집처럼 생활하는 공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공용 공간뿐 아니라 옥상도 어르신들의 생활공간으로 활용된다.
KB골든라이프케어 광교빌리지는 입소 어르신들이 시설 안에서도 산책과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옥상정원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데일리안 김민환 기자
옥상에는 정원이 조성돼 있어 어르신들이 산책하거나 바깥 공기를 쐴 수 있다. 한편에서는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야유회라도 나온 듯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평일인데도 광교빌리지를 찾는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과 가까운 입지 덕분에 가족들이 자주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인근에는 아주대학교병원과 성빈센트병원, 동수원병원 등 의료기관도 자리해 응급 상황 발생 시 의료기관으로 이동하기에도 유리하다.
요양시설의 입지가 단순한 교통 편의를 넘어 가족과의 교류와 의료 접근성까지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셈이다.
광교빌리지는 입소형 요양시설 외에 주간보호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정원 21명 규모의 주간보호센터에는 요양보호사 4명과 사회복지사 2명, 운전원 1명, 간호조무사 1명이 배치돼 있다.
어르신들이 낮 동안 돌봄서비스를 이용한 뒤 귀가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시설이다.
재활서비스에는 물리치료사 2명과 작업치료사 1명이 참여한다. 치료사 3명이 한 조를 이뤄 어르신들의 신체 기능 유지와 회복을 돕는다.
이처럼 생활공간과 돌봄서비스를 함께 갖춘 대형 요양시설이 등장하는 것은 요양시장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과거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시설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보험사 등 기업이 직접 시설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광교빌리지 역시 KB골든라이프케어가 서울에서 쌓은 요양시설 운영 경험을 경기 지역으로 확대한 사례다.
시설 규모가 커지는 만큼 중요한 것은 입소자들이 기존의 생활방식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느냐다.
거실에서 함께 식사하고 개인 공간에서 취미를 이어가는 광교빌리지의 모습은 대형 요양시설이 지향하는 '집 같은 돌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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