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다시 한 번”…테슬라·BMW 쫓는 벤츠, 승부수는 ‘CLA·GLC’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10.19 17:00  수정 2026.10.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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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디 올-뉴 일렉트릭 CLA’ 및 ‘디 올-뉴 일렉트릭 GLC’ 출시

EQ 대신 익숙한 차명에 ‘일렉트릭’…전동화 전략 재정비

CLA 전기차, 하이브리드보다도 낮은 가격…GLC는 첨단 기술로 승부

두 차종 사전계약 약 3500건…11월 중순 고객 인도

디 올-뉴 일렉트릭 CLAⓒ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가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 다시 한 번 승부수를 던졌다. 전기차 전용 브랜드 EQ를 앞세웠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동화 기술을 입힌 CLA와 GLC 전기 모델을 선보이면서다.


CLA는 동급 마일드 하이브리드보다도 낮은 가격으로 구매 문턱을 낮추고, GLC는 새 전용 플랫폼과 첨단 주행 보조 기술로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한다. 이름과 디자인부터 가격, 소프트웨어까지 재정비해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19일 신형 CLA와 GLC의 순수 전기 모델인 ‘디 올-뉴 일렉트릭 CLA’ 및 ‘디 올-뉴 일렉트릭 GLC’를 국내에 공개하고 공식 출시했다.


두 차종은 각각 차세대 차량 아키텍처인 MMA와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 MB.EA를 처음 적용한 모델이다. 자체 개발한 차량 운영체제 MB.OS도 탑재해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전환을 동시에 이끄는 임무를 맡았다.


쉬린 에미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는 “두 모델은 벤츠가 쌓아온 브랜드 가치에 차세대 전동화 기술을 집약한 핵심 모델”이라며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수요에 부합하는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출시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이름이다. 기존에는 EQA·EQE·EQS 등 별도 이름으로 전기차를 구분했다면, 앞으로는 기존 차명에 ‘일렉트릭’을 붙이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소비자가 익숙한 차종 안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 등 원하는 동력원을 고르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김은중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품·세일즈 부문 총괄 부사장은 “전동화 도입 초기에는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브랜딩이 필요했다”며 “전동화가 이미 많이 진행된 상황에서 그런 구분을 두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시장 성숙도에 따른 대응 전략의 변화”라고 설명했다.


쉬린 에미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

벤츠가 전기차 전략을 재정비하는 배경에는 달라진 수입차 시장의 경쟁 구도가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에서 전기차는 1만8181대로 전체의 52.1%를 차지했다. 테슬라는 같은 달 1만2372대를 판매해 BMW와 벤츠의 전체 판매량을 합친 수치를 넘어섰다. 전기차 경쟁력이 수입차 시장 전체의 판도를 바꾸는 변수가 된 셈이다.


오랜 경쟁자인 BMW도 국내에서 전기차 판매가 눈에 띄게 늘고있다. 올해 1~9월 국내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668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6% 증가했다. 테슬라가 판매 규모를 키우는 가운데 BMW까지 프리미엄 전기차 수요를 흡수하면서, 벤츠로서도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E클래스와 S클래스 등 기존 주력 차종의 경쟁력을 전기차로 이어가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에미라 사장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전동화에 속도를 내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며 “더 많은 한국 고객이 프리미엄 전기차를 탈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디 올-뉴 일렉트릭 GLCⓒ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벤츠의 전기차 재도전을 이끄는 첫 모델들인만큼, 두 모델의 경쟁력도 확실히 했다. BMW, 아우디, 테슬라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강력한 전기차 경쟁 모델을 내놓고 있는 만큼 확실한 이점이 있어야 선택받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LA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가격이다. 출시 가격은 5290만~6770만원으로, CLA 220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700만원이나 저렴하다. 내연기관 모델보다 전기차 모델의 가격이 저렴한 것은 이례적이다. 전기차 구매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을 대폭 줄여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먼저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김 부사장은 “소형 차급의 전동화를 위해서는 조금 더 공격적인 포지셔닝이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었다”며 “마일드 하이브리드도 좋은 차지만 아무래도 관심이 전기차로 몰리지 않을까 예측하면서 가격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CLA는 가격과 주행거리 수요에 따라 배터리를 나눴다. CLA 200에는 58kWh 리튬인산철 배터리, CLA 250+에는 85kWh 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적용했다. 국내 인증 기준 주행거리는 각각 342㎞와 474㎞다. 두 모델 모두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20~22분이 걸린다.


디 올-뉴 일렉트릭 GLC 인테리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브랜드 대표모델 중 하나인 GLC는 기술과 공간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했다. 국내에는 GLC 300 4매틱 일렉트릭 론치 에디션 2종을 먼저 선보이고, 가격은 9000만원과 9480만원이다. 기존 내연기관 GLC보다 휠베이스를 84㎜ 늘리고 39.1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했으며, 상위 트림에는 에어 서스펜션과 최대 4.5도의 후륜 조향 기능도 넣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향후 주행 보조 기능을 확대할 기반을 완전히 갖췄다는 점이다. 벤츠는 고도화된 주행 보조 시스템인 ‘MB.드라이브 어시스트 프로’를 국내 규제 여건과 기술 검증을 전제로 2027년 안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LC에는 이에 필요한 카메라 10개 등 하드웨어가 전부 탑재된 상황이다.


김 부사장은 “GLC는 카메라 10개가 모두 탑재돼 하드웨어가 준비된 상태”라며 “업데이트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규제 여건이 마련됐을 때 안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CLA는 하드웨어가 탑재되지 않았다. 상위 차급부터 하드웨어를 준비하며 차이를 뒀다”며 “CLA도 고속도로에서 알아서 차선 변경을 하는 등의 기능은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두 차종에 공통 적용한 MB.OS는 인포테인먼트부터 주행 보조, 차체·편의 기능, 주행·충전까지 차량의 주요 영역을 통합 제어한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원하며 국내 고객을 위한 티맵 오토 내비게이션과 각종 콘텐츠 서비스도 제공한다.


챗GPT가 탑재된 한국어 음성 서비스 완성도도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음성인식과 챗GPT 관련 기능은 개발팀과 협력해 국내 서비스에 맞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초기 관심은 확보했다. CLA 전기차는 지난 9월 사전계약을 시작한 이후 약 1000건, GLC 전기차는 지난 7월부터 약 2500건의 계약을 기록했다. 고객 인도는 두 차종 모두 11월 중순부터 시작한다.


김 부사장은 “한국은 최근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그 흐름에 맞는 차량을 빠르게 선보이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며 “CLA와 GLC가 그 시작점으로, 앞으로도 신차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전동화 흐름을 따라가고 나아가 앞서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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