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보다 이자 더 내는 세입자…총량 규제에 말라붙은 ‘전세대출’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10.19 15:27  수정 2026.10.1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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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집단대출 ‘껑충’, 전세대출 ‘뚝’

세입자 이자부담 ‘쑥’…월 평균 21만원

전세품귀, 무주택 주거 사다리 ‘흔들’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지난 5월 말 대비 2.1% 줄어든 반면, 집단대출은 2.0% 늘었다.ⓒ연합뉴스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은 물론 전세 여건도 악화하는 모습이다.


신규 분양 관련 집단대출은 총량 규제에서 별도 관리하면서 덩치가 커지는 반면, 실질적인 서민 주거와 직결되는 전세대출은 가파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세대출 잔액은 119조757억원으로 5월 말 121조6375억원 대비 2.1% 감소했다.


전세대출은 지난해 9월부터 올 9월까지 13개월째 감소세다.


지난해 9월 말 123조6915억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전세대출 잔액은 4조6000억원 이상 빠졌다.


반면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집단대출 잔액은 146조7289억원에서 149조6781억원으로 2.0% 증가했다.


전세 세입자의 이자 부담은 불어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과 가계동향 자료 등에 따르면 올 2분기 전세가구 월 평균 이자 비용은 21만1965원이다.


통계가 개편된 2019년 2분기 대비 144.2%(12만5172원)나 뛰었다.


자가가구의 이자 비용은 같은 기준 10만1754원에서 16만9041원으로 66.1% 증가했다.


이자 비용은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신용대출, 학자금대출, 신용카드 연체 이자 등도 포함된다.


전세가구의 주거비 외 생활자금 마련을 위해 부담하는 이자도 영향을 미쳤을 거란 분석이다.


이자 부담 증가 속도는 가계 소득 증가세를 앞질렀다. 2분기 전세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568만5337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34.1% 확대됐다.


처분가능소득은 31.2% 늘어 이자 비용 증가율인 144.2%에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따라 벌어들인 소득에서 이자 상환에 쓰는 돈의 비중은 커졌다. 2분기 기준 2019년 2.0%였던 소득 대비 이자 비용 비중은 올 2분기 3.7%로 높아졌다.


전세 세입자의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은 수도권과 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출 규제가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지난해 7월 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대출 보증비율이 80%로 조정됐고, 이후 10월부터는 유주택자의 전세대출에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적용됐다.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월세 선호가 커진 것도 한몫한다.


실거주 의무를 강화한 대출 규제와 세 부담 등이 맞물리면서 집주인들은 목돈보다 다달이 임대 수익을 거두는 것으로 돌아섰다.


주택공급 부족에 따른 전셋값 급등으로 계약 갱신 시점에 인상분을 한꺼번에 마련하기 어려운 세입자들 역시 전세 대신 월세를 택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전세거래량은 1년 전보다 17.7% 줄어든 5만9749건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18.4% 빠진 1만7921건 수준이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2만950건으로 올 초 대비 9.2% 줄었고, 경기는 1만7745건에서 1만2770건으로 28.1% 축소됐다.


올 들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8.6% 뛰었다.


금융권에선 무주택 세입자의 주거 비용 부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집주인은 물론 세입자의 월세 선호가 커지면서 전세대출 잔액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대출도 가계대출 총량에 포함되는데, 이는 줄어들고 집단대출만 늘어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무주택 서민 주거 안정을 강조하는 만큼 대출 규제의 기계적인 잣대를 들이대기보다 차주별 맞춤형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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