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달러 규모 계약 2029년 11월까지 연장
美 장기금리 상승·日 통화정책 정상화에 변동성 확대
시장 불안 완화 기대…환율 하락 효과 제한적
"외환보유액 관리·외국인 투자환경 개선 등 병행해야"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퀸시리킷 컨벤션센터에서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장관과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재정경제부
한국과 일본이 1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3년 연장하면서 원·달러 환율과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과 일본의 통화 긴축으로 글로벌 자금 흐름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외환안전망 유지가 실제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5일 태국 방콕에서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장관과 만나 한일 통화스와프 연장에 합의했다.
이번 연장으로 오는 11월 만료 예정이던 통화스와프 계약은 2029년 11월까지 유지된다. 계약 규모는 기존과 같은 100억 달러다.
양국은 충분한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통화스와프가 한일 금융협력과 공조의 상징이라는 점도 계약 연장 결정에 반영됐다.
통화스와프는 양국이 약정에 따라 자국 통화를 상대국 통화와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이다. 외환시장 불안 등으로 달러 조달이 어려워질 때 활용할 수 있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이번 연장은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과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맞물린 상황에서 이뤄졌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5.09%를 기록했다.
지난 8월 말 4.75%였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9월 들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5%를 웃돌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 국채 금리 상승은 글로벌 달러 조달 비용을 높여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달러 자산 선호가 강해지면 원화 약세 압력도 커질 수 있다.
일본은행이 지난 9월 정책금리를 1.25%로 인상하면서 글로벌 자금 흐름에도 변수가 더해졌다.
일본 내 투자 수익률이 높아지면 해외에 투자했던 일본 자금이 자국으로 돌아갈 유인이 커진다.
이 같은 자금 이동은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하고 원화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연장은 비상시 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 경로를 유지했다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통화스와프가 실제로 활용되지 않더라도 외환시장 불안이 커졌을 때 대응할 수단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시장 심리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통화스와프 연장이 곧바로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계약 연장만으로 100억 달러가 외환시장에 즉시 공급되는 것은 아닌 만큼, 실제 자금 인출과 공급이 이뤄져야 달러 유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통화스와프 연장이 외환시장 불안을 완화할 수 있지만 환율 안정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100억 달러는 외환시장 규모에 비해 제한적이기 때문에 통화스와프만으로 환율을 크게 낮추기는 어렵다"며 "미국 금리와 달러 강세, 외국인 자금 흐름 등 요인이 환율을 결정하는 만큼, 환율 안정을 위해선 외환시장 신뢰 회복과 경제 펀더멘털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 스와프는 위기 시 달러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환시장 불안 완화, 채권·주식시장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일본의 통화 긴축으로 달러 강세와 글로벌 자금 이동이 이어지면 외국인 자금 이탈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일 통화스와프는 평상시 달러를 시장에 직접 공급하는 제도가 아니라 필요할 때 유동성을 확보하는 장치"라며 "정부는 외환보유액 관리와 재정건전성 확보, 수출 경쟁력 강화,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