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 44년 만에 'DK센텔리안'으로 사명 변경
영문 이니셜 원조 'JW홀딩스'…글로벌 도약 취지
"GC녹십자·HK이노엔 등 영문 활용 사례 늘 것"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보수적 색채가 강한 전통 제약업계에도 사명에 영문 이니셜을 넣거나 아예 사명을 해외 지향으로 바꾸는 사례가 하나둘씩 늘고 있다. ‘JW’중외제약, ‘GC’녹십자, ‘HK’이노엔에 이어 최근엔 동국제약까지 ‘DK센텔리안'으로 간판을 바꾸며 대열에 합류한다.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까지 외연을 넓히면서 영문 이니셜을 활용해 글로벌 진입 장벽을 낮추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내달 27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DK센텔리안’으로 바꾸는 정관 변경안을 처리한다. 1982년 동국제약으로 간판을 바꿔단 이후 44년 만에 사명 변경에 나서는 것이다.
동국의 이니셜인 ‘DK’에는 제약사로 쌓아온 역사와 과학적 신뢰를 담는다. 여기에 새 먹거리로 제 2의 전성기를 견인해 온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로 미래 가치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를 더했다. 프랑스 제약사의 상처치료제 '마데카솔'을 수입해 판매하던 무역회사에서 시작해 전통 제약사를 거쳐 건강과 미용(Health & Beauty) 영역까지 발을 넓히는 셈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동국제약 매출에서 화장품 및 기타 의약품 비중은 40.80%까지 확대됐다.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가 흥행한 덕분이다. 성장세는 해외에서 특히 가파르다. 지난 2분기 센텔리안24의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배 성장했다. 미국 코스트코, 일본 돈키호테 등 수요에 맞춰 현지 유통망을 적극 공략한 영향이다.
정홍식 LS증권 애널리스트는 “동국제약의 이번 사명 변경은 화장품 수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흐름 속에서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브랜딩 전략에 의한 것”이라며 “특히 센텔리안24를 부각시켜 화장품 수출 사업의 집중도를 높이고자 하는 계획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사들의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도 해외 지향 사명 변경의 필요성을 높여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바이오의약품 수출은 약 6조8000억원(4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글로벌 빅파마에 파이프라인을 판매하는 기술수출(L/O)도 13조원을 넘겼다.
제약사가 해외 사업을 위해 영문 이니셜을 활용한 사례는 이전부터 꾸준히 있어왔다. 처음으로 공식 사명에 영문 이니셜을 채택한 제약사는 JW중외제약이다. 중외홀딩스는 2011년 당시 ‘세계로 도약한다(Jump to the World)’는 슬로건을 내걸고 모든 계열사 사명 앞에 ‘JW’를 붙였다.
대표적으로 JW홀딩스의 핵심 계열사인 JW중외제약은 안팎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에 힘쓰고 있다. JW중외제약은 덴마크 제약사 레오파마에 아토피 신약 후보물질 ‘JW1601’을 기술수출하기도 했다. JW생명과학은 미국 유통사 박스터를 통해 3세대 종합영양수액 '위너프'를 유럽 각지에 수출해 왔다.아시아 제약사가 종합영양수액 완제품을 유럽에 내보낸 사례로는 최초다.
녹십자홀딩스도 2018년부터 ‘그린크로스(Green Cross)’의 약자 ‘GC’를 계열사 로고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수익성이 낮은 내수 백신 사업을 넘어 해외까지 알리글로 등 혈액제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후 미국 현지 거점으로 ‘GC바이오파마USA’를 설립하기도 했다. CJ헬스케어는 모기업 한국콜마의 약자를 붙여 HK이노엔으로 사명을 교체했다.
제약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사명은 앞으로 어떤 사업을 하겠다는 방향성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상징물”이라며 “기술수출이나 의약품 수출 등 최근 국내 제약사의 해외 사업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빅파마, 해외 고객들이 느끼기에 진입 장벽이 낮은 영문 이니셜을 잇따라 사명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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