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 침묵, 광주 원정서 2연패…KIA전 8연패 악몽
20일 준PO 3차전서 반격 실패하면 탈락 확정
LG가 3차전을 패한다면 잠실구장의 역사도 그대로 마감된다. ⓒ 연합뉴스
지난해 우승 팀 LG 트윈스가 2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LG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와 2026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5전 3선승제로 진행되는 시리즈에서 LG는 광주 원정 1·2차전을 모두 내주며 2전 전패인 상황이다. 이제 한 번만 더 패하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다. 반면 KIA는 잠실에서 한 경기만 더 잡으면 시리즈를 끝내고 삼성 라이온즈가 기다리는 대구로 향할 수 있다.
시즌 초반 선두 경쟁을 벌이며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드러냈던 LG는 후반기 들어 기복이 심해졌고, 순위 싸움에서도 힘을 잃었다. 한때 여유 있게 지키던 상위권 자리마저 흔들렸고, 시즌 막판에는 연패가 반복되면서 결국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지는 못했다. KIA와의 최종 맞대결에서 패한 데 이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연거푸 무릎을 꿇었다. 단기전에서 필요한 집중력과 해결 능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타선의 침체가 심각하다. LG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5로 패한 데 이어 2차전에서도 3-6으로 무너졌다. 상대보다 많은 안타를 기록하고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득점 기회를 놓쳤다.
특히 2차전의 흐름은 LG 타선의 문제를 압축해서 드러냈다. 초반 대량 실점으로 끌려간 상황에서도 추격의 기회는 있었다. 그러나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견제사를 당하고, 병살타와 삼진으로 공격 흐름이 끊겼다. 출루가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경기 분위기를 바꿀 결정적인 한 방도 나오지 않았다.
KIA와의 맞대결에서 반복되고 있는 열세 역시 부담스럽다. LG는 정규시즌 초반 KIA를 상대로 우위를 점했지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 타선에 고전했고 연패가 쌓였다. 특히 시즌 막판 맞대결에서 잇따라 역전패를 당한 흐름이 준플레이오프까지 이어졌다는 점은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이는 KIA를 만났을 때 경기 운영과 심리적인 부담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아직 시리즈가 끝난 것은 아니다. LG가 3차전을 잡는다면 흐름을 바꾸고 반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마운드의 분투만으로는 부족하다. 2차전에서 선발 임찬규가 1회를 버티지 못하고 조기 강판한 뒤 불펜이 추가 실점을 억제했지만, 타선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염경엽 감독도 경기 후 불펜의 활약과 별개로 타선이 추격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3차전 등판이 유력한 선발 카라스코의 초반 투구와 타선의 반등이 중요하다. 선발이 경기 초반 실점을 최소화해 타선이 승부를 뒤집을 시간을 벌어야 하고, 타자들은 주자가 나갔을 때 진루타와 적시타로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한 번의 장타를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고 작전 수행으로 기회를 이어가는 세밀함이 필요하다.
타선의 부활이 시급한 LG 트윈스. ⓒ 연합뉴스
더욱이 이번 경기는 LG 구단만의 위기가 아니다. 잠실야구장은 1982년 개장 이후 한국 야구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고, LG와 두산의 홈구장으로 수많은 명승부를 만들어 왔다. 잠실야구장은 이번 시즌까지 사용된 뒤 철거되고, 신축 돔구장이 들어서는 동안 잠실주경기장이 대체 야구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3차전은 LG가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느냐는 문제를 넘어, 오랜 세월 팬들과 함께한 잠실야구장에서 어떤 마지막 장면을 남길 것인지와도 맞닿아 있다. LG가 패하면 준플레이오프 탈락과 함께 잠실의 마지막 KBO리그 경기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승리한다면 4차전까지 잠실에서 한 번 더 기회를 얻는다.
기적은 막연한 기대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무너진 타선이 득점권에서 결과를 내고, 마운드가 초반부터 안정감을 되찾아야 한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이어진 부진을 털어내지 못한다면 잠실의 마지막 가을은 예상보다 일찍 끝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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