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서영. ⓒ 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꿈꾸던 마서영이 시드 걱정까지 털어내고 단숨에 정상에 섰다.
마서영은 18일 경기도 이천시 H1 클럽(파72)에서 열린 아이스버그골프·서울신문 오픈(총상금 15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합계 4언더파 212타를 기록, 성유진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2차전에서 승리했다. 우승 상금은 2억 7000만원이다.
최종 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시작한 마서영은 버디 2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타를 잃었다. 첫 챔피언조 경기의 부담 속에 샷이 흔들렸지만, 무리하게 타수를 줄이기보다 위기를 파로 막는 데 집중하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18번 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는 두 선수 모두 파를 기록했다. 승부가 이어진 2차전에서 마서영은 두 번째 샷을 홀에서 약 8.4m 떨어진 곳에 보낸 뒤 침착하게 두 번의 퍼트로 파를 지켰다. 반면 성유진은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간 데 이어 칩샷도 홀을 지나쳤고, 파 퍼트마저 놓치면서 보기를 기록했다. 마서영의 생애 첫 우승이 확정된 순간이었다.
이번 우승은 마서영에게 단순한 첫 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대회 전까지 시즌 상금 순위 56위에 머물러 내년 출전권 유지가 불안했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2028시즌까지 시드를 확보했다. 2023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뒤 꾸준히 기회를 모색해 온 마서영이 시즌 막판 가장 극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마서영. ⓒ KLPGA
우승 직후 마서영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고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은 이 말 말고는 아무 생각이 안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강점을 묻는 말에 의외의 답을 내놨다. 다른 선수들의 연습량과 비교해도 결코 적게 훈련하지 않았지만,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때는 스스로 감각적인 재능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는 것.
마서영은 “잘 안될 때는 새벽 6시부터 밤 9시까지 계속 연습한 적도 있다”며 “나는 감각적인 재능은 없구나 생각했다. 대신 지구력에는 재능이 있는 것 같다. 골프의 감각적인 재능보다는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재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거리 향상을 위해 기울인 노력도 이번 우승의 밑바탕이 됐다. 투어에서 경쟁하려면 거리를 늘려야 한다고 판단한 그는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겨울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 매일 두 시간씩 빠짐없이 운동한 결과 드라이버 비거리가 늘었고, 아이언으로도 더 짧은 클럽을 선택해 그린을 공략할 수 있게 됐다. 그린 적중률 향상 역시 경기력 상승에 힘을 보탰다.
마서영은 이번 대회에서도 흔들리는 샷을 무리한 공격으로 만회하려 하기보다 실수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지만 우승에 대한 욕심을 비우고, 위기가 찾아오면 최대한 파로 막겠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마서영. ⓒ KLPGA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10번 홀에서 나무 아래 놓인 공을 처리한 샷을 꼽았다. 마서영은 “운 좋게 핀이 딱 보여서 ‘오늘 운이 좋은데?’라고 생각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반면 전반에는 티샷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일이 이어져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이번 우승을 두고는 스스로도 ‘인생 역전’이라는 표현을 썼다. 우승이 자신과는 거리가 먼 일처럼 느껴졌지만, 큰 압박 속에서 실제로 우승 경쟁을 경험한 만큼 앞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마서영은 “이번 우승을 계기로 열 단계 정도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 플레이하고 경험해 봤기 때문에 앞으로 긴장감 있는 상황에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마지막 두 대회에서 추가 우승도 노린다. 다만 지금까지 성적에 쫓기며 경기했다면 앞으로는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골프를 즐기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그는 “남은 두 대회에서 우승을 하나 더 추가하면 정말 좋겠다”며 “오랜만에 마음 편하게 경기를 즐기면서 임해 보고 싶다. 앞으로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골퍼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마서영. ⓒ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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