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티켓 1만2871건 발급…수용 규모에 육박
스마트폰 QR 검표…종이표 없이 간편 입장
경기장 방문인증 NFT 4400건…탐나는전 혜택 연계
네이버페이가 지난 16일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개최되는 ‘제 107회 전국체육대회’에 ‘Npay 월렛’ 기반 NFT(대체불가능토큰) 티켓 및 방문 인증 체계를 도입했다. ⓒ데일리안 손지연 기자
종이 입장권을 꺼내 절취선을 자르는 대신 관람객들은 스마트폰 화면에 띄운 네이버페이 NFT(대체불가능토큰) 티켓을 내밀었다.
스태프가 티켓의 QR코드를 스캔하자 검표가 끝났다.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개막식이 열린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볼 수 있었던 풍경이다.
네이버페이에 따르면 이날 개막식용 NFT 티켓은 총 1만2871건 발급됐다. 개막식 수용 가능 인원이 약 1만3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수용 규모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종이 입장권을 손에 든 관람객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스마트폰 속 디지털 티켓이 개막식의 주요 입장 수단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었다.
지난 16일 찾은 제주월드컵경기장 입구에는 ‘NFT 디지털 티켓 입장 게이트’라는 초록색 안내가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입장 게이트에 도착하기 전에는 별도의 NFT 디지털 티켓 안내소도 마련됐다.
NFT 티켓을 미리 발급받지 않은 관람객도 현장에서 바로 준비할 수 있었다. 안내소에 마련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면 전국체전 디지털 티켓을 신청할 수 있는 모바일 페이지로 연결됐다.
지난 16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전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60대 후반 관람객가 네이버페이 월렛 스탭의 안내를 받아 NFT 티켓을 발급 받고 있다. ⓒ데일리안 손지연 기자
낯선 ‘NFT’라는 이름과 달리 실제 발급 과정의 진입장벽은 높지 않았다. 현장 스태프들이 관람객 옆에서 휴대전화 화면을 보며 일대일로 발급 방법을 설명하고 있었다.
고령층도 예외는 아니었다. 현장에서 한 60대 후반 관람객은 스태프의 안내를 받으며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티켓을 발급받았다.
기존에 네이버 아이디를 갖고 있어 QR코드를 인식한 뒤 로그인하는 과정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진행했다.
처음 해보는 입장 시스템이기 때문에 절차의 안내를 받는 정도의 도움은 필요했지만 디지털 티켓 이용 자체가 고령층에게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었다.
티켓을 발급받고 나면 Npay 월렛 안에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 입장권’이 생성된다.
현장 입장 때 ‘티켓 보기’를 눌러 QR코드를 띄운 뒤 스태프에게 보여주면 된다. 스태프가 이를 스캔하면 입장이 확인되는 방식이다.
제107회 전국체전 마스코트 ‘끼요’ 캐릭터를 활용해 제작된 네이버페이 NFT 티켓이다. 해당 티켓은 이미지가 아니라 전국체전 개막을 축하하며 터트리는 축포와 함께 끼요가 손을 들어 인사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으로 제작됐다. ⓒ네이버페이
티켓 발급을 마친 관람객들은 부스에서 전국체전과 NFT 티켓 관련 퀴즈를 풀거나 럭키드로우에 참여하기도 했다.
딸과 함께 개막식을 찾은 30대 남성 관람객은 ‘티켓을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디지털 티켓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종이티켓은 집에 두고 오거나 잃어버리면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를 보러 와서도 낭패를 볼 수 있어 경기장에 들어갈 때까지 계속 잘 챙겼는지 신경이 쓰인다”며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든 티켓을 꺼내서 보여줄 수 있어 보다 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페이가 전국체전에 NFT 티켓을 적용한 이유는 단지 종이표를 스마트폰 화면으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입장권’ 넘어 ‘기록’으로…블록체인에 남는 관람 경험
종이티켓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관람객의 입장과 방문 기록을 데이터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현장에서 만난 장형규 네이버페이 Web3 월렛팀 매니저는 “개·폐회식 같은 경우 관람객 입장 수나 방문 시간 등을 NFT로 하면 데이터화해 관리할 수 있다”며 “이런 점도 디지털 티켓을 도입하게 된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혜빈 Web3 월렛팀 매니저도 “무료 경기 같은 경우 몇 시에 누가 왔고 연령대와 성별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종이 티켓으로는 이런 데이터를 측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지난 16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전 개막식에서 관람객들이 네이버페이 NFT 티켓을 통해 입장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지난 17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종합체육관 입구에 마련된 X배너에 경기장 관람 인증을 위해 NFC 태그를 이용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개막식이 진행되던 경기장 화장실 세면대 한쪽에는 사용을 마친 종이 입장권 여러 장이 물에 젖은 채 놓여 있었다.
이처럼 종이표는 입장을 마치면 역할이 사실상 끝나는 반면, NFT 티켓은 행사 이후에도 Npay 월렛에 개막식을 관람했다는 기록으로 남는다.
NFT티켓의 역할은 개막식 입장권에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17일 전국체전 펜싱 경기가 진행된 서귀포시 종합체육관 입구에는 현장 관람객을 위한 방문 인증 부스가 마련됐다.
X배너에는 관람 인증을 위한 모바일 웹페이지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NFC 태그가 부착돼 있다.
스마트폰을 태그에 가져다 대면 관람 인증 페이지가 열리고, 해당 페이지에서 인증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전날에는 제주월드컵경기장 개막식 입장권이 들어왔다면 다음날에는 펜싱 경기를 보기 위해 찾은 경기장과 날짜가 또 하나의 디지털 기록으로 남는 셈이다.
이번 전국체전에서는 50개 종목이 74개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네이버페이에 따르면 17일 기준 전국체전 57개 경기장, 37개 종목에서 경기장 방문 인증 NFT가 총 4400개 발급됐다.
경기장 찾으면 지역화폐 1만원…관람을 ‘지역 소비’로
NFT 관람 인증에는 실제 쓸 수 있는 혜택도 붙었다.
경기 관람을 넘어 지역화폐 지급으로 연결해 관람객의 발길을 다시 제주 지역 소비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NFT 디지털 티켓을 신청한 뒤 개회식이나 폐회식에 참석하거나 전국체전 경기장에서 관람 인증을 완료하면 인증 1건당 제주 지역화폐 ‘탐나는전’ 1만원을 받을 수 있다.
대회 기간 1인당 최대 2만원까지 지급된다.
혜택을 미리 알고 경기장을 찾는 관람객들도 있었다.
이혜빈 매니저는 “경기가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탐나는전 이벤트를 알고 오시는 분들이 많았다”며 “이미 여러 경기장을 다녀오신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NFT 디지털 티켓을 보유하면 전국체전이 끝난 뒤에도 제주 관광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해 말까지 NFT 디지털 티켓을 제시하면 제주도가 지정한 공영관광지 가운데 15곳은 무료로, 9곳은 5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한때 NFT는 가상자산 열풍 속 디지털 그림이나 수집품으로 더 익숙했다. 하지만 이번 전국체전에서는 스마트폰 속 ‘입장권’과 ‘관람 기록’으로 쓰였다.
1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오가는 전국체전을 통해 NFT가 ‘사는 자산’을 넘어 일상에서 ‘쓰는 티켓’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포츠 경기나 공연의 지류 입장권을 서랍 한편에 모아두던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네이버페이 월렛에 남은 NFT 티켓이 언제, 어디를 찾았는지를 기록하는 새로운 ‘관람의 흔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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