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줘도 믿고 탄다”…인도서 현대차 찾는 이유 [르포]

데일리안 푸네(인도)=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10.18 09:00  수정 2026.10.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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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푸네 현대차 딜러숍 ‘쿤단 현대’ 방문기

가격 넘어 품질·내구성·사후 서비스에 신뢰

선루프·안전사양까지…높아진 소비자 눈높이

크레타 전기차 구매한 의사 부부…“소형 SUV 선택”

인도 푸네에 위치한 현대차 딜러숍 ‘쿤단 현대’ 내부에 차량이 전시돼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마루티 스즈키가 가성비 브랜드, 저렴한 브랜드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현대차는 가격은 조금 더 비싸지만 한 번 사면 오래 타는 브랜드, 품질력 좋은 브랜드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사고싶어 하죠.”


현대자동차 인도 서부 지역을 총괄하는 황덕준 책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찾은 인도 푸네 현대차 딜러숍 ‘쿤단 현대’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사양을 제공하는 대중 브랜드 이미지가 강하지만, 인도에서만큼은 ‘돈을 더 주더라도 기꺼이 구매하고 싶은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모습이었다.


히테시 차다 쿤단 현대 대표는 “인도 고객들은 현대차만의 프리미엄 스타일링과 미래지향적인 사양, 신뢰성을 매우 선호한다”며 “30년 동안 인도에서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이제 현대차는 인도의 일부이자 인도의 브랜드가 됐다”고 말했다.


쿤단 현대 전경 ⓒ현대자동차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 차칸 지역에 있는 쿤단 현대는 2008년 문을 열었다. 약 512㎡의 전시장에는 그랜드 i10 니오스와 i20, 엑스터, 베뉴, 크레타 등 6개 차종이 자리한다. 푸네에서 두 번째로 개장한 현대차 전시장으로, 지역 내 최대 규모다. 차량 판매와 정비, 부품 판매를 함께 제공해 구매 이후 관리까지 맡는다.


이날 전시장에는 한 샤하지 카담·틸로타마 카담 의사 부부가 방문해 실제 차량을 계약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차량이 인도 도로상황에 잘 들어맞는다는 점을 높이 산 부부가 선택한 모델은 크레타 일렉트릭이었다.


카담 부부는 “도로 사정이 좋지 않고 정체가 심해 소형 SUV를 선호한다”며 “지상고가 충분히 확보돼 있는지가 차를 고를 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 크레타 일렉트릭을 구매한 샤하지 카담·틸로타마 카담 부부 ⓒ현대자동차

부부가 말한 조건은 인도 현지 시장에서 현대차를 구매하는 대표적 기준이기도 하다. 차체는 복잡한 도로에서 운전하기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도로 상황이 거칠어 지상고가 높아야한다. 작은 차량이 운전하기에 유리하지만, 실내는 가족이 함께 타기에 충분히 넓어야 한다.


또 오래 타도 고장이 적은지, 문제가 생겼을 때 정비받기 쉬운지, 연료비와 유지비는 얼마나 드는지도 중요한 구매 이유가 된다. 구매할 때 조금 더 쓰더라도 이후에 드는 비용과 불편을 줄일 수 있다면 선택할 이유가 생기는 셈이다. 최근엔 커넥티비티, 디지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최신기능을 중시하는 분위기도 생겨나고 있다.


현대차는 크레타, 베뉴, 엑스터 등 크기와 가격대를 달리한 SUV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통풍시트, 썬루프, 인포테인먼트, 무선 스마트폰 연결 등 다양한 옵션도 현대차의 강점으로 자리잡았다.


차다 대표는 “2008년에는 단순히 이동성만 보장되면 차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성향이 강했지만, 지금은 안전성과 새로운 사양, 선루프가 들어가는지, 커넥티비티는 어떤지까지 본다”며 “이제는 전반적으로 차량을 사용하고 주행하는 경험 자체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구매 수요도 많은 편이다. 차다 대표는 "현대차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32세로 젊은 고객이 많이 찾지만, 다양한 연령대에서 고객들이 오고 있고, 현대 브랜드를 신뢰하는 많은 고객들이 재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히테시 차다 쿤단 현대 대표ⓒ현대자동차

인도시장에서 현대차의 신뢰를 쌓은 모델은 쌍트로다. 인도 자동차 시장이 막 성장하던 시기에 선보인 작은 경차모델이 현대차를 현지에 알렸다. 처음에는 낯선 외국 브랜드였지만, 이후 차종이 늘고 판매·정비망이 확대되면서 인지도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차다 대표는 “쌍트로로 시작했을 때는 인도 자동차 시장이 막 성장하던 초기였다”며 “그때부터 함께하면서 이제는 전 국민이 아는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 인도 시장에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기존 내연기관과 경제성을 비교하면서, 오히려 하이브리드차보다 전기차를 더 선호하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쿤단 현대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는 월 약 15대로 전체 판매량의 5% 수준이다.


황 책임은 “한국에서는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대단하지만, 인도에서는 하이브리드차보다 오히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더 많다”며 “그런 면에서도 현대차의 라인업이 관심을 많이 받고 있고, 다른 경쟁브랜드들도 최근엔 EV 모델을 앞다퉈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곳에서는 한 달 평균 300~350대의 차량이 판매된다. 인도 푸네 지역에서는 상당한 수치다. 디왈리, 두세라 등 현지 축제 기간에는 판매량이 500대를 넘기도 한다. 일부 인기 모델은 출고까지 7~8개월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차량을 찾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수요에 맞춰 차를 공급하는 일도 중요해졌다. 고객이 원하는 차종과 사양을 갖추는 것만큼, 계약한 차를 제때 인도할 수 있는 생산 기반도 현지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른 것이다.


현대차 푸네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들 ⓒ현대자동차

푸네공장 가동은 이런 점에서 판매 현장에도 반가운 변화다. 생산능력이 늘어 차량 공급에 도움이 되는 데다, 지역 주민들이 현대차를 더 가깝게 느끼는 계기도 됐다. 쌍트로부터 쌓아온 신뢰에 ‘우리 지역에서 만드는 차’라는 친숙함이 더해진 셈이다.


차다 대표는 “푸네에서 사업을 하고 생산하기 때문에 시민들도 현대차와 더 가까워지고 연결된 느낌을 받고 있다”며 “현대차가 이곳에서 생산한다는 점이 현장에도 활기를 더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인도에서 판매를 시작한 1998년부터 올해 9월까지 누적 988만4960대를 판매했다. 1000만대까지 남은 물량은 약 11만5000대로, 현재 판매 추세를 고려하면 연내 돌파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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