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가계대출 2.2조 순감
연말 대출절벽 발생 제한적
코픽스 급등·DSR 사각지대 등
불안 요인 여전…빗장 풀기 어려워
9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한 달 전 대비 2조2000억원 줄며 올해 들어 처음 순감했다.ⓒ연합뉴스
멈출 줄 모르고 가파르게 불어나던 금융권 가계대출이 9개월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식시장 부진으로 일명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주춤하면서 신용대출이 급감한 영향이 크다.
이에 따라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도 다소 여력이 생기면서 연말 대출 셧다운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압박이 여전한 만큼 실제 차주들이 체감하는 은행권 대출 문턱은 굳건히 유지될 전망이다.
17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9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한 달 전 대비 2조2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12월 1조2000억원 줄어든 이후 올해 처음으로 순감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3조3000억원 늘었으나, 한 달 전 증가액 대비 1조원가량 축소됐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5조5000억원 줄어 한 달 전(-1조5000억원)보다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신용대출 감소폭이 4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대폭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6000억원 늘었으나, 한 달 전 3조5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은행 자체 주담대 증가액도 같은 기간 2조9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8000억원 줄었다. 상호금융, 보험, 여전사 모두 감소폭이 확대된 가운데 저축은행도 4000억원 줄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이면서 연말 셧다운 우려도 다소 누그러진 모습이다.
이에 일부 은행들은 그동안 걸어 잠갔던 대출 빗장을 조금씩 풀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한도에 숨통을 튼 은행들을 중심으로 모기지보험(MCG·MCI) 가입을 재개하거나, 대출모집인 창구를 다시 여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하지만 금융 소비자가 체감하는 전반적인 대출 문턱이 획기적으로 낮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출을 옥죄는 구조적인 요인과 조달 비용 부담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은행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4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치솟았다.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3.43%로 한 달 전 대비 0.25%포인트(p) 올랐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활용되는 은행채 5년물 역시 지난달 15일 기준 4.655%까지 오르며 3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사각지대도 잠재적인 불안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세자금대출, 이주비·중도금 등 집단대출처럼 가계대출 총량 규제 밖에서 관리되는 대출 비중이 커지고 있어서다.
수치상 가계대출 잔액 감소만으로는 가계부채 상승 우려가 온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단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주담대 한도를 현행 6억원에서 4억원으로 낮추고, 은행권 주담대 위험가중치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 같은 추가 압박 요인이 상존하면서 건전성 관리가 시급한 은행 입장에선 대출 심사 기조를 깐깐하게 유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시적인 가계대출 감소를 대출 문턱이 낮아져 차주들의 원활한 자금 조달 여건이 형성될 거라는 시그널로 해석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을 이사철인 데다 대출 수요 자체가 꺾인 게 아니기 때문에 연말로 갈수록 공급 여력이 더 빨리 줄어들 수 있다”며 “셧다운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하더라도 총량 관리 기조가 유지되는 만큼 경계를 늦추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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