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제주개발공사 사장 취임 첫 인터뷰
내부 소통 강화·브랜드 차별화로 국내 1위 수성
3년 내 수출 10배 확대 도전…6개국 전략시장 집중
김도영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사장이 지난 14일 열린 취임 후 첫 인터뷰 자리에서 공사의 경영 방향과 제주삼다수의 경쟁력 강화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생수 브랜드 ‘제주삼다수’. 경쟁 브랜드만 300여개에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수많은 브랜드가 등장하고 사라지는 치열한 생수시장에서 굳건히 정상을 지켜왔다. 1998년 출시 이후 국내 먹는샘물 시장에서 줄곧 ‘1위’ 자리를 견지하고 있다.
그런 제주삼다수가 올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 9월 경영 수장이 교체됐다. 지휘봉을 넘겨받은 신임 사장은 어떤 방식으로 시장을 주도해 나갈까. 또 전임 사장과 차별화되는 경영 구상은 무엇이며 임기 내 이루고 싶은 목표는 어떤 것일까.
데일리안은 지난 14일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본사에서 올해 9월 취임한 김도영 제13대 사장을 만나 공사의 경영 방향과 제주삼다수의 경쟁력 강화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주삼다수 생산 이미지ⓒ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공공성이라는 기본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수익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김도영 제주개발공사 사장이 취임 후 첫 인터뷰에서 강조한 경영 원칙이다. 민간기업과 달리 공기업은 수익성뿐 아니라 공공성도 경영 의사결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다. 균형을 확보해야 공기업의 설립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그의 생각이 집약적으로 담겼다.
김 사장은 제주도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LG유플러스와 GS건설 등 민간기업에서 27년간 영업·수출·신사업 발굴 등의 경력을 쌓았다. 이러한 경험과 내공을 바탕으로 지난달 제주개발공사 제13대 사장에 올랐다.
그는 이날 임기 중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로 ▲내부 소통 강화 ▲제주삼다수의 유통 경쟁력 제고 ▲해외시장 개척 등을 제시했다. 대내외 소통을 통해 조직의 역량과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온라인 유통망 확대와 수출시장 공략으로 정체된 성장세를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그가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소통이다. 민간기업과 달리 공기업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공공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조직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구성원이 조직의 목표와 방향을 공유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김도영 사장은 “직원들이 회사를 다니면서 자신의 역량이 성장하고 있다고 체감해야 조직에 대한 만족도와 업무 몰입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향후 직원들이 만들어낸 성과에 대해 명확한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또 “공사가 내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더라도 외부에서 알지 못하면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며 “외부 홍보 기능을 확대해 언론과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 L5 외경ⓒ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 가격 경쟁 NO!…“물 한방울의 가치 알릴 것”
그는 임기 동안 가장 중요한 과제로 제주삼다수의 국내 시장 지배력 회복을 꼽았다. 최근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기존 선두 브랜드로서의 위상이 도전받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후발업체들이 선두 브랜드의 전략을 빠르게 모방하는 상황에서 가격 인하로 맞대응하기보다는 삼다수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부각하겠다는 구상이다. 한라산의 청정 수원지와 수질 등 후발업체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고유한 가치를 소비자에게 적극 알리는 데 주력한다는 것이다.
김도영 사장은 “시장 1위 사업자가 후발업체와 가격 경쟁을 벌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격을 낮추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청정 수질이라는 기존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삼다수가 가진 차별점 소비자에게 적극 설명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제주삼다수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한라산의 청정 수원지와 독특한 화산 지질 구조에서 비롯된다. 여러 지역의 수원지에서 생산된 물을 동일한 브랜드로 판매하는 일부 생수업체와 달리 제주삼다수는 한라산 일대 단일 수원지의 원수만을 사용해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한라산 국립공원 내 해발 1450m 이상 고지대에 내린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현무암층과 화산송이층을 통과하면서 자연적으로 여과된다. 지하수의 평균 체류시간은 약 31년으로 이 과정에서 불순물이 걸러지고 천연 미네랄 성분이 녹아든다. 경도가 낮아 부드러운 물맛을 낸다.
김 사장은 “제주삼다수는 물 자체의 품질뿐 아니라 이를 담는 용기에서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며 “공사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반정도 줄인다는 목표 아래 페트병 경량화와 재생 페트 원료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감축 수준은 약 26% 정도다”고 부연했다.
제주개발공사 전경 제주삼다수 홍보관ⓒ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 “수출 물량 확대에 속도”…신사업도 다시 재검토
향후 공사의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는 ‘해외사업’이다. 제주삼다수는 그동안 여러 국가에 소규모 물량을 공급하며 시장성을 시험하는 데 집중해 왔다. 앞으로는 진출 국가를 압축하고 전략시장에 영업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수출 전략을 전환할 계획이다.
현재 수출 중인 약 16~17개국 가운데 6개국 안팎을 1차 전략 시장으로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온라인을 통해 우선 공략하고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를 주요 후보로 고려하고 있다. 현재 해외 파트너들과 현지 시장성과 경쟁 환경을 분석 중이다.
김도영 사장은 “연간 수출 물량은 약 1만 톤 수준으로, 3년 내 10만 톤까지 확대하는 것을 도전적인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중장기 목표를 제시하기에는 이른 단계로, 향후 시장조사와 사업계획을 구체화하면서 세부 목표를 정립해 나갈 계획이다”고 귀띔했다.
해외 소비자를 겨냥한 수출 전용 제품 개발도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삼다수’라는 이름이 해외에서는 직관적으로 전달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제주’를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와 차별화된 용기 디자인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생산 기반도 확충된다. 내년 7월께 신규 생산라인인 L6를 가동할 예정이다. 약 40만 톤 이상의 생산능력이 추가되는 셈이다. 김 사장은 신규 설비를 중심으로 생산 효율성과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기존 생산라인 일부를 수출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징동닷컴 내 제주삼다수 브랜드관 이미지ⓒ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신사업의 사업성도 따져본다. 대표적으로 음료사업은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2월 제주삼다수 브랜드 확장을 위한 음료 사업 추진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나 신규 음료 시장 진출을 위한 타당성을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 사장은 “음료시장은 이미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다”며 “음료 B2C 시장에 들어가서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신사업에 대해 직원들과 충분히 논의하면서 어떤 방식이 경쟁력이 있을지 검토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무라벨 제품 확대로 브랜드 식별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유사한 자체브랜드(PB) 상품이 잇따라 등장하는 상황에서 제품의 시인성을 높이고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국내 먹는샘물과 일부 수입 생수 간 무라벨 정책 적용 차이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국내 먹는샘물은 올해부터 무라벨 정책이 시행되면서 온라인 판매 및 오프라인 묶음 판매 제품을 중심으로 라벨을 제거해야 하지만 수입 생수는 예외가 적용된다.
김도영 사장은 “국내 생수업체들은 무라벨 전환에 따라 제품에 부착하던 라벨을 제거해야 하는데 중국 등 해외에서 생산해 국내로 들어오는 수입 생수는 라벨을 부착할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국내 제품이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경쟁하는 상황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관련 부처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해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대관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기보다는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며 “임기를 마쳤을 때 국가 물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회사로 성장하는 데 일조한 사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라고 웃어보였다.
김도영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사장이 지난 14일 열린 취임 후 첫 인터뷰 자리에서 공사의 경영 방향과 제주삼다수의 경쟁력 강화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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