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은평 대단지 입주에도 전세 계약 쉽지 않아
거주의무 따라 임대기간·가격 차…중복·허위매물도 혼선
조건부 전세대출 막혀 ‘현금 세입자’ 찾아…반전세로 눈길
‘디에이치 방배’ 단지 내부 모습.ⓒ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서울 전세시장에 매물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입주장을 맞은 신축 단지에서도 전세 거래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거주의무에 따라 임대 가능한 기간이 다르고,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제한으로 세입자의 자금 조달도 어려워지면서 수요와 공급이 엇갈리고 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서울에서는 서초구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2091가구와 ‘디에이치 방배’ 3064가구가 입주를 시작했다.
은평구에서는 2451가구 규모 ‘힐스테이트 메디알레’가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전세매물 감소 분위기 속에서도 대규모 입주장이 열린 지역에선 매물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은평구 전세 매물은 782건으로 반년 전 대비 285.2% 증가했고, 서초구 전세도 같은 기간 73.5% 증가한 6287건으로 조사됐다.
다만 입주장 효과에도 온라인 등록 물건과 실제 계약 가능한 매물에는 차이가 있다는 게 현장 반응이다. 동일한 집이 여러 중개업소에 등록되거나 일부 낚시 매물이 있어서다.
네이버 부동산 페이에 등록된 트리니원과 디에이치 방배 전세 매물은 전날 기준 각각 1053건, 1329건에 이르지만, 실제로 거래 가능한 매물은 제한적이다.
최근 트리니원 전세매물을 알아본 A씨는 “실제로 볼 수 있는 매물은 몇 없더라”며 “가격이 좋아 보여 연락해봤더니 허위였다”고 말했다.
방배동 공인중개사 B씨도 “가격대가 좋다고 나온 건 낚시 매물일 가능성이 크다”며 “여러 부동산에 매물을 올려놓다 보니 한 곳에서 거래가 됐는데 제때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거주의무에 따른 임대 조건도 거래에 영향을 준다. 트리니원 일반분양에는 조합원 물량과 달리 3년의 거주의무가 붙는다.
최초 입주가능일부터 3년 이내 본인 입주를 시작하고 이후 3년간 거주해야 해 2년 전세 이후 갱신 계약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계약 연장 가능 여부 등에 따라 조합원과 일반분양 매물의 가격 차이가 나타나기도 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금지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세입자의 전세대출금으로 집주인이 잔금을 치르는 거래가 제한됐다.
결국 자력으로 잔금 납부가 어려운 집주인들은 대출 없이 현금으로 보증금을 치를 수 있는 세입자를 찾아야 한다.
대조동 공인중개사 C씨는 “전세 보증금이 수억원에 달하는데 어떻게 이걸 현금으로 납부하나”며 “메디알레 입주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전세 문의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통상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지면 집주인들이 거래가격을 낮추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선 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경우도 있어 가격 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포동 공인중개사 D씨는 “현금으로 20억~30억원씩 보증금을 낼 수 있는 분들은 이제 집을 사려고 하신다”며 “트리니원은 지난 11일 입주 기간이 종료돼 잔금을 치르지 못한 집주인들은 연 7.8%의 이자를 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싼 이자를 무는 입장에선 마냥 전세보증금을 낮출 수 없고 결국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입주가 진행되는 곳들은 전세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세입자들이 목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100% 전세로만 거래하기가 쉽진 않다”며 “오히려 집주인들이 가능하다면 보증부 월세나, 월세로 거래를 전환하는 것이 추세”라고 분석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