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피지컬 AI 중심으로 기술 실용화 강조
로봇·첨단 제조 전시 확대…반도체·메모리 경쟁도 부각
킨제이 파브리치오 CTA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CTA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7'에서는 인공지능(AI)의 실제 산업 적용이 핵심 화두가 될 전망이다.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부터 사람처럼 물체를 조작하는 로봇, 이를 뒷받침하는 차세대 반도체와 메모리까지 AI 기술이 현실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보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13일 한국전자전(KES 2026) 기조연설과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CES 2027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 전시회의 주요 기술 동향과 전시 계획을 공개했다.
킨제이 파브리치오 CTA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CES 2026에서는 AI가 제조와 업무, 가정생활, 헬스케어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CES 2027에서는 실제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AI 에이전트·피지컬 AI 전면에…반도체 경쟁도 확장
CES 2027에서는 '지능의 시대(Age of Intelligence)'를 중심으로 기술 혁신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CTA는 주요 기술을 기반(Foundation), 전환(Transformation), 탐색(Exploration) 등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했다.
기반 기술에서는 AI 반도체와 버티컬 AI, 에이전틱 AI가 주요 분야로 제시됐다. AI 반도체 경쟁은 프로세서 자체의 연산 능력을 넘어 첨단 메모리와 인터커넥트, 특화 가속기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브라이언 코미스키 CTA 혁신·트렌드 담당 부사장은 전날 KES 2026 기조연설에서 "AI 칩 경쟁은 프로세서 자체를 넘어 첨단 메모리와 인터커넥트, 특화된 가속기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기술을 선보일 기업으로는 SK하이닉스와 마벨, NXP반도체 등을 언급했다.
AI 기술의 활용 범위도 넓어진다. 의료·금융·제조 등 특정 산업에 최적화된 '버티컬 AI'와 이용자의 지시에 따라 여러 작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틱 AI'가 대표적이다. CTA는 기업들이 제한적인 시범 운영에서 벗어나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사례를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휴머노이드의 정교한 조작 능력이 주요 경쟁 요소로 꼽혔다. 사람처럼 걷는 기술뿐 아니라 물체를 잡고 힘을 조절하는 로봇 손과 촉각 센서, 움직임 제어 기술의 발전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원익로보틱스도 관련 기술을 선보일 기업으로 소개됐다.
자율주행 역시 피지컬 AI의 주요 응용 분야로 다뤄진다. 로보택시를 비롯해 배송 차량과 셔틀, 농업용 장비 등으로 자율주행 기술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는 가운데 웨이모와 모빌아이 등이 관련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킨제이 파브리치오 CTA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브라이언 코미스키 CTA 혁신·트렌드 담당 부사장이 13일 KES 2026 기조연설에 참석한 모습. ⓒ데일리안DB
로봇 제조부터 헬스케어까지…CES 전시 공간 확대
CES 2027에서는 기술 변화에 맞춰 전시장 구성도 달라진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에서는 로봇의 기능과 활용 사례를 선보이고, 사우스홀 3에서는 첨단 제조와 로봇 부품, 자동화 솔루션 등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완성된 로봇의 움직임뿐 아니라 이를 구현하는 부품과 제조 기술까지 전시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다.
산업통상부가 주도하는 국내 '휴머노이드 M.AX 얼라이언스'도 별도 전시 공간을 마련해 휴머노이드와 관련 부품·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AI와 양자기술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CES 파운드리'는 내년 1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운영된다. 올해보다 운영 기간을 하루 늘리고 에이전틱 AI 기업을 위한 별도 공간도 마련한다.
베네시안 엑스포에는 'CES 헬스 허브'가 새롭게 들어선다. AI 기반 건강관리와 정밀의료, 원격 의료, 웨어러블 기기 등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기술을 소개하고 관련 발표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미래 기술 분야에서는 양자컴퓨팅과 우주 기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등이 다뤄진다. AI를 활용한 스마트 글라스와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 역시 주요 전시 품목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韓 기업 존재감 확대…업무 AI 활용률 70%
CTA는 한국을 CES의 주요 참가국이자 글로벌 기술 혁신의 핵심 거점으로 평가했다. 파브리치오 회장은 "한국은 반도체, 스마트홈, 디스플레이, 모빌리티, 로보틱스, AI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혁신 허브"라며 "한국 기업들은 CES에 단순히 참가하는 것을 넘어 미래 산업의 방향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국의 높은 AI 활용도를 보여주는 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CTA가 지난 7월 한국 소비자 4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47%는 매일 사용한다고 답했다.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한국 응답자들은 주당 평균 8.2시간의 업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AI를 업무에 사용하는 응답자 전원이 AI가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국가는 조사 대상 7개 시장 가운데 한국과 미국뿐이었다.
멜리사 해리슨 CTA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부문 부사장은 한국 기업들이 AI와 게임, 헬스케어, 로봇,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파브리치오 회장과 대담한 마첼로 루수아르디 로버트보쉬코리아 사장도 한국의 빠른 기술 개발 속도와 신기술 수용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새로운 로봇 기술을 일상에 적용하고 해외 기업과 공동 개발한 기술을 시험하기에 적합한 시장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CES 2027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위로보틱스 등 국내 기업들도 참가할 예정이다. 개최 60주년을 맞는 CES 2027은 내년 1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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