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고카페인 규제' 다시 도마에…판매제한 실효성 시험대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10.15 07:03  수정 2026.10.1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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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청소년 고카페인 음료 섭취율

정치권, 학교·학원가 일대 판매규제 거론

업계 "취지엔 공감하지만 실효성은 의문"

수험생들이 2026학년도 수능시험 모의고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공동취재단

청소년의 고카페인 음료 섭취를 둘러싼 판매 규제 강화 필요성이 다시 제기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대상으로 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청소년 생활 반경을 고려해 판매제한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실시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 일주일에 3회 이상 고카페인 음료를 섭취하는 비율은 지난해 남학생 21.9%, 여학생 21.2%로 집계됐다.


고카페인 음료는 1㎖당 카페인이 0.15㎎ 이상 함유된 액체 식품으로 에너지음료와 일부 커피음료 등이 해당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어린이·청소년의 하루 카페인 최대 섭취 권고량은 체중 1㎏당 2.5㎎이다.


청소년의 고카페인 음료 섭취 문제는 지난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재차 거론됐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영국이나 싱가포르처럼 온·오프라인 전 지역 관리 및 연령별 판매 규제 등을 포함해 법을 대폭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오유경 식약처장도 적극 공감을 표했다.


현행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르면 학교에서는 고카페인 함유 식품을 판매할 수 없으며, 어린이 기호식품 우수판매업소에도 판매 제한이 적용된다.


앞서 식약처는 2014년 관련 판매 제한을 시행했고, 2018년에는 초·중·고교 내 커피 판매를 금지했다. 다만 학교 인근 일반 편의점 등에서는 고카페인 음료 구매가 자유로워 학교 안에서만 판매를 제한하는 게 실효성이 있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전경. ⓒ데일리안DB

이후 식약처는 2020년 5월 4일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인 학교 주변 반경 200m 범위에서 고카페인 음료 판매제한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식약처 관계자는 "당시 업무계획에 관련 내용이 포함된 업계 및 학계, 소비자단체 등과 의견을 나눴다"면서도 "개정안 시행에 대한 구체적인 중단 절차와 공식 사유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통상 개정안 추진 과정에는 관련 업계와 학계, 소비자단체 등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다.


실제 식약처는 같은 달 26일 소비자단체와 학계, 업계 전문가 등을 초청해 관련 개정안에 대한 열린포럼을 개최했으나, "산업 위축 우려가 크다" "기업활동을 옥죄는 법"이라는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다만 이번 국정감사에서 청소년 고카페인 음료 섭취에 대한 문제 제기가 6년 만에 다시 고개를 든 만큼, 멈췄던 개정안이 추후 다시 논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식약처 다른 관계자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관련 내용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법 개정에 대한 검토는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음료업계는 규제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효성 확보에는 의문을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규정한 카페인 함량 가이드라인 내 충족되는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다"며 "규제 취지엔 공감하지만 한 사람이 몇 개를 섭취하는 것을 제조사가 일일이 통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들이 지난 2016년 12월 1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기자실에서 에너지음료의 카페인·당류 함량 등을 살펴보고 있다. 소비자원은 제품별 에너지음료의 카페인과 당류 함량 차이가 컸고 과다 섭취를 피하기 위한 섭취량 조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국정감사에서는 학교 외 학원가 일대 편의점 등에서 고카페인 음료 판매를 제한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김윤 의원은 "지금 아이들은 학원과 학원 주변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고 편의점 등에서 식음료를 구입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학교와 학교 주변에 머무른 법의 관리체계를 전체로 확대하고 보편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카페인 음료의 경우 청소년의 구매 단계에서부터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알코올이 없는 비알코올 제품도 음주 연관성이 있다는 이유로 청소년 판매가 금지된다"며 "그렇다면 학원가에서는 커피나 카페인 음료도 구매시 신분증을 검사하고, 청소년들에겐 구매 자체를 금지하는 방식으로 법제화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관련 사안에 대해 "학교 외 학원가 일대에서 판매제한을 확대하는 방안은 현재 검토하거나 추진하고 있지 않다"며 "학원가까지 규제 범위를 넓히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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