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기본법 11월 통과?…해외는 판 다 깔았다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10.15 07:04  수정 2026.10.1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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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스테이블코인 감독 기준 구체화

英은 인가 접수·유럽은 결제 인프라 가동

韓은 법 처리도 불투명…후속 과제 산적

해외 주요국이 디지털자산 시장 운영 기반을 갖추는 가운데 한국은 입법 논의에 머물러 있어 제도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디지털자산을 둘러싼 국제 경쟁이 법 제정을 넘어 시장 운영 기반을 갖추는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


주요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의 감독 기준과 사업자 인가 절차를 구체화하고, 토큰화 자산의 거래·결제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11월 중 국회를 통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구체적인 처리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해외 주요국이 세부 감독 기준과 사업자 인가 절차를 마련하는 동안 국내는 입법 일정조차 불투명해 제도화 격차를 좁히기 어려운 상황이다.


1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해외 주요국은 기업이 디지털자산 사업에 진입할 조건과 운영 기준을 구체화하고 있다.


제도 시행에 앞서 사업자가 준비해야 할 사항을 제시하거나 실제 거래를 뒷받침할 기반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정책이 대표적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24일 지니어스법에 따른 두 건의 규칙안을 공개했다.


연준 감독 대상 발행자의 준비자산과 자본·위험관리 기준, 은행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자회사 승인 절차 등을 담았다.


발행자가 단기 미 국채 등 허용된 유동성 자산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뒷받침하도록 하고, 신용·운영 위험에 대응할 자본 기준도 제시했다.


은행의 발행 사업 진입을 심사하기 위한 사업계획·재무정보 제출 절차도 마련했다. 법에서 허용한 사업이 어떤 조건으로 운영돼야 하는지 감독 기준을 채워 넣는 단계다.


영국은 내년 제도 시행을 앞두고 사업자 인가 절차를 시작했다.


금융행위감독청(FCA)은 지난달 적격 스테이블코인 발행, 거래플랫폼 운영, 수탁, 매매·주선, 스테이킹 주선 등에 인가가 필요한 경우를 설명하는 최종 지침을 발표했다.


기존 자금세탁방지 등록이나 금융업 인가가 새로운 가상자산 인가로 자동 전환되지 않는다는 점도 명시했다.


새 규제체계는 내년 10월 시행되지만, 경과조치를 적용받으려는 기업의 인가 신청기간은 지난달 30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운영된다. 시행 이후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시장 진입 절차를 미리 가동한 것이다.


유럽에서는 토큰화 자산을 실제 금융거래로 연결하는 결제 기반이 마련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21일 가동한 ‘폰테스’는 기관 간 토큰화 자산 거래를 중앙은행 화폐로 결제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시스템이다.


초기에는 핵심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능과 운영시간을 확대해 2028년 완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자산을 블록체인에 올리는 데서 나아가 거래대금을 안정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기반까지 구축하는 모습이다.


일본도 지난달 온체인 금융 포럼을 출범시켰다.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의 활용, 자산 토큰화, 탈중앙화금융(DeFi) 관련 위험관리 등을 논의하며 디지털자산 정책의 범위를 금융서비스 전반으로 넓히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디지털자산 사업의 기본 틀을 정하는 입법 논의에 머물러 있다.


해외가 사업자의 진입 절차와 운영 기준을 구체화하는 동안 국내에서는 법 통과 시점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11월 통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지만, 업계에서는 구체적인 처리 일정 없이 낙관적인 전망만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테이블코인은 발행 주체뿐 아니라 준비자산 관리와 상환·공시, 인가 심사 기준까지 마련해야 한다.


법 제정이 늦어질수록 후속 제도 정비에도 부담이 커진다. 기업들은 사업을 시작할 조건과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채 입법 논의를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토큰증권도 법 시행과 실제 시장 운영 사이에 간극이 남아 있다.


내년 2월 제도가 시행되지만, 초기에는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MMF·사모사채 등의 토큰화부터 추진한다. 스테이블코인 등을 활용한 온체인 결제는 후속 과제다.


유럽이 토큰화 자산의 결제 인프라를 가동한 가운데 국내는 이를 단계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법 시행만으로 격차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발행 이후 거래·결제로 이어질 기반을 갖추는 속도가 늦어지면 실제 시장 활용도 뒤처질 수 있다.


최윤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도 세부 규칙을 마련하고 제도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과정에 있지만, 사업자의 진입 기준과 운영 기반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도 법 제정 여부뿐 아니라 기업이 실제 사업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얼마나 갖췄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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