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4곳 "노봉법 원하청 판정, 법·지침에 안 맞아"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10.14 12:00  수정 2026.10.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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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노동위 판정 경험 기업 62곳 조사…긍정 평가 27.4% 그쳐

66.1% "인정 범위 밖 교섭 요구 우려"…67.7% 사용자성 기준 명확화 요구

노동위원회 원청 사용자성 판정의 법률 및 고용노동부 지침 적합성에 대한 기업 인식.ⓒ경총

개정 노동조합법인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동위원회의 원청 사용자성 판정을 경험한 기업 10곳 중 4곳은 판정이 법률과 정부 지침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하청노조가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사안까지 교섭을 요구할 가능성을 가장 크게 우려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노동위원회 판정 및 원하청 교섭 관련 기업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원하청 관련 사건으로 노동위원회 판정을 거친 기업 62곳을 대상으로 조사기관 서던포스트가 실시했다.


조사 결과 노동위원회의 원청 사용자성 관련 판정이 법률과 고용노동부 해석지침에 맞게 이뤄지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27.4%에 그쳤다. '대체로 그렇다'는 24.2%, '매우 그렇다'는 3.2%였다.


반면 판정이 법률과 정부 지침에 맞지 않는다고 답한 기업은 40.3%로, 긍정 평가보다 12.9%포인트(p) 높았다. 나머지 32.3%는 긍정이나 부정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 응답으로 집계됐다.


판정이 법률과 지침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은 그 이유로 '산업안전보건법 등 공법상 의무 이행을 원청 사용자성 인정 근거로 활용한다'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해당 응답은 52.0%였다. '근로조건이 아닌 사항에 대한 사용자성 인정'이라는 응답도 48.0%로 나타났다.


원청 사용자성이란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원청기업이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는지 여부를 뜻한다. 개정 노조법은 근로계약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경우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인정하도록 했다.


하청노조와의 교섭 과정에서 우려되는 사항으로는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의제까지 포함한 무리한 요구'가 66.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임금·노조활동 등 하청기업과 교섭할 사항에 대한 원청 상대 교섭 요구'가 43.5%, '다중교섭과 교섭 장기화 등에 따른 비용 증가'가 33.9%, '하청노조 간 연대파업 등 공동투쟁'이 24.2%로 집계됐다. 복수응답 방식으로 조사됐다.


하청노조의 조정신청과 관련해서도 기업들의 우려가 나타났다.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의제까지 추가해 조정 진행'을 우려한 기업이 59.7%로 가장 많았다.


'원청 사용자성에 대한 분쟁이 진행 중인데도 조정절차 개시'가 48.4%, '충분한 교섭 없이 조정중지 등으로 절차 종료'가 41.9%, '원청에 처분 권한이 없는 사항에 대한 조정안 제시'가 32.3%로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개정 노조법의 가장 시급한 보완 과제로 '원청 사용자성 판단 기준 명확화'를 꼽았다. 전체 응답 기업의 67.7%가 이를 선택했다.


'노동쟁의 대상에서 기업의 고도의 경영상 의사결정 사항 제외'도 54.8%로 높게 나타났다. 투자와 사업재편, 조직개편 등 주요 경영 판단이 노동쟁의 대상으로 확대될 경우 경영 의사결정과 투자 집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경총은 분석했다.


이 밖에 '사업장 점거 금지 명문화'가 22.6%,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삭제'가 19.4%, '대체근로 허용'이 14.5%로 조사됐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노동위원회 판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며 "산업현장의 혼란을 줄이고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완입법과 함께 원청 사용자성 여부를 법률 규정과 행정지침에 따라 공정하고 엄격하게 판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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