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가입 논의 답보 속 韓 수출품 48% 경쟁력 하락

정다운 기자 (sanae@dailian.co.kr)

입력 2026.10.14 10:10  수정 2026.10.1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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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6개 품목 역외선 선방…CPTPP선 약세

조선서 韓 하락·회원국 상승…격차 최대

멕시코서 회원국 자동차 약진…韓 FTA 공백

14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CPTPP 발효 전후 우리나라의 경쟁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수출품 5185개 중 2474개(47.7%)의 경쟁력 지표가 발효 이전보다 떨어졌다. 나머지 2711개(52.3%)는 상승했다. 사진은 1일 부산 남구 감만 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가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뉴시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논의가 답보 상태인 가운데 협정 참여국 시장에서 우리나라 수출품의 절반 가까이가 경쟁력 지표 하락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CPTPP 발효 전후 우리나라의 경쟁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수출품 5185개 중 2474개(47.7%)의 경쟁력 지표가 발효 이전보다 떨어졌다. 나머지 2711개(52.3%)는 상승했다.


연구진은 영국 가입 이전 11개국을 대상으로 협정 발효 이전인 2012~2018년과 이후인 2021~2024년을 비교했다. 47.7%는 수출액 감소율이 아니라 분석 대상 중 경쟁력 지표가 하락한 품목의 비중이다.


특히 경쟁력이 약해진 2474개 품목 가운데 796개(32.2%)는 CPTPP 밖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거나 높였다. 같은 한국 제품이라도 CPTPP 시장과 그 밖의 시장에서 경쟁력 변화가 엇갈린 셈이다.


회원국과의 차이도 뚜렷했다. 한국의 지표가 하락한 품목을 15개 제조업으로 나눠 살펴본 결과, 같은 품목에서 CPTPP 회원국의 지표는 모든 업종에서 상승했다.


격차가 가장 큰 분야는 조선이다. 한국의 경쟁력이 하락한 조선 품목에서 지표는 0.262 떨어진 반면 회원국은 0.125 상승했다. 디스플레이(-0.230)와 자동차(-0.199)에서도 한국의 하락 폭이 컸다.


분석에 활용된 경쟁력 지표(RSCA)는 -1에서 1 사이로, 숫자가 높을수록 해당 시장에서 상대적인 경쟁력이 강하다는 뜻이다. 앞서 제시한 수치는 CPTPP 발효 전후 지표의 변화 폭을 나타낸다.


자동차에서는 멕시코 시장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한국의 경쟁력이 하락한 자동차 품목에서 CPTPP 회원국의 지표는 멕시코 시장에서 0.312 상승했다. 멕시코를 제외한 나머지 10개국에서는 오히려 0.042 떨어졌다.


우리나라는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아 CPTPP 회원국과 관세 조건에 차이가 있다. 산업연구원은 이 같은 통상 여건이 자동차 경쟁력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기차의 CPTPP 시장 내 경쟁력 지표도 0.821에서 0.498로 낮아졌다. 여전히 비교우위를 유지했지만 이전보다 강점이 약해진 것이다. 1500\~3000cc 승용차는 0.079에서 -0.044로 떨어져 비교열위로 돌아섰다.


산업연구원은 경쟁력 하락을 CPTPP 미가입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관세를 비롯한 시장접근 조건의 차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경쟁력이 약해진 품목과 멕시코의 통상 여건을 점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CPTPP는 미국이 기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 뒤 일본 등이 주도해 2018년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상품 관세를 대부분 철폐하고 서비스·투자·전자상거래까지 폭넓게 개방하는 고수준 협정으로, 현재 일본·영국·멕시코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신규 가입에는 기존 회원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다. 특히 후쿠시마 등 일본 8개 현의 수산물 수입 규제가 향후 가입 협상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농수산물 추가 개방에 대한 농어업계 반발이 걸림돌로 꼽힌다.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수출시장 다변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농어민과의 협의를 우선하라며 연내 가입 신청 보류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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