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끄다 소방관이 부순 현관문 값, 이제 대구시가 낸다

대구 = 김상현 기자 (scoop@dailian.co.kr)

입력 2026.10.13 16:57  수정 2026.10.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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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원 사비 변상 관행에 마침표

보상 청구 시효 6개월→최대 5년

주체 '소방기관·소방대'로 확대

의용소방대 활동 피해도 보상 대상

아파트 화재 현장으로 진입하는 소방대원. ⓒ연합뉴스

화재를 진압하고 사람을 구하는 과정에서 부서진 현관문과 차량. 그 수리비를 출동한 소방대원이 제 주머니를 털어 물어내던 관행에 마침표를 찍을 제도 정비가 대구에서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대구시의회 하중환 의원(국민의힘·달성군1)은 13일 제329회 임시회에서 '대구광역시 소방공무원 재난관리활동 물적손실 보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보상 주체를 넓히고 청구 기한을 상위법 수준으로 늘려 시민의 재산권은 두텁게 보호하고, 현장 대원의 부담은 덜겠다는 취지다.


재난관리활동 물적손실 보상제도는 화재 진압이나 구조·구급 과정에서 시민의 재산에 불가피하게 생긴 손실을 보상하는 장치다. 출동 대원이 사비로 변상하는 일이 잦자 이를 제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현행 조례는 재난관리활동의 주체를 좁게 규정한 데다 손실보상의 범위와 절차에도 허점이 있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생기는 다양한 재산 피해를 제대로 보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하 의원은 "화재진압과 구조·구급 등 긴급한 재난관리활동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시민의 재산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난관리활동 주체를 확대하고 손실보상의 범위와 절차를 정비하고자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먼저 재난관리활동의 주체를 '소방공무원'에서 '소방기관 또는 소방대'로 넓혔다. 손실보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도 '손실이 발생한 날부터 6개월'에서 '안 날부터 3년, 발생한 날부터 5년'으로 크게 늘렸다.


보상금 지급 여부와 금액을 정하는 기한은 청구서 접수일부터 ‘30일 이내'에서 ‘60일 이내'로 조정했다. 손실보상심의위원회에는 손해사정사를 새로 참여시키고, 100만 원 이하 소액 사건은 위원 3명만으로 심의할 수 있도록 했다.


늦게 알아도 보상받는다…상위법과의 간극 해소


이번 개정의 핵심은 소멸시효다. '소방기본법'은 손실보상 청구권 시효를 '손실이 있음을 안 날부터 3년, 발생한 날부터 5년'으로 정하고 있지만, 시 조례는 그동안 6개월에 묶여 있었다. 피해 사실을 뒤늦게 알았거나 제도 자체를 몰랐던 시민은 보상받을 길이 사실상 막혀 있었던 셈이다.


주체 확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소방기본법'상 소방대에는 소방공무원뿐 아니라 의무소방원과 의용소방대원도 포함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의용소방대원이 현장에서 활동하다 생긴 재산 피해도 보상받을 근거가 마련된다. 하 의원의 지역구인 달성군처럼 도심 외곽이나 농촌 지역은 의용소방대가 초기 대응을 맡는 경우가 많아 체감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제도 손질은 전국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소방청이 지난해 손실보상제도 운영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뒤 시·도마다 정비가 잇따르고 있다. 소방청 집계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소방활동 손실보상은 131건, 1억58만 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하 의원은 "이번 개정을 통해 손실보상 절차를 정비해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합리적인 보상체계가 마련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동시에 소방대가 현장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차근차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조례안은 이날 기획행정위원회 심사를 통과했으며, 오는 19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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