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확장에 규제 강화까지…유통업계, 보안 조직·인력 확대 분주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6.10.14 08:40  수정 2026.10.1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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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클라우드 확산에 정보 관리 역량 중요성 커져

해외 진출 확대로 국가별 규제 대응 필요성도

개인정보 유출 제재도 강화…핵심 경영 과제로 부상

이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유통업계가 정보보호 전문인력 확보와 조직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사업 확대와 인공지능(AI) 활용 증가로 보안 관리 범위가 넓어진 데다 개인정보 보호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정보보호를 주요 경영 과제로 다루는 분위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뷰티기업 에이피알은 최근 정보보호 리더와 개인정보보호 담당자 등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정보보호 리더 채용이 주목된다. 정보보호 리더는 전사 보안 전략과 조직 운영, 경영진 보고체계 등을 총괄하는 인력이다.


에이피알 측은 기존 인력의 결원을 보충하는 것이 아닌 정보보호 조직 확대에 따른 신규 채용이라고 설명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당사 역시 글로벌 사업 확장에 따라 국가별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올리브영 역시 최근 3년(2023년~2025년)간의 신입사원 공채와 달리 올해는 정보보안 직무를 별도 모집 분야로 포함했다.


정보보호 투자와 전담인력도 늘렸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정보보호 공시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액은 54억1884만원으로 전년 대비 1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보보호 전담인력도 11.7명에서 14.1명으로 20.5% 늘었다.


아울러 CJ올리브영은 지난해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와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를 겸임하는 정보보안센터장을 비임원급에서 임원급으로 격상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정보보호 전담 조직을 CEO 직속 'IT Security실'로 편제했다.


또한 무신사는 ISMS-P 요건에 부합하는 전사 정보보호위원회를 격상해 운영하고 있다. 정보보호위원회는 CISO를 위원장으로 CEO와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리스크책임자(CRO) 등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전담인력도 늘었다. 무신사의 정보보호 전담인력은 2025년 기준 9.8명이다. 2022년 4.6명, 2023년 8명과 비교하면 정보보호 인력 기반이 꾸준히 확대된 셈이다.


최근에도 정보보호 정책과 컴플라이언스, 네트워크·클라우드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정보보호 전문인력을 신규 채용하고 있으며, 향후 사업 운영 상황과 필요에 따라 추가 채용도 검토할 방침"이라며 "올해 역시 정보보안 예산을 확대해 전문인력 확보와 보안 기술·운영체계 전반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겪은 쿠팡도 외부 전문가를 통한 보안 관리체계 점검에 나섰다.


쿠팡은 지난 9월 정보보호·법률·경영·IT 분야 외부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정보보호 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원회는 보안 정책과 사고 대응체계를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최신 보안 위협과 법·제도 변화에 따른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클립아트코리아

이처럼 유통기업들이 정보보호 인력과 조직 강화에 나서는 배경에는 글로벌 사업 확대와 AI 기술 확산, 개인정보 보호 규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해외 사업이 확대되면서 국가별로 상이한 개인정보 보호 규제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을 비롯해 각국은 개인정보 수집·이용과 국외 이전 등에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고객 정보를 처리하는 기업들은 진출 국가별 규제를 검토하고 개인정보 처리방침과 내부 관리체계를 정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AI와 외부 서버를 통해 데이터를 저장·처리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 확대도 정보보호 업무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AI 서비스 개발과 운영 과정에서 고객정보 활용이 늘어나면서 개인정보 처리의 적법성과 이용 목적, 접근 권한 등을 더욱 면밀히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또한 최근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 수법이 고도화되면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 보안인력 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나아가 지난해부터 쿠팡을 비롯해 패션·뷰티 등 유통업계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적 책임이 강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9월 11일부터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은 고의·중과실로 인한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전문인력과 예산 확보 등 최고경영자의 관리 책임을 명시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전문인력 관리와 예산 확보, 이사회 보고 권한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법적·재무적 부담이 커지면서 정보보호가 단순한 기술 관리 업무를 넘어 기업 경영의 주요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는 보안 기술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전문인력 확보와 경영진 차원의 관리체계 강화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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