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사장 "집값 급락 가능성…지금 안 사도 손해 안 봐"
서울 아파트값 87주 연속 상승 속 지방은 보합…양극화
공급 확대에도 실제 입주까지 시차…"하락 단정 어려워"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뉴시스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주택 공급 확대와 금리 상승 등을 이유로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8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공급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만으로 집값 하락을 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급 확대 효과가 실제 시장에 반영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데다 대출 규제에 따른 매수세 위축이 가격 하락보다는 거래절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성훈 사장은 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LH 국정감사에서 “지금 열심히 공급을 하고 있고 금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집값이 계속 오르지 않고 많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집값이 계속 오른다고 하면 경쟁적으로 집을 사야 되겠지만 안정이 되면 지금 바로 집을 사지 않아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 집값이 언제 꺾일지는 모르지만 꺾이는 것은 단지 시간의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주택시장에서는 서울·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2% 상승했다. 전주(0.09%)보다 오름폭이 0.03%포인트 커졌고, 상승세는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7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은 0.14% 오르며 전주(0.1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경기는 0.15%에서 0.18%로 확대됐고, 인천은 0.02%를 유지했다. 지방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반면 지방은 미분양 주택 누적과 수요 부진 등으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사장이 집값 하락의 근거로 언급한 주택 공급 확대 역시 실제 실적은 목표에 크게 못 미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LH의 건설형 공공주택 착공 물량은 1만3293가구로, 연간 목표인 5만1783가구의 25.7%에 그쳤다. 연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남은 기간 3만8490가구를 추가 착공해야 하는 셈이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LH의 매입 임대 실적도 올 8월까지 연간 목표(1만8000가구)의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연말에 착공 물량이 집중되는 구조인 만큼 연내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주택 공급 효과가 시장에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규 주택은 인허가와 착공, 준공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주택시장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다 주택가격은 공급 물량뿐 아니라 금리와 대출 규제, 세제, 지역별 수급 여건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현재 강남 3구에 한정돼 나타나는 가격 조정과 매물 출회 현상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한강벨트 지역의 가격 조정이 미약하고 중하위 지역의 가격 강세가 이어진다면 서울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인 대세 하락 전환이 아니라 강남 3구에 한정된 이벤트성 조정 장세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값 향방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공급 물량뿐 아니라 시중 유동성 흐름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며 “금리 인상 속에서도 시중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거나 견조하게 유지된다면 공급 부족과 맞물려 주택가격의 하방 경직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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