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반도체 전력망 비용 분담부터 KOTRA 계약 의혹까지…산업부 산하기관 국감(종합)

임은석 기자 (fedor01@dailian.co.kr)

입력 2026.10.12 17:49  수정 2026.10.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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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력망 1조4000억원…기업 부담 적정성 공방

한전 25조원 전기요금 선납 제안 논란

한수원 엘다바 원전 1조2000억원 손실…계약 부실 지적

KOTRA 국책사업 계약 개입 의혹…해외 조직 관리도 질타

김동철(오른쪽 두번째)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는 반도체 산업 전력망 구축 비용 분담과 한국전력공사의 전기요금 선납 제안, 한국수력원자력의 해외 원전 사업 손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국책사업 계약 개입 의혹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국가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비용 부담부터 공공기관의 사업 위험 관리와 내부통제까지 기관 운영의 책임성을 둘러싼 질타가 이어졌다.


이날 국감에서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망 구축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은 관련 구축 비용 약 1조4000억원 가운데 한전 부담이 20% 수준에 그치는 점을 지적했다. 국가 전략산업의 기반시설인 만큼 기업에 비용을 집중시키기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별도 지원이 없다면 한전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전력 사용 비중에 따라 비용을 분담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전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상 25조원 규모 전기요금 선납 제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전력망 구축 재원 마련을 위한 방안이지만 기업에 대규모 선납 부담을 지우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임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 참여형 투자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선납을 제안할 게 아니라 퇴직연금 등 국민들이 참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조건을 연구해볼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다. 김 사장은 "신중하게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수원에 대해서는 이집트 엘다바 원전 사업의 계약 위험 관리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2022년 약 3조3000억원 규모로 수주한 사업에서 1조2000억원의 공사손실충당부채가 설정되면서 계약 당시 사업성 검토가 적절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설계와 공사 물량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비용을 보전받기 어려운 총액확정계약을 체결한 점을 문제 삼았다. 실무진이 위험을 보고했는데도 불리한 조건을 수용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회천 한수원 사장은 "부임하기 전의 일이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위험관리 절차를 보완해 유사 사례를 방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과 관련한 미국 웨스팅하우스 기술사용료도 논란이 됐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원전 2기당 3억5000만 달러 지급 여부를 묻자 김 사장은 답변 과정에서 착오를 인정하고 정정했다. 미국 원전 사업 관련 기술료·용역 비용은 20억 달러가 상한 가이드라인이며 반드시 전액 지급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KOTRA에 대해서는 45억원 규모 디지털무역 관련 국책사업의 계약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사업 담당 간부들이 입찰 평가에서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점수를 부여하고, 낙찰된 중소기업에 특정 업체와의 계약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관련 간부 3명은 강요 혐의로 경찰에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최 의원은 계약 과정에서 승인 지연과 계약 해지, 선급금 반환 요구 등이 이어져 사업 수행 중소기업이 경영 위기에 처했다며 산업부 차원의 특별감사와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다만 송치는 유죄 확정을 의미하지 않는 만큼 구체적인 책임 소재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OTRA 해외무역관의 감사 실적이 2023년 38곳에서 2024년 21곳, 2025년 18곳으로 줄었고 올해는 8월까지 7곳에 그쳤다며 관리·감독 강화를 주문했다. 출근기록 대리 조작에 감봉 1개월 처분이 내려진 사례도 지적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공사 현장 비위와 부실한 사후조치가 도마 위에 올랐다.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직원의 향응 수수와 업체 리베이트 요구 의혹, 장기간 회수되지 않은 횡령금, 교육훈련비 집행 문제 등을 제기하며 이상훈 산단공 이사장에게 특정감사와 결과 보고를 요구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에 대해서는 글로벌 해양 시추업체 시드릴 관련 손실 정보가 대왕고래 사업 계약 과정에서 관계기관 사이에 공유됐는지가 쟁점이 됐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과거 손실이 사실상 확정된 뒤에도 석유공사 등이 관련 사업 계약을 진행한 경위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영진 무보 사장은 시드릴 관련 잔액이 약 2500억원 남아 있으며 60% 이상을 회수했지만 나머지 상당 부분은 손실 처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관계기관과 손실 정보를 공유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방문을 놓고 여야 간 공방도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기업 압박 가능성을 제기하며 최 회장의 국감 증인 채택을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호남 지역의 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현장 방문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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