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구 실증 6년 만에 생산단계로
원료·완제의약품 전주기 생산체계
2027년부터 풍산 바이오산단에
4대 파운드리 세 번째 협약사업
경북도와 안동시, 네오켄바이오, 지역활성화투자개발원 관계자들이 12일 스탠포드호텔 안동에서 열린 '안동 특수관리 의약품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상북도
경상북도가 1750억 원을 들여 안동에 헴프(산업용 대마) 기반 특수관리 의약품 생산기지를 짓는다. 2020년 규제자유특구 지정 이후 '실증'에 머물던 안동 헴프 산업이 '생산' 단계로 넘어가는 첫 관문이다.
지방정부가 기업과 함께 생산기반을 직접 짓는 '미래산업 4대 파운드리'의 세 번째 사업이기도 하다.
도는 12일 스탠포드호텔 안동에서 안동시, 네오켄바이오, 사단법인 지역활성화투자개발원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식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기창 안동시장, 함정엽 네오켄바이오 대표이사, 이정환 지역활성화투자개발원장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네 기관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헴프 재배부터 원료·완제의약품 제조, 품질·안전관리까지 아우르는 전 주기 생산체계를 구축한다.
생산시설은 안동 풍산읍 경북바이오2차일반산업단지에 들어선다. 원료의약품 시설은 유럽연합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EU-GMP)에 맞춰 짓고, 완제의약품 시설에는 위탁개발생산(CDMO) 라인을 갖춘다. 전 과정에는 특구에서 쌓은 통합관제·이력관리 노하우를 적용한다.
백신 위에 헴프…안동 바이오의 두 번째 축
안동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중심으로 백신 생산 기반을 다져 왔고, 2024년 6월 포항과 함께 바이오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헴프는 환각 성분인 THC 함량이 낮은 산업용 대마다. 꽃과 잎에서 추출하는 CBD(칸나비디올)는 환각 작용이 없어 소아 뇌전증 등 난치성 질환 치료제 원료로 주목받는다.
국내에서는 대마가 마약류로 분류돼 재배와 추출이 엄격히 제한되지만 안동 특구는 이를 예외적으로 허용받았다. 도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약 468억 원을 들여 재배와 원료의약품 제조, 안전관리 실증을 진행했다.
'실증'에서 '생산'으로
특구는 재배와 고순도 CBD 추출·정제 기술에서 성과를 냈지만 의약품 제조시설이 없어 수출 실증에는 이르지 못했다. 원료의약품을 수출하려면 GMP 시설에서 생산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네오켄바이오가 국내 첫 헴프 원료의약품 GMP 시설을 착공한 데 이어 이번 사업으로 완제의약품 생산라인까지 갖추게 된다.
네오켄바이오는 특구 핵심 참여기업이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출자기업으로 올해 4월 농림축산식품부의 57억 원 규모 의료용 CBD 원료의약품 국산화 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헴프 원료의약품 생산기지는 권 시장의 6·3 지방선거 공약이기도 하다. 민선 9기 출범 석 달여 만에 공약 이행의 첫 단추를 끼웠다.
'국비' 없이 직접 짓는다
4대 파운드리는 총 1조5000억 원을 들여 포항·구미·안동에 첨단산업 생산기반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안동은 지난 9월 협약한 포항 로봇(뉴로메카), 구미 양자 시스템(아이온큐·SDT)의 뒤를 이었다.
사업비는 기업 자체자금과 정책금융에 지방정부 출자를 결합해 조달한다. 협약기관들은 연내 시설별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 부지 계약을 마치고 2027년 착공할 계획이다.
이 도지사는 "백신으로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한 축을 세운 안동에 이제 헴프 기반 의약품이라는 새로운 성장축을 더하겠다"며 "원료 생산부터 의약품 제조까지 이어지는 생산시설과 엄격한 품질 및 안전관리체계를 함께 갖춰 안동을 대한민국 특수관리 의약품 산업의 선도거점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안동의 바이오산업 기반과 헴프 특구의 경험이 의약품 생산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생산시설 조성과 안정적인 사업 추진에 필요한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함 대표는 "보유 기술을 국제 기준에 맞는 의약품 생산공정으로 발전시키고, 제품 개발과 허가 준비, 제약사와의 협력을 구체화하겠다"며 "이를 실제 생산과 수주로 연결해 안동과 함께 성장하는 산업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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