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정위, OTA 다크패턴 조사…中 트립닷컴은 제외 왜?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6.10.12 15:09  수정 2026.10.1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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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유니버스·여기어때·아고다·부킹닷컴 조사 착수

월간이용자 수 1위 트립닷컴은 제외

공정위 "모니터링 당시 트립닷컴 혐의 발견 못 해"

공정거래위원회 로고.ⓒ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외 주요 온라인여행플랫폼(OTA) 4개사를 대상으로 다크패턴(눈속임 설계)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국내 이용자 수 1위인 중국계 OTA 트립닷컴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돼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5월 놀유니버스, 여기어때, 아고다, 부킹닷컴 총 4개 온라인여행플랫폼(OTA)을 대상으로 다크패턴 관련 조사를 개시했다.


다크패턴은 소비자가 의도하지 않은 선택이나 결제를 하도록 유도하는 온라인 화면 설계를 뜻한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숨은갱신 ▲순차공개 가격책정 ▲특정옵션 사전선택 ▲잘못된 계층구조 ▲취소·탈퇴 방해 ▲반복간섭 등 6개 유형을 금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순차공개 가격책정은 처음에는 상품 가격의 일부만 보여준 뒤 구매 과정에서 추가 비용을 공개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처럼 다크패턴 위반 사항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조사 형평성을 두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국내 플랫폼인 놀유니버스와 여기어때를 비롯해 미국 부킹홀딩스 산하의 아고다와 부킹닷컴이 포함됐다.


반면 국내 여행 플랫폼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계 트립닷컴은 조사 대상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트립닷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591만명으로 주요 OTA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놀유니버스(538만명) ▲여기어때(428만명) ▲아고다(228만명)가 각각 2~4위에 올랐다. ▲부킹닷컴은 27만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국내 주요 OTA 기업들이 조사를 받는 상황에서, 이용자 규모가 큰 트립닷컴이 제외되면서 조사 대상 선정 기준을 둘러싼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플랫폼에 대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당국의 역차별적 조치가 국내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외국계 플랫폼에게 판을 깔아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립닷컴 항공권 특가 페이지에서 서울~샌프란시스코 노선은 최저 69만6000원, 서울~토론토 노선은 최저 110만8800원으로 안내되고 있다.ⓒ트립닷컴 캡처
트립닷컴 항공권 특가 페이지에서 서울~샌프란시스코 노선의 최저가를 69만6000원으로 안내했지만, 실제 예약 화면에서는 최저가가 172만5500원으로 표시돼 있다.ⓒ트립닷컴 캡쳐

더욱이 트립닷컴에서도 다크패턴으로 의심될 수 있는 사례가 다수 확인되고 있어 조사 대상 선정의 형평성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트립닷컴 앱에서는 다크패턴으로 의심될 수 있는 가격 표시 위반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특가 상품을 판매하는 이벤트 페이지에서 이러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확보된 사례에 따르면 서울~샌프란시스코 노선은 특가 페이지에서 최저가 69만6000원으로 표시됐지만, 예약 화면에서 확인되는 최저가는 87만8800원이었다.


서울~토론토 노선 역시 110만8800원에서 147만7400원으로, 서울~캘거리 노선은 87만9300원에서 197만3600원으로 차이가 났다.


소비자가 특가 페이지에 제시된 가격으로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가 실제 예약 과정에서 더 높은 가격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오인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제1항 제1호에서 금지하는 '거짓·과장된 사실이나 기만적 방법을 통한 소비자 유인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물론 항공권은 실시간으로 운임과 좌석 상황이 달라지는 만큼 검색 시점과 예약 시점 사이에 가격이 변동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같은 가격 불일치 현상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소비자 오인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9월~10월 서로 다른 날짜에 걸쳐 총 4차례 특가 페이지를 확인했지만, 유사한 사례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사전 모니터링 당시 트립닷컴에서는 관련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에 앞서 내부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며 "모든 업체를 전부 살펴볼 수는 없지만 당시 트립닷컴에서는 관련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장점유율이 조사 대상 선정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점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전자상거래법은 공정거래법처럼 시장지배력이 중요한 법이 아니다"라며 "규모가 작더라도 소비자 피해가 많으면 살펴볼 수 있고, 규모가 크더라도 위반 혐의가 없다면 조사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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