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 요구에도 후속 논의 뚜렷하지 않아
상법 개정처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
지지율·준비 부족에 시행 어렵다는 전망도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를 앞두고 정부의 의견 수렴 발언에 추가 유예를 기대하는 시각과 구체적인 후속 움직임이 없어 예정대로 시행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업계에 공존하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내년 1월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을 앞두고 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정부의 의견 수렴 발언에 추가 유예를 기대하면서도, 구체적인 후속 움직임이 보이지 않아 이번에는 예정대로 시행될 수 있다는 우려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3일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내년 1월 과세 시행을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세 차례 유예된 전례에 기대를 거는 쪽과 이번에는 현행 일정대로 과세가 시작될 수 있다는 쪽이 맞서고 있다.
현행 일정대로 시행될 것으로 보는 쪽은 유예 요구 이후에도 구체적인 조정 방안이나 후속 협의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한다.
정치권에서 과세를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는 나오지만, 시행 시점을 바꾸기 위한 논의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과세를 하지 않거나 유예하겠다는 명확한 얘기가 없는 만큼 예정대로 시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당이 과세를 그대로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추가 유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더라도 정부·여당의 판단에 따라 시행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상법 개정 때처럼 여당이 밀어붙이면 과세도 그대로 갈 수 있다”며 “유예를 요구하는 발언은 있지만 실제로 어떻게 조정하겠다는 내용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투자자 반발을 고려하면 시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부·여당이 가상자산 과세로 정치적 부담을 더 키우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2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35.2%로 전주보다 2.2%포인트 하락하며 2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과세까지 시행하면 투자자 반발에 따른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며 “정부·여당이 이를 감수하면서 계획대로 시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 변화도 추가 유예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 부총리는 지난달 28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재 세법상 이미 내년부터 과세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고 밝혔고, 앞선 인사청문회에서도 기본공제 250만원 등을 고려하면 세 부담이 크지 않다며 “지금 출발하는 게 충격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는 내년 과세 시행 여부를 묻는 질의에 국회와 전문가, 업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당초 시행을 전제로 답하던 때보다 발언 수위가 누그러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취임 당시보다 부총리 발언의 강도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정치권에서 서로 다른 얘기가 나오고 있어 의견 수렴 발언만으로 방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과세 준비가 충분하지 않아 추가 유예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취득가액 산정과 해외 거래내역 확보 등 기존 쟁점이 남아 있는 만큼, 시행까지 남은 기간에 세부 기준과 인프라를 갖출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반면 정부는 시행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이 부총리는 국감에서 과세 시스템이 완비돼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관련 국세청 고시 계획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답하며 과세 준비 기조를 유지했다.
결국 업계에서는 정부 발언이 누그러졌다는 점만으로 추가 유예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정치적 부담과 준비 부족이 실제 일정 변경으로 이어질지, 보완을 거쳐 예정대로 시행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현행 세법상 가상자산 과세는 내년 1월 1일 이후 양도·대여로 발생한 소득부터 적용되며, 시행을 다시 미루려면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연말 세법 논의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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