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피플라운지] "기존 균주서 새 가능성 찾는다"…hy의 50년 로드맵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10.06 07:00  수정 2026.10.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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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 국산화서 출발, 5100종 균주·250여종 천연물 확보

기존 소재와 기능성 재발견…세포·동물·인체 단계서 검증

김주연 신소재개발팀장 "다음 50년, 건강노화 분야 선도"

김주연 hy 중앙연구소 신소재개발팀 팀장이 2일 오전 경기 용인시 hy 중앙연구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1976년 유산균 국산화를 목표로 출범한 hy 중앙연구소가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현재 hy가 보유한 균주는 약 5100종, 천연물 소재는 250여종에 달한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유산균을 자체 기술로 확보하는 데서 출발한 연구는 반세기 동안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거쳐 포스트바이오틱스, 마이크로바이옴으로 영역을 확장해왔다.


'우리 기술로 우리 국민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기치로 국내 유산균 시장의 판도를 개척해 온 hy. 새로운 기능성 소재 발굴과 연구를 이끄는 김주연 신소재개발팀장을 만나 hy의 주요 연구 성과와 앞으로의 50년을 향한 포부를 들어봤다.


◇ 기존 균주도 다시 들여다본다


지난 2일 경기 용인시 hy 중앙연구소에서 만난 김 팀장은 "초기에는 좋은 균주를 찾고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면, 지금은 각각의 균주와 소재가 우리 몸에서 어떤 기능을 하고 왜 그런 기능이 나타나는지까지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신소재개발팀은 새로운 균주와 천연물 소재를 발굴하는 동시에 이미 확보한 균주와 소재에서 새로운 기능성을 찾아내는 연구를 진행한다. 같은 프로바이오틱스라도 균주마다 특성이 다르고, 하나의 균주에서도 연구 질문에 따라 새로운 기능 가능성이 발견될 수 있기 때문이다.


hy 중앙연구소에서 배양 중인 균주 샘플.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김 팀장에 따르면 신규 소재는 전통발효식품, 인체 유래 미생물, 식물·동물성 소재 등에서 후보를 확보한다. 이후 기본적인 특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고 세포 수준에서 기능성을 선별한다. 가능성이 확인된 소재는 동물모델을 활용해 실제 생체에서도 같은 방향의 변화가 나타나는지 검증한다.


소재의 효과가 확인 됐다고 해서 연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장내미생물 변화와 장내벽, 염증, 면역, 대사, 호르몬, 미토콘드리아 등 다양한 생물학적 지표를 함께 분석해 기능이 나타나는 이유를 규명해야 한다.


김 팀장은 "신소재개발팀의 역할은 새로운 소재를 찾는 것 뿐만 아니라 기존 소재에 새로운 과학적 가치를 더하고 그 가능성을 실제 산업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하나의 제품이 되기까지


새로운 균주가 실제 제품으로 이어지기까지는 통상 5~10년이 걸린다. 한 차례 좋은 결과를 얻는 데 그치지 않고 세포·동물·인체 등 서로 다른 단계에서 기능성과 안전성을 반복 검증하고, 기능이 나타나는 기전까지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는 우선 여러 후보 소재 가운데 가능성이 있는 소재를 선별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후 세포와 동물 수준에서 기능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고, 어떤 기전을 통해 기능이 나타나는지 확인한다. 최종적으로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사람이 섭취했을 때 실제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나는지 검증한다.


김주연 hy 중앙연구소 신소재개발팀 팀장이 2일 오전 경기 용인시 hy 중앙연구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세포나 동물모델에서 확인한 결과가 인체에서 그대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사람마다 연령과 식습관, 생활습관, 건강 상태, 장내미생물 구성이 달라서다.


인체적용시험에서는 통계적 유의성뿐 아니라 실제 섭취에 따른 의미 있는 변화와 효과가 나타나는 대상, 적정 섭취량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기능성이 확인된 소재라고 해서 곧장 제품화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대량생산이 가능한지, 적정 섭취량을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지, 맛과 제형, 저장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


과학적 근거와 안전성뿐 아니라 생산성, 원료 안정성, 제품 적용성, 규제 요건, 소비자 수용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김 팀장은 "과학적으로 흥미로운 결과를 실제 사람과 제품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가장 어렵다"며 "말이 쉬워 5년이지, 이 기간에 하나의 연구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정말 '완벽한' 설계가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 장 건강서 근육·뇌까지…'건강노화' 연구 확대


신소재개발팀은 장내미생물과 장 환경에 대한 연구를 면역·대사·근육·뇌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장내미생물과 여러 장기의 상호작용을 살피는 '장-기관 축(gut-organ axis)' 관점에서 소재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최근 업계의 화두인 '건강노화(웰 에이징)'도 주요 연구 분야다. 개별 기능성을 따로 살피는 데서 나아가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신체 변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방향으로 연구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화는 근육량과 신체기능 저하뿐 아니라 만성적인 저강도 염증, 산화스트레스, 미토콘드리아 기능 변화, 면역계 변화, 인지기능 저하 등 다양한 생물학적 변화를 동반한다.


김주연 hy 중앙연구소 신소재개발팀장이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의 세포 조직을 관찰한 현미경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이에 hy가 보유한 일부 균주를 활용한 연구도 노령 동물의 근육과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살피는 데서,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뇌신경계 변화와 산화스트레스, 세포노화 관련 지표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다만 관련 연구 상당수는 아직 세포와 동물모델 실험 단계다. 현재 연구 결과만으로 사람의 노화를 억제하거나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를 입증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김 팀장은 "단순히 수명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가보다는 노화 과정에서도 신체의 기능과 회복력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며 "즉 건강노화와 건강수명의 관점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마이크로바이옴·건강노화 분야서 인정받겠다"


김 팀장은 앞으로 새로운 균주나 기능성 소재를 확보하는 것만큼 기존에 보유한 소재의 기능을 깊이 이해하고 새로운 건강 문제와 연결하는 연구가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면역·대사·근육·뇌·건강노화 분야에서 장내미생물과 여러 장기의 상호작용을 살피는 한편, 세포 성분과 대사산물, 세포외소포체 등 실제 생리활성을 일으키는 기능 단위를 규명해 보다 정밀하고 재현성 있는 기능성 소재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김주연 hy 중앙연구소 신소재개발팀 팀장이 2일 오전 경기 용인시 hy 중앙연구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김 팀장은 "지난 50년 동안 hy 중앙연구소는 유산균 국산화와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연구 기반을 만들었다"며 "다음 50년은 hy가 축적한 균주와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마이크로바이옴과 건강노화 분야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연구와 소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좋은 소재에서 새로운 연구 질문이 계속 나오고, 그 결과가 다시 논문·특허·기능성 원료·제품으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연구축을 만드는 것이 연구자로서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주연 hy 중앙연구소 신소재개발팀장은 경희대학교에서 유전공학 학사와 산업미생물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삼성서울병원 생명과학연구소와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연구원 및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15년 hy 중앙연구소에 합류해 프로바이오틱스팀과 신성장팀 등을 거쳐 2022년부터 신소재개발팀장을 맡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및 기능성 천연물 연구 논문 77편과 관련 등록특허 30건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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