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리 “토큰화가 성장 동력”…금융 거래 기반으로 전망
조셉 루빈 “기관이 퍼블릭·프라이빗 체인 선택할 수 있어야”
국내 증권사 사업화 시도…규제·개인정보 보호는 과제
톰 리(Tom Lee) 비트마인 회장과 강유빈 논스클래식 대표가 28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Ethereum Korea One Genesis’에서 이더리움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희 기자
주식과 채권 등 금융자산이 블록체인으로 옮겨가면 이더리움은 거래가 이뤄지는 자본시장의 기반이 될 수 있을까.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기관 대상 행사에는 DB증권·KB증권·한화투자증권·교보증권 등 국내 금융회사와 글로벌 금융·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톰 리 비트마인 회장은 토큰화가 이더리움의 새로운 수요를 만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그는 가장 먼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역할을 구분했다.
톰 리 회장은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 수단이라는 한 가지 역할을 매우 잘한다”며 “그렇다고 미래의 거래를 처리할 최적의 플랫폼이라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가 이더리움에 주목하는 이유는 자본시장의 거래 대상이 블록체인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톰 리 회장은 주식과 채권, 부동산을 비롯한 다양한 자산이 디지털 형태로 거래되고, 스마트 계약을 통해 거래 조건까지 처리하는 미래를 전망했다.
그는 “토큰화는 다음 상승 주기의 큰 성장 동력 중 하나”라며 자산을 하루 24시간 거래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변화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자산을 블록체인에 올리는 데서 나아가 스마트 계약으로 새로운 거래와 금융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더리움의 가치를 거래 수수료만으로 따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내놨다.
톰 리 회장은 “이더리움이 가치를 얻는 유일한 방법이 가스비라고 보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금융자산이 이더리움 위에서 발행·거래되는 인프라 자체의 가치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조 루빈(Joe Lubin) 메타마스크 회장 겸 최고경영자와 강유빈 논스클래식 대표가 28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Ethereum Korea One Genesis’에서 이더리움의 기관금융 미래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희 기자
조셉 샬롬 샤프링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더리움에 이미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자산이 모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금융기관이 새로운 상품을 내놓을 때도 다른 자산과 참여자가 있는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샬롬 CEO는 블랙록 재직 당시의 경험을 들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허가형 체인을 활용하려 했지만 실패했다”며 “규제 대상 상품을 실제로 출시할 때는 이더리움 메인넷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기관 한 곳의 선택만으로 모든 자본시장 거래가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기관은 거래정보를 보호하고 규제에 맞춰 자산과 거래를 관리해야 한다.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인 조 루빈은 이런 필요를 고려해 기관에 퍼블릭 체인 사용을 일률적으로 요구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그는 “기관에 어떤 거래를 프라이빗 체인에 올리고 어떤 거래를 퍼블릭 체인에 올려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며 “그 선택은 기관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루빈이 제시한 구상은 기관이 거래의 성격에 따라 이더리움 메인넷과 레이어2, 자체 프라이빗 체인을 사용하면서 이들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것이다.
모든 활동을 공개된 체인으로 옮기지 않더라도 서로 다른 체인에서 이뤄지는 거래를 연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관의 도입을 좌우할 조건으로 “기관의 준비 수준과 규제의 명확성, 기술의 성숙도”를 꼽았다.
체인을 연결하는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기관이 이를 운영할 역량을 갖추고 규제상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조셉 샬롬(Joseph Chalom) 샤프링크 최고 경영자가 28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Ethereum Korea One Genesis’에서 ‘왜 이더리움으로 수렴하는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희 기자
국내에서는 토큰증권을 실제 자금 조달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DB증권은 이날 부산에서 추진 중인 탄소 감축 토큰증권 플랫폼 개발·사업화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컨소시엄에서 토큰증권 구조 설계와 금융 구조화를 맡아 실물자산과 실제 계약을 연계한 자금 조달 모델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곽봉석 DB증권 대표는 “프로젝트의 핵심은 단순한 블록체인 기술 시연이 아니다”며 “토큰증권이 실물경제의 유효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안착할 수 있음을 검증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부산 사업을 실물경제에서 토큰증권의 쓰임을 확인하는 단계로 설명하면서, 이더리움은 이를 글로벌 자본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한 인프라로 제시했다.
이더리움재단의 아시아·태평양 정책 업무에 참여하는 애드리언 리도 한국 금융기관의 관심이 활용 방안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1년 전에는 ‘블록체인이 무엇인가’를 알아보려는 대화가 많았다면, 이제는 기존 시스템을 새로운 기술과 어떻게 연결하고 어디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을지 구체적인 활용 사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퍼블릭 블록체인을 자본시장에서 활용하려면 규제와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사업적 근거는 분명하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기존 규제와 시스템을 새로운 방식에 어떻게 맞춰 갈 것인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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