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대…서학개미가 '주범'일까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6.06.19 07:07  수정 2026.06.19 07:07

자본연 분석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환율 상승에 서학개미 기여도 높아

1500원 돌파한 올해 영향력은 '미미'

대형 IPO 계기 영향력 확대 가능성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해 정부가 불씨를 댕긴 '서학개미 책임론'의 유효성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해 하반기 서학개미 열풍이 환율 상승을 견인한 측면이 있지만, 올해 들어선 다른 변수가 1500원대 고공행진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은 최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금융시장 전망과 자산배분 전략' 보고서에서 지난해 하반기, 올해 1분기, 올해 4월 이후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이 서로 달랐다고 분석했다.


자본연은 ▲글로벌(달러화 지수) 요인 ▲고유(국내 수급) 요인 ▲지역(아시아 통화) 요인 등으로 나눠 환율 상승 원인을 분석했다.


금융당국이 서학개미를 환율 상승 '주범'으로 지목했던 지난해 하반기의 경우, 서학개미 영향력이 실제로 확인됐다.


다만 지난해 11월 환율 급등 국면에서 영향력이 최고조에 달한 이후로는 '주범' 지위에서 물러났다.


자본연은 "8~11월 중 고유 요인의 확대는 거주자의 해외주식 투자 급증과 시점·방향이 일치한다"며 "원화 약세 압력의 상당 부분이 국내 자본유출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은 최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금융시장 전망과 자산배분 전략' 보고서에서 지난해 하반기, 올해 1분기, 올해 4월 이후 환율 상승 주요 원인이 달랐다고 분석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주목할 대목은 환율 우상향 흐름이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졌다는 점이다.


자본연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는 글로벌 요인이 환율 상승을 주도했다. 미국·이란 전쟁 등 지정학적 충격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주요 원인이었다는 분석이다.


4월 들어선 글로벌 요인의 영향이 사실상 중립 수준으로 축소됐지만, 환율 고공행진은 꺾이지 않았다.


자본연은 "환율 상승 압력의 대부분이 고유 요인에서 발생했다"며 "2025년 하반기와 달리 거주자의 해외증권 투자는 크게 둔화된 반면,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도에 따른 자본유출이 새로운 원화 약세 경로로 부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일례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5월에만 국내 주식을 약 42조원가량 팔아치웠다.


자본연은 "환율 상승세가 가팔라진 6월부터는 글로벌 요인과 고유 요인이 거의 동일한 비중으로 동시에 작용했다"며 "5월의 국내 수급 충격에 글로벌 달러 강세가 가세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1500원 돌파'로 요약되는 올해 상반기 환율 흐름과 관련해 서학개미 책임론은 힘을 잃은 셈이다.


다만 대형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서학개미 변수가 다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역대 최대 규모 IPO였던 스페이스X 상장이 이뤄진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서학개미들은 스페이스X 주식 약 11억4280만 달러(약 1조7422억원)를 순매수했다.


자본연은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오픈AI(OpenAI), 앤트로픽(Anthropic) 등 대형 해외 IPO 등을 계기로 해외투자 수요가 재차 확대될 수 있다"며 "상반기 중 둔화됐던 해외주식 투자가 하반기 들어 다시 늘어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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